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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9/23 14:27:44
Name   Homo_Skeptic
Subject   애 키우다 운 썰 풉니다.txt
누군가 저에게

군대 한 번 더 다녀오기 vs 니 자식 둘 출산 직후부터 두 돌 될 때까지 다시 키우기

라는 선택을 강요한다면 전 당연히 전자를 택할 겁니다. 단체 생활이 너무 싫어 고교 자퇴까지 했고,
군 시절 내무실에 안들어가려고 옆 부서장한테 일 시켜달라고 했던 저이지만,
육아 시기와 비교하면 군 시절엔 적어도 제 생활(!)과 여유(!!)가 있었어요.

솔직히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한창 힘들고 애들과 커뮤니케이션 안될 때는
자식을 키우는 게 아니라 야행성 야생동물 같은 걸 납치해서 키우는 느낌이죠.

몸 약한 애 엄만 몸살로 뻗어있고 난 6시에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 2시에 기상한 아이는 울어제끼고 소독해놓은 젖병은 하나도 없어서 비몽사몽한 와중에 애기띠에 애 들춰매고 주방쪽으로 가다 공처럼 뭉쳐놓은 똥기저귀 밟고 자빠지다 뒤로 넘어지면 애가 죽겠다 싶어 0.01초만에 공중에서 45도 회전해서 측면으로 넘어지다 거실장 모서리에 옆머리가 찢어졌지만 일단 젖병부터 소독하고 분유 타서 물려놓으니 해싯해싯 웃는 애 얼굴을 보면서 전 연애 때 애엄마가 저랑 헤어지겠다고 하던 때 이후론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울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막 소리내면서 엉엉 움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 피 묻은 수건이랑 런닝셔츠 보고 상황 들은 애 엄마랑 끌어안고 한번 더 같이 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 옆머리에 땜통을 남겨준 큰 애가 벌써 중학생이 된 입장에서
결혼 생활 중 젖먹이 육아시절보다 힘든 시기는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진 장담 못하겠지만 현재까진 없었어요.
삶의 가장 어두운(?) 시절을 보내고 계신 아가 부모님들! 힘 내시길!!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10-02 16:48)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9
  • 할배시네요
  • 춫천
  • 그냥 추천 ㅎㅎ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ㅜㅜㅜㅜ 진짜 쫌만 덜 이뻤으면 갖다버렸을텐데
  • 젖먹이 육아보다 빡센 시기는 단연코 인생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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