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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10/20 14:28:49 |
Name | tannenbaum |
Subject | 응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골라. |
6년 전인가... 제가 일하던 호텔로 형수와 조카가 찾아 왔습니다. 친척 결혼식인가 이혼식인가.. 암튼 뭐 집안 행사 때문에 올라 오셨는데 김치며 밑반찬이며 이것저것 가지고 오셨습니다. 당시 제가 누군가와 동거를 하고 있던지라... 제 집으로 형수랑 조카들만 가시라 하기는 좀 그랬거든요. 게다가 양손 바리바리 이것저것 들고 오셨는데 마중 나가지 못한것도 죄송한데 집에다 가져다 놓으시라 말하는 건 너무 싸가지 없자나요? 그죠? 뭐 여튼간에 밑찬이며 이것저것 받아 트렁크에 넣고 라운지로 모셨습니다. 결혼식에서 식사는 할 터이니 차라도 한잔 대접할 요량이었죠. 아시겠지만 호텔라운지가 특별히 맛이 대단한건 아니지만 쪼메 비쌉니다. 어떤 사람들은 호텔에서 일하면 맨날 레스토랑에서 밥먹는 줄 아는데 현대건설 다니면 다 삼성동 아이파크 사나요? 제 연봉에는 솔까 그림의 떡이죠. 여튼간에 저랑 형수는 커피한잔 골랐는데 조카놈이 메뉴판을 보기만 하고 말을 안합니다. 하긴... 애들이 먹을만한 과일이 들어간 간단한 음료도 2만원이니 망설이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그래서 전 삼촌으로서 가오를 잡기 위해 당당히 외쳤습니다. '[응..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골라] 괜찮아. 여기 다 맛있어.' 그러자 조카는 딸기를 골랐습니다. 에... 그 딸기가 뭐냐면... 생딸기와 퓨레, 우유얼음과 셔벗 베이스에 젤라또와 치즈, 초컬릿이 토핑된 빙수였습니다. 하하하하 이 기특한 녀석이 삼촌의 가오를 위해 4만원에 육박하는 빙수를 골랐네요. 하하하하하. 그 옆에 딸기주스는 16천원인데 딸기빙수를 고르더라구요. 아유 기특한 녀석. 참.... 맛있는 딸기 빙수였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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