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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5/19 05:18:18
Name   얼그레이
Subject   [조각글?] 토끼의 죽음
원래 이 주제로 조각글이나, 아님 다른 글을 써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았어요.
업무 시간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해서인지, 잠이 도저히 오지 않아 마음에 묵혀두고 있던 이야기라도 꺼내볼까 하여 글을 쓰게 되었어요.
요즘 글이 써지지도 않고, 쓸 생각도 안 들고.. 그러다보니
글이 매끄럽거나 한 번에 이해하도록 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길고, 불친절하고.. 기억을 더듬어 얘기 나눴던걸 그대로 쓰다보니. .아마 그냥 스크롤을 내리시는 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사실 읽히기 위해서보단, 속이 답답해서 이야기를 꺼내보게 되었어요.
조각글 주제로 치면, 24주차 '이해할 수 없는 것', 25주차 '부끄러움에 대하여', 26주차 '두 명이 어디론가 가는 이야기'가 넓게 포괄되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런데 소설은 아니고.. 제가 있었던 실화를 그대로 전해드리려고 했던 것이라 글이 읽기에 많이 불편하실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제게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일이었어요.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에요.
10시쯤에 야근을 마치고 전철을 타러 내려가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제게 말을 걸어어요.
A역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냐고요.
A역은 제가 내려야 할 역에서 한 정거장 전이었어요.
모르는 사림인데 같은 방향이면 조금 불편하겠다 싶어, 혹시 대화가 길어지게 되면 저는 반대방향이라 말씀드리려고 거짓말 하려고 준비중이었어요.
사이비 종교 권유일 수도 있고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표정이 어두우시고 불안해 보이시길래, 서울 초행길인가 싶어 일단 목적지를 안내해드렸어요.
아주머니께서는 고맙다고 말씀하시고 갑자기 제게 물으셨어요.

"그런데 저기요..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저는 순간 아, 사이비 종교인가.. 하는 체념을 안고 잔뜩 긴장한 채로 "말씀하세요"하고 말씀드렸어요.

"저한테 딸 애가 있는데, 키우던 토끼가 죽었다고 너무 슬퍼해요."

"토끼요?"

"네. 토끼가 죽인지 두어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토끼에 대한 죽음을 너무 슬퍼하고 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에 저는 잠시 제 귀를 의심하기도 하고, 당황했어요.

"토끼가 죽었는지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딸은 슬퍼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게 너무 이해가 안 가는 거에요.
딸 애는 자기가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이해가 안 가요. 언니는 토끼가 죽은 일로 두 달을 슬퍼한다는게 이해가 가요?"

예상치 못했던 말씀에 저는 말을 흐리며 잠시 아주머니와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 방향으로 가서 어디서 환승하면 되는거에요?"
"저랑 같은 역에서 내리시니까 제가 알려 드릴게요."
"고마워요."

아주머니는 복잡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을 하시는듯 하다가, 다시 말할 결심이 서셨는지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하셨어요.
환승하는 개찰구를 지나 갈림길에 서서 저와 아주머니는 생각보다 길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3~40분 정도 대화를 나눴나봐요.

아주머니가 서울에 올라오시게 된건 막내 따님이 갑자기 '엄마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냈기 때문이었대요.
퇴근하는 버스에서 불현듯 '얘가 자살하려는건 아닐까 싶어' 무서운 생각이 들어 바로 전화를 거니, 막내 따님이 울면서 전화를 받았대요.

키우던 토끼가 죽었는데, 자신 때문인 것 같아 너무 슬프다구요.
토끼가 아파 병원에 데려갔는데, 첫번째 갔던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오진을 했대요.
그래서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겼는데, 그 과정이 길어지면서 토끼가 죽고 말았대요.
토끼를 처음부터 자신이 제대로 병원에 데려갔으면 죽지 않았을 것 같다는 괴로움 때문에 
따님은 두 달이 넘도록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해요.
그 날 다른 일을 다 팽겨쳐두고, 딸 애의 집에 갔더니 집에 토끼가 죽은 뒤 화장을 해서 유골함을 두고 있었다고 해요.

딸들이 당신께는 말도 하지 않고 토끼를 몰래 키우고 있었고, 
알고보니 막내 따님도 갈비뼈를 다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병원에도 가지 않고 계속 슬퍼하고 있어 그것에 많이 화가 나셨다고 해요.

