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1/26 18:17:44
Name   모선
Subject   코라진 2부
11월 10일~11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코X에 접속했다. 그런데 내 눈을 의심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비트코인 캐시가 미친듯이 폭등한 것이다. 들뜬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흐뭇한 표정으로 코인 시세가 나와 있는 스크린샷을 찍었다.
스샷을 찍을 때의 비트코인 캐시의 시세는 160만~170만이었다. 왜 폭등했는지, 그 원인은 그 때나 지금이나 알 수 없다.
원인을 찾으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내 일상이 무너질 것 같아서, 포기했다.
이 때까지는 그냥 기분이 좋은 정도였다. 100,000원을 불로소득으로 획득한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역시 인간은 돈에 약하다.
하지만 진짜 코인판의 광풍을 제대로 보여준 것은 다음날이었다.

11월 12일
아직도 기억난다. 부들부들하던 내 손과 심장 박동 소리가 귀에 들리던 그날...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점심식사 이후, 대학원 랩에 왔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주말도 없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험 장치를 돌리고 나서, 오랫만에 문명5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촉이라는게 있나 보다. 잠시 문명5 게임을 멈추었다.
옆동네에서 관련 글을 읽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불타는 느낌이다! 비트코인 캐시가 280만원을 찍었다고?!
부랴부랴 코X에 접속했다. 코X 홈페이지는 비로그인 상태에서 각 코인들의 현재가와 24시간 기준 변동을 보여주는데,
평소의 홈페이지와 다르게 코X 회사에 대한 설명만 덩그러니 있고, 로그인은 더럽게 안 된다. 한마디로 서버가 터진 것이다.
겨우 로그인을 성공했다. 그런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280만원까지 찍었던 비트코인 캐시가 마구 폭락하고 있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혼신을 다해 매도 버튼을 광클했다. 대체 나란 놈은 무엇에 정신을 팔려서 문명과 신선놀음을 한건가라는 자책과 함께...
"제발 앞자리수가 2일 때 팔았으면 좋겠다!" 라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다행히도, 앞자리수가 2일 때, 매도를 성공했다.
한숨 돌린 후에, 다른 코인들도 살펴보았다. 아뿔싸! 비트코인 시세가 크게 하락했다. 서둘러 매도했다. 여기까지였으면, 그래도 해피엔딩이었다.
문제는 비트코인에서 잃은 돈에 대한 집착이었다. 지금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이더리움 클래식의 시세가 오르는 것을 보고, 비트코인에서 매도한 돈을 모조리 이더리움 클래식 매수에 썼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내가 매수한 타이밍이 최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이었다.
그나마 시세가 16,000원일 때 투자했던 것이 이익이 났기 때문에, 그것까지 합산하면 전체 손익은 플러스였지만, 찝찝한 기분은 거둘 수가 없었다.

<요약>
비트코인 매도 : 92,423원 (7,577원 손해) / 당시 시세 : 6,884,500원
비트코인 캐시 매도 : 316,945원 (216,945원 이익) / 당시 시세 : 2,000,000원
이더리움 클래식 추가 매수 : 92,423원 / 당시 시세 : 23,790원
이더리움 클래식 전액 매도 : 202,924원 (10,501원 이익) / 당시 시세 : 20,500원

11월 14일
광풍이 지나가고 나니, 여기저기서 난리다. 포탈 사이트 1면에 제 때 매도를 못한 사람들이 소송을 건다는 뉴스가 나왔다.
나도 만약 고액을 투자했는데, 280에 못 팔았으면, 소송 준비를 했을까? 이래저래 생각이 복잡하다.
그리고 첫 단타...이더리움 클래식에서 크게 망한 것에 대해 곱씹어봤다.
의도치 않게 첫 단타를 경험했는데, 단타로 돈버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절대로 단타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고민을 해보니 답은 하나였다. 비트코인이었다. 내가 매도할 때는 680만이었던 것이, 다시 740만까지 올라왔다.
비트코인 캐시에서 얻은 이익금을 토대로, 비트코인을 다시 매수했다. 그냥 팔지 말고 놔뒀으면 최소한 본전이었는데라는 후회와 더불어...
<요약>
비트코인 매수 : 200,000원 / 당시 시세 : 7,412,500원

그리고 절대로 단타를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코라진에 취해 있는 나에게, 얼마나 부질 없는 말이었는지를 일깨우는 사건이 터졌다.

----------------------------------------------------------------------------------------------------

지금도 실험하면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돈은 벌었지만, 영혼이 빨리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서스의 서리한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나머지 부분은 퇴근하고 완성하겠습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29 6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0 + kaestro 24/04/24 591 13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409 7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551 13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 절름발이이리 24/04/23 1197 5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03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00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08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177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491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50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14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67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46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28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10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37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74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88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95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10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88 1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1039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584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8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