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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5/05 21:29:47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청담]정식당-아시아 베스트 50레스토랑의 위엄
정식당은 A50B에서 3년 연속 선정됐을 정도로 아시아권 최고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A50B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미식 관련자들의 투표를 통해 매년 최고의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세계 50대 최고 레스토랑의 아시아권 특별 행사라고 합니다.)

지인들이 많이 추천을 해줘서(아마 홍차넷에서도 한 분이 추천했던듯) 언젠가 가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사진은 와이파이님 블로그에서 훔쳐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와이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시 퍼오기때문에 화질이 안좋은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이제 음식사진은 와이프가 더 잘 찍긴 합니다.)

분위기는 아직 '한식'을 프렌치처럼 한다고? 라는 취지가 안느껴질 정도의. 그저 흔한 파인 다이닝 같습니다만.....


나이프와 포크가 아닌 젓가락이 세팅돼 있는 걸 보는 순간! 오!!!!


한식스타일의 아뮤즈부시가 나옵니다. 딱 보면 프렌치처럼 보이지만 재료를 들여다보면 오....한식입니다!!!!



서빙하는 분이 추천해준 순서대로 갈치속젓을 올린 미니 쌈밥부터 먹습니다. 아 표현하기 어려워요. 그냥 미친듯이 맛있습니다. 전 원래 맬젓, 갈치속젓 이런거 싫어하는 데 이건 전혀 비릿한 맛이 안나고 조화가 잘되면서 맛이 정말 최곱니다.


감자조림에 치즈가 들어있어요. 이 또한 괜찮았습니다.


귀여운 미니 크로켓. 호불호 없는 맛입니다.


부드러우면서 강하지 않은 연어크림 무스에 상큼한 오미자로 어뮤즈부시를 마무리합니다.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드디어 에피타이저가 나옵니다. 기대를 완전히 충족하다 못해 넘어섰습니다. 에피타이저는 '구절판'인데요....
매치와 조화의 승리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구절판인데 안에 구성요소의 변화를 주면서 구절판을 재해석했습니다. 게다가 밀전병 대신에 바삭한 김부각에 싸먹도록 구성했는데, 이게 대박입니다. 김부각+와사비 소스+회+연어알+오이 이렇게 싸먹어도 조화가 참 조았습니다. 김부각+백김치+마+마늘쫑+깻잎 이렇게 싸먹어도 맛있습니다.




이제 밥이 나옵니다. 뭔가 이상하죠? 메인의 시작을 밥으로 하고, 그 다음에 육류나 생선을 먹게됩니다. [8만원 점심코스는 둘 다 먹을 수 있고요, 5만원 점심코스는 육류나 생선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주는데요, 5만원 코스에서도 가운데 놓고 셰어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면 아주 친절하게 그리 해줍니다.]

초리조 김치 빠에야와 육회 비빔밥. 세개 메뉴 중 각자 하나씩 골라서 나눠먹은 겁니다. 둘다 엄청 맛있습니다. 조 튀김 등을 넣어 한국식 밥용 쌀을 볶았을때나 비볐을 때 생기는 식감의 '퍼짐' 문제를 잡았습니다. 연구 제대로 한 라이스 메뉴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메인 디쉬 두개. 생선요리는 농어, 육류요리는 돼지고기.

먼저 농어요리를 봅니다. 얼핏 보면 프렌치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육수를 붓습니다? 응? 뭐지? 그리고 깔려있는 미니 만두 안에는 뭔가 검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이 요리는 이런겁니다. 껍질을 바삭 익힌 농어와 미역을 품은 미니 만두 위에 육수를 붓는 겁니다. 그러면, 농어를 즐기면서 미역국을 떠먹는 효과가 납니다.
아무래도 해조류를 물에 풀어놓은 모양새가 서구인들에게는 다소 거부감이 들 수가 있는데 이걸 방지하면서도 미역국의 맛을 살리는 아이디어 였던 겁니다!


육류 메인 디쉬는 '추풍낙엽'이라는 메뉴인데...플레이팅을 보고 바로 메뉴명을 이해했네요. 이베리코 돼지에 고추장 소스, 바삭한 깻잎 튀김이 좋았습니다. 고추장소스는 살짝 떡볶이 맛이 나서 웃겼습니다. ㅋㅋ





그리고 디저트. '돌하르방'이라는 디저트와 딸기 파이를 주문했는데. 돌하르방은 진짜 그모양대로 나와서 당황했어요. ㅋㅋㅋㅋ 그거 사진 올립니다.
흑임자와 녹차 쉬폰으로 현무암의 구멍 숭숭 거친 표면을 표현해냈고 소보로로 흙의 색감과 질감까지 돌 하르방을 뭘로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부드러운 녹차무스였습니다. 녹차무스 속에 달콤한 캬라멜 같은 층이 또 들어있고요. 다소 징그러운느낌도 있었지만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국화차와 맛있는 티푸드로 마무리합니다.




전반적으로 평가를 해보면,

일단 아이디어가 너무 훌륭합니다. 어설픈 퓨전한식에는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한식 재료와 조리법의 아이디어를 프렌치 스타일로 내놓는 진짜 제대로 퓨전이었고, 정말 너무너무 훌륭했습니다. 저는 당장 다음주라도 또 가고 싶을 정도네요.

그동안 한식 세계화 얘기하면서 여기는 나름 '답'을 찾은 곳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식 세계화는 호불호 갈리는 김치를 억지로 먹이지 말고, 제발 이런 식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급화로는 정식당 스타일로, 저가형은 양념치킨으로요. ㅎㅎ

시간 되실때 예약해서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클릭하시면 지도 나옵니다.

http://map.naver.com/?lng=127.0410861&lat=37.5256529&dlevel=11&mapmode=0&pinId=13320884&pinType=site&enc=b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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