그래서 토끼는 이제 그만 잊고, 너부터 치료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아주머니는 말씀하셨대요.
그런데 따님이 어떻게 잊으라고 할 수 있냐며 엄마는 너무 매정하다면서 계속 울더래요.
아주머니는 퇴근하시고 너무 지쳐있는 상태기도 했고, 버스가 너무 조용해서 이런 개인적인 대화가 오가는게 조심스러워 서둘러 전화를 끊고
사정을 설명하고 바로 다시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따님께선 원망이 섞인 문자를 보내셨구요.

아주머니는 딸 애가 혹시라도 자살할까봐 겁에 질려계셔서 일단 따님이 말하고 있는 것을 듣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으셨대요.

토끼가 죽었는데 이게 아직도 슬퍼할 일인가 싶으셨대요. 그러면서 저한테 여러번 물으셨어요. 그게 이해가 가냐고.
언니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떨것 같냐먼서요.

저랑 마주친 이유는, 일이고 뭐고 만사 제쳐두고 일단 따님을 보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오셨대요.
처음에는 엄마가 올라와준게 반가워서, 또 아주머님께서도 조심하셨어서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해요.
그래서 슬며시 아주머니가 알던 친구분의 일화를 얘기하면서 토끼 이야기를 꺼내셨대요.

전에 친구네도 개가 죽어서 처음에는 유골함에 보관했었는데, 나중에는 그 뼛가루를 자주 가던 공원에 뿌려줬다고,
너도 이제 그만 잊고 뼛가루를 뿌리는건 어떻겠냐며,
토끼 같은 건 이제 그만 잊고, 너도 치료 받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따님분이 화를 내고 오열을 하면서, 엄마는 내가 죽어도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냐고. 그렇게 빨리 잊을거냐고 하면서 화를 내더래요.
그러면서 엄마와는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고, 서로 따로 가자고 해서 안 좋게 헤어지고 나오던 길이셨나봐요.
그러다가 저를 만났고, 어디 누군가에게 말할 곳이 없었는데 제 인상이 선해서(;;) 묻게 되셨다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언니는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었다고 해서 그렇게 슬퍼하는게 이해가 가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해가 안 가요.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자랐어요. 옛날에는 먹을 것도 없었고,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서는 너무 고되었단 말이에요.
키우던 동물이 죽었다고 해서 일도 그만두고, 그렇게 맨날 울면서 슬퍼한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거에요. 딸 애가 혹시라도 자살할까봐 나는 걱정이 되서 올라왔는데 걔는 엄마는 냉정하고 어쩜 그렇게 이성적일 수만 있냐면서 원망만 하는거에요. 언니의 솔직한 생각을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차근차근 제 생각을 말씀 드렸어요.

"저는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아주머니의 생각처럼 이해는 가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제가 따님의 입장이었으면 아마 따님처럼 행동했을 것 같아요. 따님께서 '엄마는 내가 죽어도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냐'고 원망하셨다고 했잖아요. 둘째 따님에겐 토끼가 자식 같았던 것 같아요. 내 자식이 죽었는데 누가 그렇게 빨리 잊으라고 하면 당연히 속상할 거잖아요.. 그리고 아직 슬퍼하는게 끝나지 않은 사람한테 벌써 잊으라고 하는건 나는 아직 슬픈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다음에 말씀하셔야 했었던 것 같아요.."

"어머,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게 그렇게 속상할 일인가,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어요. 사실은 전에 그런적도 있었거든요. 언제 서울 올라올 일이 있어서 그 왜 서울에 유명한 삼계탕 집 있잖아요."

"경북궁 쪽 ooo이요?"

"네, 맞아요. 거기에 들르게 되서 삼계탕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거에요. 그래서 딸들 한테 보내주려고 - 요즘은 배달 서비스도 있더라구요.- 배달을 시켜놓고 깜짝 놀래켜주려고 경복궁에서 애들 자취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애들 이불 사주려고 바리바리 들고 왔었거든요. 그런데 서울 올라오는데 사람은 너무 많지, 전철은 너무 복잡하지. 반찬거리도 들고와서 양 옆에 짐은 너무 많지. 나는 애들 주려고 들고 왔는데, 애들은 삼계탕이 바로 배달 오는줄 알고 있었나봐요. 사실은 며칠 뒤에 가는건데 말이에요. 그래서 애들한테 그걸 설명하고 문자로 '엄마 사실 지금 서울이야.'하고 문자를 보냈어요. '이불하고 반찬 가지고 왔어. 집으로 가고 있어' 하구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애들이 둘 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거에요."

