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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09 03:37:16
Name   April_fool
Subject   시력의 정의(definition)

※ 알림 : 이 글은 제가 직접 작성한 나무위키의 [시력] 문서초판본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글 본문의 라이센스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입니다.
 


시력(視力, Visual Acuity)이란 눈으로 보고 인식하는 능력을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주로 “시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좋은 조건에서 눈의 초점이 무한대일 때의 눈 중심부의 공간 분해능, 다시 말해서 밝은 곳에서 멀리 있는 정지된 물체를 맨눈으로 볼 때 미세한 부분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죠. 이걸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간단하게 “시각의 선명도”라고 표현했더군요. 우리가 안과나 안경원, 또는 신체검사 등에서 검사표를 보고 측정하는 1.2니 1.0이니 0.1이니 하는 수치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좁은 의미에서의 시력으로, 넓은 의미에서의 시력은 대비감도(Contrast, 흐릿한 것을 분간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심시력(입체시력), 동체시력(이것도 세부적으로는 KVA와 DVA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순간시력, 주변시력, 근거리시력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다고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의 시력, 다시 말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념의 시력입니다.
 

그러면 좁은 의미에서의 시력이 뜻하는 1.0이니 0.1이니 하는 수치는 뭘까요. 이건 화각(Angle of view)이 1분각(60분의 1도)인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을 시력 1.0이라고 보고, 그것의 10배 크기로 그려진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을 시력 0.1이라고 규정하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란돌트 고리(Landolt Ring)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다들 시력 검사표를 살면서 몇 번쯤은 보셨을 텐데, 대부분의 시력 검사표에는 알파벳 C 모양의 그림(경우에 따라서는 알파벳 E 모양을 쓰기도 합니다. 이건 스넬렌 시력표입니다.)이 어딘가에 그려져 있습니다. 시력 검사를 할 때 이걸 가리키면서 “이 동그라미에서 어느 방향이 트여 있는지 말해 보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인데, 이게 바로 란돌트 고리입니다. ISO 국제표준에 따르면, 외경 7.5mm에 굵기 1.5mm의 고리에 굵기와 같은 치수의 끊어진 틈을 만들어 C자 모양을 만든 다음(이때 이것의 표면 밝기는 300~500Lux여야 합니다) 이것을 5m 떨어진 거리에서 맨눈으로 보게끔 하여 끊어진 틈을 알아볼 수 있는 시력이 바로 1.0입니다. 이것의 10배 크기(외경 75mm에 굵기 15mm)의 란돌트 고리를 같은 조건에서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시력이 바로 0.1이고요. 간단한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시력은 [1 ÷ 분각 단위의 최소시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지요. 검사거리가 5m라면 란돌트 고리의 굵기를 구하는 공식은 (1/10800)×pi×5000mm가 되겠네요. 이 공식에 따르자면 이론적으로 1.0 표준시표 란돌트 고리의 굵기는 1.4544…mm가 되어야 하지만, 편의상 1.5mm로 지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장해서 그린 시력 1.0인 Landolt ring의 단위시표
(출처 : http://www.eyeng.com/yellow/?m=1&Tmode=view&no=3370)
 

만일 시력표의 가장 큰 문자나 그림을 식별하지 못할 정도의 시력이라면, 시력표 가까이로 다가가서 가장 큰 표시를 식별하게 한 다음 다가간 거리를 가지고 시력을 환산합니다. 예를 들어 시력표 앞 3m까지 다가갔을 때 0.1 시표를 읽을 수 있으면 0.1×(3/5)=0.06 이렇게요. 시력표 앞 50cm까지 다가가도 가장 큰 표시를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나쁘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 CF(Counting Fingers), 안전지수(眼前指數)
    눈 앞 30cm 거리에서 손가락을 몇 개 넓게 펼쳐 보여서, 손가락 개수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맞추면 CF/30cm 이런 식으로 적습니다. 국가에 따라서는 FC(Finger Counting)이라고도 씁니다.
     
  • HM(Hand Motion), 안전수동(眼前手動)
    눈 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보이는지 물어봅니다. 검사시 눈과 손 사이의 거리를 적기도 합니다.
     
  • LP(Light Perception), 광각(光覺)
    어두운 곳에서 눈에 불빛을 비추며, 빛의 밝기와 방향을 물어봅니다. 빛의 밝기 또는 방향을 알 수 있으면 LP/projection이라고 쓰고, 빛이 비치는지만 느끼고 방향조차 느끼지 못하면 LP/no projection이라고 쓴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눈을 감고 있는 상태가 바로 LP입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어두운 곳에서 눈에 불빛이 비치는지는 느낄 수 있죠?
     
  • NLP(No Light Perception), 맹(盲), 0
    어떠한 빛도 감지하지 못하는 완전한 실명(失明) 상태를 뜻합니다. 이것이 시력 0입니다.

이 기준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이너스 시력”이란 것은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마이너스 어쩌고 하는 것은 보통 근시 안경의 도수를 뜻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원시 안경의 도수는 플러스로 표현합니다. 실제로 시력 검사를 할 때는 위의 기준을 가지고 만든 시력표를 가지고 검사를 하되, 나안시력(맨눈 시력)과 교정시력(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를 낀 상태의 시력)을 구분합니다. 만일 한쪽 눈이라도 교정시력이 0.2 이상 나오지 않으면 그 사람은 시각장애인입니다. 실제로는 교정시력이 0.6 이하로 나오는 약시만 되어도 일상생활이 엄청나게 불편하다는군요.
 

시력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다음은 그 중 일부를 나열한 것입니다.

  • 각막과 수정체의 이상
    • 굴절이상(근시, 원시, 난시, 노안 등)
    • 백내장
    • 원추각막
    • 각막이영양증
  • 안저(눈의 안쪽)와 시신경의 이상
    • 녹내장
    • 망막 박리
    • 망막증
    • 망막정맥폐쇄
    • 황반변성
    • 시신경염
  • 뇌의 이상

이 중에서 안경/콘택트렌즈/라식이나 라섹 등의 시력교정술로 시력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오직 굴절이상밖에 없습니다. 백내장과 같은 다른 질병 중 일부는 수술로 치료할 수도 있지만, 어떤 질병은 단지 시력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거나 혹은 저절로 좋아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지요. 다시 말해서, 시력이란 한번 나빠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근데, 왜 옛날에 다른 곳에 썼던 글을 여기에 가져왔느냐고요?
요번에 새로 맞춘 안경이 좀 불편해서, 시력이 나쁘다는 것이 뭔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예전에 썼던 글을 이곳에 소개하고 싶더군요. 단언컨대,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입니다. 여러분도 부디 자기 눈을 소중하게 여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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