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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07 11:31:07
Name   구밀복검
Subject   이번 시즌 유수 클럽들 중간 단평
중간 평가라고 하기에는 이미 후반기 중에서도 후반기입니다만, 사실상 최종 트로피만이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각 팀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용이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이미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시점이고 앞으로는 컨디션 관리 싸움이니까.

꾸레알 : 인력과 자원 등 축구에 필요한 리소스를 가장 많이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체급빨 이외에 볼 게 없습니다. 다른 팀들이 본받을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팀들이죠. 라모스 헤더빨이나 MSN빨을 본받으라고 할 순 없으니.

알레띠 : 시메오네 부임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이죠. 그간 위용을 떨치던 검각급 수비도 사기급 세트피스도 사라진 상황..

바이언 : 초반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내고 시스템도 잡히고 순항 중이긴 한데 혁신적으로 향상되었다고 평가하긴 어렵고..시즌 평가 자체는 이번 8강을 통해 결정되겠죠. 여전히 람로베리 등 노장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그네들의 자리를 다른 멤버들이 대체하지 못하고 있단 게 치명적인 결점이라고 봅니다(특히 뮐러 코스타 코망..한숨).

도르트문트 : 리그 4위..무슨 말을 하리요...물론 이건 분데스리가 다른 경쟁 클럽들의 수준이 올라온 탓도 크다고 봅니다. 이번 시즌은 라리가와 EPL과 세리에A는 영 시원찮고 리그앙과 분데스리가가 역동적인데 그 희생양이 도르트문트가 아닌가 싶군요. 그래도 UCL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EPL 6룡들 : 대체로 다들 고만고만하게 제자리 걸음하는 중. 특히 아스날과 맨시티, 토트넘의 유럽 클럽 대항전 탈락이 결정적이고..유일하게 진일보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첼시는 이번 시즌 UCL 결석이라 아쉽죠.

유벤투스 : 포그바가 나가고 이과인이 온 것은 윈나우, 곧 미래 대신 현재를 택한 것인데, 정작 팀 시스템이든 성적이든 딱 현상 유지 수준..물론 결과물은 나와봐야 아는 거지만 그와 별개로 센세이셔널한 점은 전혀 없죠.

PSG : 대외적으로는 유벤투스와 비슷한 포지션이었는데 4-0이 1-6로 뒤집힌 순간 끝났고, 대내적으로는 본문에서 서술한 꾸레알의 실태와 비슷한 포지션이었는데 모나코의 대두로 인해 그조차 상실.

해서 현재 유럽 정상을 다투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이 여타 클럽들보다 훨씬 높은 빅클럽들 중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준 클럽은 단 한 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 시즌과 달리 유럽 축구 트렌드를 이끌고 전술 경쟁을 가속화하는 데에 기여하는 팀이 없지요.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은 실망스럽네요. 그나마 유럽 패권 싸움에 참여하면서 혁신적인 모습 보여주던 것이 모나코와 세비야인데, 세비야는 후반기 될수록 힘이 떨어지는 모양새로 우승 경쟁에서 이탈했고, 모나코는 아직 잘 하고 있고 여전히 활기 넘치지만 구태축구를 일삼는 뭇 빅클럽들을 무찌르고 우승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모르겠네요. 맨시티 상대로도 꽤나 어려운 싸움을 했으니.

최근 몇 년이 참 재미있었죠. 펩의 바르사가 포지셔닝과 볼컨트롤 활용의 개념을 바꾸며 왕조 건설하고, 그에 대해 무리뉴의 레알이 대응하고, 클롭의 도르트문트가 상반된 방법론으로 유럽 정상으로 치고 나오고, 이를 직접 상대해가며 내적으로 절충한 하인케스가 레바뮌 체제를 정립시키고, 우리는 볼을 컨트롤 할 수 없지만 선수들의 수비대형은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메오네가 위의 감독들의 반대편에서 언더독 알레띠를 스페인 최강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상대로 선수 전원의 개인전술을 극대화한 안첼로티 마드리드가 라 데시마 달성하고, 이 사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유벤투스를 콘테가 재건하고....축구판의 트렌드가 이처럼 시즌 단위 월간 단위로 요동친 시기도 드물 거에요. 근데 어느새 혁신은 정체되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듯 전술 진전의 결과물들이 인습적이고 통념적인 방법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채 팀의 체급에 기대는 운장들에게 떨어지고...대전 격투기에서 체급빨만이 남으면 그건 스모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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