"(웃음) 쌍꺼풀 했나보네요."

"맞아요. 지금이야 내가 시간이 지나서 좀 웃으면서 이렇게 말 할 수 있는거지,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고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어서 애들이 말도 안 하고 쌍꺼풀 했다는게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어떻게 나한테 말을 안 하고 둘이서 몰래 할 수가 있지?하구요."

"배신감을 느끼셨구나. ))근데 사실 저도 쌍꺼풀 했어요))"

"맞아요. 너무 배신감도 느껴지고 무엇보다 그렇게 있는데 너무 낯설고...(어머 그래요?) 어떻게 엄마한테 말을 안 했을 수가 있지? 배신감이 느껴지는 거에요. 이번 토끼일도 그랬구요. 그래서 상황을 알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짐을 이렇게 양 옆으로 던지고선 그 자리에서 오열하면서 막 울었어요. 너희들이 어떻게 엄마한테 그렇게 말 안 하고 그렇게 몰래 그런 일을 할 수 있냐고."

"얼굴이 달라져서 낯설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딸들도 낯설으셨겠어요."

"나는 애들이 서울에 올라가서.. 특히 막내 같은 경우에는 자기한테 간섭하는 것도 싫어하고,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엄마는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자존심은 엄청 세가지고. 나도 그냥 더 안 건드렸거든요.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하니까. 걔네들이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나가서 살았거든요. 고등학교 때도 기숙사에 있었고, 서울로 대학 오고 나서도 자취하게 되니까. 나는 계속 사는 곳에 있고 애들은 나가사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전에도 이렇게 깜짝 방문을 했었을 때 저한테 거짓말을 하고 숨긴 적이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토끼 관련해서 나는 그 토끼 키웠던 비용이 너무 아까운거에요. 지금 세상이 취직하기도 너무 어렵고 살기도 어려운데,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할 판에 토끼를 키우고.. 솔직히 저는 그 토끼를 병원에 데려갔다는 것도 그 비용이 너무 아까웠어요. 거기다가 유골함과 화장했던 것도 다 돈 아니에요.. 그걸 얘기했더니 딸이 엄청 화를 내면서 엄마는 그깟 돈이 그렇게 중요하냐면서 화를 냈어요. 엄마는 내가 죽어도 돈 안들어서 행복할거라면서 막 화를 내는거에요. 그러면서 나더러 자길 사랑하녜요. 엄마는 날 사랑하기는 하냐면서.. 그럼 내가 왜 일도 다 팽겨치고 여기까지 왔겠어요.."

저는 얘기를 듣다가 문득 아주머니의 말씀을 끊고 물었어요. 

"저기 어머님. 혹시 어머님과 어머님의 어머님의 사이는 어땠어요?"

"내 딸 하고 나요?"

"아, 아니요 ㅠㅠ 제가 헷갈리게 말씀드렸네요. 그러니까.. 따님으로 치자면 외할머니와 엄마의 관계요. 그니까 어머님의 엄마와의 관계 말이에요."

".......... 사실 제가 우리 엄마랑 연을 끊고 산지 오래 됐어요. 내가 벌 받나 봐요. 엄마한테 잘못해서, 내가 딸을 잘못키워서 이렇게 신께서 벌을 주시는 건가봐요."

아주머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시더니 충격 받으신 얼굴로 말씀하셨어요.

"아니에요, 어머님. 어머님이 잘못 키우신거 아니에요. 그런데 하느님 믿으시는 거에요?"

"하느님이요? 저는 다 믿어요. 부처님도 믿고 알라도 믿고 하느님도 믿고 다 믿어요. "
(사실 여기서 이상한 종교는 아니셨구나 하고 그제서야 안도했어요 ㅠ)

"아.. 그러셨구나... 제가 왜 여쭤봤냐면.. 사실 어머님이 얘기하시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저희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저희 엄마도 어머님과 말씀하시는 방식이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엄마랑 많이 싸웠고, 지금도 많이 싸우고 있는 편이에요. 저희 엄마는 제가 학교에서 90점을 받아오면, 전보다 점수가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100점을 맞으라고 하시거든요. 왜냐면, 저희 엄마는 저보다 더 오래 사셨으니까 너무 잘 아시잖아요. 지금보다 더 잘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해서 엄마들은 더 그래요."

