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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27 20:42:09
Name   烏鳳
Subject   공짜 법률상담
저는 월요일 오후마다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모 경찰서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료라서 마음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제까지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런 사람을 봤습니다. 앞으로 무료 법률상담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내 말은 어차피 듣지 않을 것이면서, 내가 왜 같은 말을 예닐곱번 해야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이 무고죄로 기소되고, 재판의 결과 10개월간 옥살이를 했었는데, 그 형사판결이 부당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두어번까지는 같은 말을 반복하더라도,  설명이 부족하거나 쉬운 말로 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법돌이들의 관습처럼, (이 세계에서 밥벌이를 하지 않는 이들에겐) 어려운 말로만 이야기를 했던 탓에.. 그가 미처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이야기를 했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진의가 전해지지 않았겠거니 싶었지요.

그런데 같은 이야기를 열번째 하다 보니... 이 사람은 제 설명내지 조언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자기 한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이거나, 제가 맞장구 쳐 주기 바랬을 뿐, 조언을 원한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아니 변호사님 그게 아니라...." 로 시작되는 말을 스무 번쯤은 들은 듯 합니다.

일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무료 법률상담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조금 더 뭔가를 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까진 언제나.... 서면까지는 쓰지 않더라도 최대한의 말씀은 해 드렸었습다. 그런데 오늘 겪었던 이는 그런 이해의 범주를 아득하게 뛰어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같은 말을 열번째 하면서는 짜증이 솟구치더군요.

앞으론 그 돈 저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되고, 제가 상담을 하는 경찰서에 수익으로 돌아가도 좋으니, 만원 씩이라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자기 지적 호기심 내지는 무료함을 때우려고 저를 가지고 노는게 아닌가 싶은...가슴 깊은 곳에서 뒤틀려오는 불쾌함을 오늘 느꼈습니다. 같은 대답을 열번 째 하니까 '민원인에게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느냐'고 따지는데, 씨발 속에서 욕이 나오더군요. 그냥 안 하고 말지 제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답을 하다보니, 제가 말하는 답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민변에 아는 변호사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거나, 공익법 재단 쪽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소개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정말 되지도 않아 보이는 재심 사건이 가능한지를 묻는 거였지요.) 그 쪽 사정 뻔히 아는데, 이런 진상을 넘겨서 더 힘들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담컨대, 그 할배는 다음 주에 또 제게 올 겁니다. 그러면서 제가 왜 자기 편을 들어주지 않는지 이의를 제기할 겁니다. 그래도 행여나 그 쪽에 계시는 분들께서 맡아 주시겠다면 저는 기꺼운 마음으로 토스하렵니다. 그나마 법 쪽에 한발을 담갔기 때문에 겪은 일이라면 그려려니 하겠지마는, 4년간 해 왔던 무료법률상담이 이런 인간들의 심심풀이 땅콩이 된 것 같아서 진심으로 기분이 나쁩니다. 4년간 해 왔던 무료법률상담 따위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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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다 알겁니다. 조봉님의 마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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