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1/11 05:31:41
Name   삼공파일
Subject   홍차넷 타임라인에 관하여
원래 타임라인에 쓰려고 했다가 좀 길어질 것 같아서 티타임에 썼는데 막상 또 티타임에 쓰려니까 잘 안 써져서 다시 타임라인에 썼는데 쓰다보니까 역시 길어져서 다시 티타임에 씁니다(?)

타임라인에 쓰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어서 쓰겠습니다.

1. 타임라인을 처음 개발하고 운영을 시작했을 때 예상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홍차넷의 메인 컨텐츠가 됨.

2. 회원 불특정 다수를 향해 쓰는 구어체의 글을 모여지면서 회원들이 [캐릭터화]됨. [네임드화]와는 다른 개념이고 다른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드러내는 [성향]과도 다름. [네임드화]는 회원 간의 서열이 구조화되는 현상. [성향]은 게시판이나 댓글을 통해 한 사람이 글을 많이 쓰면 일관성이 나타나는 주제나 논조.

3. 그렇다면 홍차넷에서 나타난 [캐릭터화][네임드화][성향]과는 뭐가 다른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으나 일단 홍차넷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먼저 명명함. (다른 사람이 구체적으로 개념을 완성시켜도 저작권은 저한테 있음)

4. 신규 회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는 제가 걱정할 것은 아니고 운영진이 걱정할 일이지만 의외로 심하지 않은 듯. [친목질][네임드화]와 흔하게 동반되는데 소수의 회원끼리 관계를 형성하는 현상. [네임드화]의 서열을 통해 공고해질 수도 있고 인기가 많은 여성 회원인 [여왕벌]을 중심으로 뭉치기도 함.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지라도 [친목질]은 가능. (오유, 일베 등등 대규모 커뮤니티에서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금기하는 사항이며, 대규모 커뮤니티가 되려면 경험칙으로 필요한 룰로 이해되고 있음)

5. 타임라인의 휘발성과 가벼운 접근성이 글의 성격을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으로 범위를 넓히게 만들고 거꾸로 [친목질]을 어렵게 함. 신규 회원에게 의외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 모습. (1일 3회 제한도 크게 기여한 듯) 실제로 신규 회원이 어떻게 홍차넷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지 궁금함.

홍차넷의 [캐릭터화]된 회원들을 보면서 느낀 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서론을 쓴 것임. (나는 서론충)

6. 저는 스스로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기 객관화가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데 홍차넷에서 회원들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첫째로 제 예상과 다르게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타임라인에 쓰는 글들은 대체적으로 아무리 길고 내용이 좋아도 [응집성]이 없습니다. 아무리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올라오더라도 다른 사이트의 다른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에는 [응집성]이 있습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제목을 붙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니 타임라인에 쓰여지는 글들에는 무의식적 차원에서 글쓴 사람 자기 자신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의 중심에는 주제가 있고 잡담의 중심에는 자기 자신의 무의식이 있게 되죠. 그런데 이 무의식과 다투거나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고 그러한 자기 자신을 [아무나]에게 다시금 확인 받으려고 하는 경향을 띄게 되더군요. 키보드 배틀을 하면 운전대가 아니라 키보드만 잡으면 갑자기 신분이 상승하고 인격이 변하는 경우가 흔하잖아요. 하지만 타임라인에서 사람들은 벌거 벗고 다니고 자기 몸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요.

7. 그런 상황이 되니까 또 느껴지는 부분이 인간 관계에는 항상 정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명확해지니 자연스럽게 상황이 명확해집니다. 윤리적 기준을 쉽게 적용할 수가 있고 옳고 그름이란 것이 생각만큼 그렇게 상대적이고 위태로운 것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최선의 선택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었어요.

8.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사람들이 정말 다 하나 같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이상하다는 걸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불특정 다수로부터 (굳이 자기가 잘 아는 사실인데도) 다시 한 번 확인 받으면서 즐거워해요. 이 이상한 사람들은 정답을 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답을 택하면 그 때부터는 더이상 이상한 사람이 아니게 되고 확인 받을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거든요.

9. 우리에게 인간 관계를 성찰할 때 필요한 것은 자기 객관화도 아니고 타인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주관화]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정답을 택하지 않는 것을 통해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이를 끊임 없이 타자에게 드러내면서 [캐릭터화]합니다. 그리고 보통 자기 자신을 구성하는데 활용했던 윤리적 기준을 펼쳐 놓고 그 위에 인간 관계를 배치하죠. 그 속에서 내 자신의 인간 관계를 구성하는 다른 사람들은 어째서인지 정답을 택하는 경우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내가 내 자신이 되기 위해 하는 행동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인간 관계는 인간과 관계가 이루는 절대적인 좌표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상대성의 운동인 것이죠.

10. 잠결에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군요.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한 분이 계시면 해설 좀 달아주세요...(?)



  • 무슨 말씀이신지 헷갈려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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