"맞아요. 그래서 엄마는 걱정되서 말씀해주시는건데, 저랑 제 동생은 그게 너무 서운했던 거에요. 내가 이만큼 잘했는데, 이만큼 잘한건 칭찬해주지도 않고, 부족한 것만 얘기하니까 너무 속상한거에요. 그래서 엄마한테 막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엄마는 늘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저도 처음엔 엄마랑 그거 가지고 싸우다가, 그냥 엄마는 그런 사람이구나. 내가 엄마 뱃속에서 나왔지만 엄마랑 다른 사람이구나 생각했더니 그냥 이제는 좀 괜찮아졌거든요.

엄마가 얘기하는 현실 힘든 것도 알겠는데... 자식은 크고 나서도 계속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 싶잖아요. 계속해서 부모님께 사랑받고 싶고. 왜냐면 부모가 자식들을, 자식들과 부모의 관계는 정말 진한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처음에 제가 태어났을 때 엄마랑 아빠는 제 세상의 전부고, 제가 정말 깊게 사랑하는 사람이고 내 세상의 전부잖아요. 그 내 세상의 전부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건 정말 엄청나게 커다란 거절이거든요. 저는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거절이 무서워요. 제가 감히 말씀드리건데, 아마 어머님께서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그럴거에요. 거절이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거절에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법을 배우는 거잖아요.
아마 저는 평생 부모님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면서 클 것 같아요. 어느날은 나 좀 그만 내버려두라고 화내면서, 나한테 관심 안 가져주면 관심 안 가져준다고 화내고 말이에요..."

"언니는 몇 살 이에요? 말하는게 너무 차분하고 성숙하네."

"..저는 막내 따님하고 2살밖에 차이 안 나요. 스물 다섯이에요 ㅠㅠ"

"어머, 그렇구나.. 우리 애보다 더 성숙 한 것 같아요."

"아니에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느끼시는거지 저도 엄마랑 그런 일로 많이 싸웠었거든요 ㅋㅋㅋ;ㅠㅠ 저는 엄마 아빠랑 고등학교 때도 많이 싸웠어요. 바깥에서는 엄청 잘했는데 맨날 집에와서는 짜증내고 못되게 굴고 그러거든요. 맨날 부모님 가슴에 못 박는 말만 하구.. 근데 지금도 그렇거든요 사실...ㅠㅠ "

"아니에요.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것 같아요. 내가 내 죄를 받는 것 같아요."

"..아니에요 어머님...
 사실 저는 어머님과 어머님의 어머님..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오래전 일이라 무뎌진 일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사실 이렇게 말씀 드리는게 엄청 무례한 일일수도 있지만.. 사실 저는 어머님과 따님 사이가 어머님의 어머님과의 일과 비슷했던건 아닐까 싶어 걱정이 돼요.. 아마 따님도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저는 엄마랑 싸울 때마다 너무 슬펐던.. 그 가장 깊은 곳에 있었던 속 마음은
'엄마가 날 인정해주지 않았어. 날 거절했어. 엄마가 날 미워할지도 몰라.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였거든요. 어쩌면 가장 위로 받고 싶었던 것은 내가 사랑받고 있는지, 내가 토끼를 아껴주듯 누가 날 아껴주는지. 그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커가면서 엄마한테 숨기는 일들이 많아졌거든요. 엄마는 걱정이 되셔서 말씀하시는 거였지만 제겐 그게 혼나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엄마는 혼내는게 아니라 걱정되서 하는 거라고 하셨지만, 내심 무서운거에요. 엄마가 저렇게 혼내는거엔 날 사랑하지 않고 미워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요. 왜냐면 엄마는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모든걸 다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잖아요. 으헝.. 어떡해. 제가 말하다가 다 울 것 같아요."

멋쩍어서 아주머니 팔을 잡고 말씀드렸더니 정작 울음이 터지신건 어머님이셨어요..
어머님은 울먹이시면서 말하셨어요. 

"...언니가 말을 차근차근하게 해줘서 그런지. 갑자기 이제야 딸이 왜 토끼 때문에 이렇게 슬퍼하는지 알 것 같아요... 걔도 서울 올라와서 알바도 하면서, 또 엄마한테.. 세상에 온 천지 믿을 수 없어도 나는 언제나 지 편일텐데.."

