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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1/11 01:27:10
Name   SNUeng
Subject   갇혀 지내기
방학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퍽 즐거웠다. 그 시끄러운 나이롱 학생 틈바구니 속에서 홀로 꿋꿋이 자습을 해야하는 것이 슬슬 괴로워졌을 뿐더러, 학교라는 공간은 나를 죄어오는 고민들  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공간이었기에, 집에서의 홀로됨은 나에게 어떤 선물과도 같은 일이었다. 방학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까지만.

방학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부에의 열정이 횃불과도 같이 빛났던 기억인데, 방학 초입때의 배탈이 모든 계획들을 망쳐버렸다. 아파서 수면 패턴과 공부 관성, 의욕을 전부 내던져버렸다. 배탈이 낫고 그것들을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싶었지만, 2주간의 숱한 시도는 전부 무위로 돌아갔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분명 그래도, 그래도 내가 다시 한번 의욕을 갖고 나아간다면 모든 어려움들을 해결하고 방학 전의 계획처럼 멋지게 공부를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지는, 12시 30분에 잠자리에 누워놓고 (물론 잠을 설쳐 3시께에 잠든 것 같긴 하나) 12시에 일어나버리는, 자그마치 12시간여의 취침으로 싸그리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뭐, 이런 것들도 힘들었지만, 이는 내일 29개로 늘려놓은 알람을 통해 일찍 일어남으로써 해결될 부분이고, (스누피 커피우유도 사놔서 낮잠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실상 힘든 것은 따로 있다. 혼자서 공부를 하다보니 너무 사람이 고프다. 학원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워낙 많은 말들이 오가던 시장바닥과 같은 풍경에 젖어있던 나라 더욱 외로움이 심화되는 것 같다. 인터넷에 너무 빠지는 듯 해 모든 커뮤니티를 며칠간 끊었더니 그 공허함은 더욱 커졌다. 망망대해에 버려진 느낌. 그 외로움은 복잡한 일에서 연유한 상사병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마침내 다시 홍차넷에 접속하게 만드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고작 3일만인데 모든 것이 반가웠다. 타임라인의 사람들은 텍스트만으로도 사람 사는 내음을 흠뻑 풍겨댔다. 부러웠다. 다들 살아가는 게 부러웠다.

그렇다면 너는 살아있지않아 샘이 나는 것이냐? 하는 질문에, 나는 "아니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 불행에 (심지어 이런 불행은 사소한 불평에 불과한 것인데) 다른 사람의 행복을 들이대고 비교하곤 슬퍼하는 것은 진작에 다 뗀 지 오래다. 나는 다만, 그러고 싶다는 의지가 충만해질 뿐이다. 좀 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리라.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리라.

다시 그 수선스러운 환경에 떨어진다면 다시 짜증이 올라올 수도 있겠으나, 어쨋든 현재의 나는 그렇다. '좀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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