"맞아요, 저희 엄마도 항상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님은 제 편이니까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셨거든요. 처음엔 저도 그게 잘 안 됐어요."

"...언니는 어떻게 해결했어요?"

"많이 싸웠어요. 엄마 탓도 많이 해보고.. 엄마는 또 그것때문에 속상한데 말도 못하고.. 지금도 사실 많이 싸우긴 하는데.. 스무살 넘고는 아빠하고도 술도 마시고 그래가면서 대화도 많이하고.. 그러면서 많이 푼 편이에요."

"그랬구나.. 나는 이제야 딸 마음이 이해가 가는게.. 애가 얼마나 혼자 외로웠겠어요. 어려서부터 집에서 나와 살고, 처음에는 언니랑 사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살면서 얼마나 마음 고생을 많이 했겠어요.. 그래서 그 토끼한테 정을 많이 줬나봐요. 자식처럼 생각했었나봐요. 그래서 그랬나봐요. 맞아요. 아까 언니 말이 맞았네요.. 그 잊으라고 유골 뿌리라고 한건 내가 너무 말을 이르게 했었어요. 아직 생생하게 아파하고 있는데.."

"맞아요.. 어머님이 따님 걱정 때문에 일이고 다 미뤄두고 단박에 서울로 올라오셨잖아요.. 어머님은 따님이 걱정되서 혹시라도 내가 사랑하는 딸이 잘못될까봐 걱정 되는 마음에-"

"내가 걔가 자식이듯, 걔한테도 토끼는 자식이었던 거에요. 이제야 딸이 이해가 가요... 내가 울려고 우는게 아니라.. 나도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언니 너무 고마워요. 생판 모르는 사람인데 이렇게 이야기도 들어주고.."

"아니에요... 원래 모르는 사람에게 말하기 더 편한 것도 있잖아요. 오늘 저랑 나누셨던 얘기를 따님께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딸을 너무 사랑한다고. 지금도 따님은 그게 너무 속상할 거에요.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을까봐.."

사실 제가 들어드리기만 했었어야 했는데.. 이런 말을 했었던 것에 대해 사실 후회를 많이 했어요. 남의 일인데 너무 주제넘지 않았었나 싶어서..
어머님은 계속 우시고.. 저는 가방에 휴지가 없어서 건내드릴 수 있는게 없었어요. 괜히 그런 얘길 꺼내면 서로 궁색해지고 민망해할까봐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하던 말이나 계속 했어요.

"오늘 저랑 있었던 얘길 하셔도 좋고, 어머님 속 마음을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따님께 사랑하고 있다고 꼭 말씀해주세요.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셨고, 알아서 하겠거니 하면서 속 깊은 얘기는 잘 해주시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머님이 우시고 걱정되는건 사랑하는 따님이 잘못될까봐잖아요. 사실 따님도 그 얘기를 어머님께 꺼낼 때 까지 얼마나 고민을 많이하고, 혼자 앓다가 말했겠어요.. 말하면 혼날까봐 괜히 혼자 더 노심초사하고.. 그러다보니까 더 방어하느라 짜증내고 화내게 되고.."

".. 나. 편지를 써야겠어요. 지금은 말로 해봤자 잘 안 될수도 있으니까.. 편지를 써야할 것 같아요. 편지에 다 적어서 주면... 내 딸이 과연 그 편지를 읽어줄까요?"

"네 읽을거에요! ..아 그래도 혹시 안 보고 그럴 수 있으니.. 비교적 싸우지 않아 사이가 좋은 첫째 따님한테 얘기해서 어머님 편지를 전하라고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맞네요.. 고마워요 정말.."

아주머닌 계속 우셨어요. 울고 계신 아주머니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엄마가 제가 늦어지는게 걱정되실거란 생각에 시계를 보니 
아주머니도 그제서야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걸 알게 되셨어요.
연신 고맙다고 하시면서 빵이라도 하나 주시겠다며.. 들고 있던 빵 봉지에서 빵을 하나 쥐어주셨어요.

"아..ㅠㅠ 이런 거 안 주셔도 되는데.. 제가 이걸 받아야 어머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시겠죠..?"

"하나 더 가져갈래요?"

"아.. 아니에요 이걸로 충분해요. 정말 잘 먹겠습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말할 곳도 없었는데.. 편지를 꼭 써야겠어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이런 얘길 해서 민망하기도 하고.. 무슨 드라마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러게요 하하^^;)....그런데 나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될까요?"

"네네. 말씀해주세요."

"우리 딸, 안 죽을까요?"

아.. 그 일곱 글자가 얼마나 그 순간 마음을 치던지요... 아주머니는 저랑 얘기하는 내내 그게 가장 불안하시고 걱정되셨던거잖아요..
저도 모르게 손이 먼저 황망하게 계신 아주머님의 손 위로 올라갔어요. 그 순간 아주머님의 손은 어찌나 서늘하던지..

"오늘 저한테 말하셨던 얘길 따님께 전하면요...꼭 전해주세요."

여차저차.. 아주머님께 다시한번 이쪽으로 가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저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듯 숨어있다가..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다시 제가 가야할 곳으로 돌아왔어요.. 그러면서 내심 이 얘기를 전철을 타고 가면서 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기도 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릴 쳐다보면서 갔을 텐데 그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는 사실에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내가 웃기기도 하고.. 해야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내가 무슨 사이비 상담가라도 된 양 이렇게 떠든 내 자신에 대해 부끄럽고 혐오스럽기도 하면서.. 또 이렇게 오지랖을 부렸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바로 남자친구에게 전화걸어서 잔뜩 신이나서 나 이렇게 착한짓 했다고 또 인정받으려고 주절주절.. 남자친구는 그 받았던 소세지 빵 먹지 말라구 그러구.. (그 다음날 먹어보니 이상한 빵은 아니고.. 엄청 맛있는 빵이었어요)

그래서 마침 '두 사람이 어디론가 가는 이야기' 주제가 한창일 때라.. 나한테 글감이 내려왔다고 신기해하다가..
주말엔 써야지, 주말엔 써야지.. 하다가 결국 오늘쓰게 됐어요.

사실 오늘 쓰게 된 이유는.. 오늘 있었던 살인사건 관련해서 이런 저런 정보들을 찾아보다가 착잡해졌어서였어요..

잠이 안 와서 새벽 1시 넘어가지고선.. 트위터나 어디 다른 창구에 살인사건에 대해서 뭐라도 적고 싶은데 문장도 이상하고 말도 이상하고 다 이상한거에요.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해보려고 길게 썼다가 결국 남았던 한 문장은 무척 감정적인 문장이었어요.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모르지]

.. 관련해서 몇가지 트윗을 하다가 결국은 다 지웠어요.

많은 남성분들이 이번 추모 등과 관련하여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시는 의견을 보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말씀이 '이해하진 못하겠지만'으로 시작해서  
'그런식으로 남성 혐오에 대해 일반화 하는건 불편하다. 그렇게 남녀문제로 끌고 갈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대부분 이성적으로 통계근거 등을 들어가면서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처음에 시작했던 토끼 이야기랑은 전혀 상관도 없고, 지금 제가 쓴 모든 이야기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글이잖아요.
말도 구어체고 두서도 없고 어수선하고.. 토끼랑 지금 이 이야기랑 무슨 얘긴데, 너 이렇게 지루하게 토끼 얘기 장황하게 해놓고선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데? 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분명 있으실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번 일에 관련하여 여혐 남혐 관련된 모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단 뒤로 하고..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여성분들이 저보다 더 심한 일을 겪곤 해요. 아마 성희롱 성추행 위협 등등.. 받지 않았던 사람을 찾는게 더 빠를거에요. 
물론 이걸 통계치를 가져올수도 없고 구체적인 근거는 없을거에요.
다만 여성분들이 겪고 있는 이 커다란 공감대에 대해서는 남성분들께서 많이 이해하지 못하실거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저는.. 여성으로서 안 좋은 일도 겪은적이 있어요.
스토킹도 당해본적도 있고, 어릴 적 잘 모르던 시절에 버스아저씨가 자기 전화번호 주면서.. 자기 자식이 외국에 나가서 너무 외로우니까 전화해서 놀러오고 그러라고 한 적도 있고..
더 어려서는 교복입은 남자들이 으슥한 골목에 있다가 자기 고추를 덜렁거리면서 못가게 한적도 여럿 있었어요.. 그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지금도 교복입은 남학생들을 보면 제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서워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사실 어느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무례한 사람들을 통해 외모에 대한 성희롱도 많이 들었었구요.

모르는 남자, 낯선 남자, 알고 있었던 남자, 사랑했던 남자, 존경했었던 선생님들이나 직장 상사, 아르바이트 사장님, 사실 남자 할것 없이 같은 성인 여자분들에게 받았던 크고 작은 성희롱들.. 그리고 그런 인식이 당연한줄 알고 남에게 무례하게 저질렀던 제가 했던 언어 폭력 등등..
이건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일일거에요.


라는 태그가 저는 계속 기억에 남아요. 왜냐면 그건 익명의 남성으로부터- 한국의 절반인 남자. 지금 당장 해가 뜨고 출근하게 되면
전철속에서 길가에서 직장에서.. 어디서든 마주치게 되거든요.
그 여자가 나일수도 있는거에요. 나도 그런 위협 받아봤엇는데. 나도 너무 무서웠었는데.
당장 남자들과 섞여서 살아가야하는데 불안한거에요. 너무 무섭다 못해 공포스러운거에요.
'너네 그렇게 일반화시키지마'라고 얘기를 듣기에는 지금 당장은 모든 남성들이 지금 당장은 너무 무서운거에요.

여자로서 내가 여태껏 살아왔던 대한민국에서는.
이제 어딜 가도 안심할 수 없겠구나 하고 지금 당장 너무 무섭고 화가 나는거에요.
너무 화가나고 슬픈 사람들에게 너네 지금 그렇게 감정적이어서 돼?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라고 말하는건 너무나도 잔혹하게 들려와요.

그 따님분처럼요.
지금 당장 나는 슬픈데, 벌써 슬픔 이후의 것들을 논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거잖아요.
슬픈 사람에게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많은데'로 시작하는 걱정과 대안보다는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속상했구나... 하는 위로와 토닥임이 필요한거잖아요.

'공포'에 질린 사람에게 너 왜 '공포에 질려있는지 이해가 안가는데 그러면 안 되는거잖아'하고 냉소하고 비웃는 태도는
공포에 질린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혐오를 낳는 혐오', 더 악화되는 일이 될 거에요.

그래서 감히 부끄럽게도 이 새벽에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남성분들께 감히 말씀 드리고 싶은건..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수없이 떠들곤 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제 자신이 부끄러울 수가 없었거든요.
물론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이 생각하는건 아니겠지만요. 

지금 과열되어 있는 것도 감정적으로 조금 가라앉고, 시간이 지나면 그 공포의 감정도 무뎌질 수 있잖아요.
그 때 같이 얘기해야할 일을 정말 안좋게는 비웃고 몰아가면서, 이성적으로 얘기하자 하는는 것은 시기가 아직 너무 이른 것 같아요.
물론 모두가 착잡하고, 속상하고 끔찍함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요..
그렇지만 조금 시간이 지날 동안은 침묵속에 기다려주세요.

새벽 세시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자를 치기 시작했는데 벌써 다섯시에요. 창밖은 이제 동이 터오고 있어요.
내일 업무도 많고 약속도 있는데..걱정이 되기 시작하네요.
이 글은.. 굳이굳이 변명을 또 하자면 써지지 않는 글을 끙끙대며 쓰느라 무척 감정적이고 불친절한 글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셔서 홍차넷에 글이 올라왔네.
토끼의 죽음? 무슨 글이지. 어? 얼그레이가 썼네. 조각글인가? 이게 왠 스압이지. 이게 무슨 똥글이지? 스크롤을 내리시거나 뒤로 가시는 분들도 있으실 수도 있고.. 덧글로 다른 의견을 얘기해주시는 분도 있을것 같아요.
정말 큰 인내심을 가지고 제가 한 두 서없는 이야기를 읽어주신 분들도 계신다면 (정말 감사해요)

아침이 되어 사람들이 강남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을 때..말씀하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한번 더 생각해주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아침부터 읽기도 불편하고, 내용도 두서없는, 저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을 다 쓰고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주제를 받고 제가 썼던 조각글을 보니 이렇게 적혀있네요.

서로를 이해하려는 그 말조차, 서로 다른 방식의 훼손된 이해를 주고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훼손된 말로 위로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읽으시는 분들게 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홍차넷엔 늘 감사드려요..

오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얼그레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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