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하우스에서 유숙하는 시퀀스는 서사 전개상 납득하기 어렵더라고요. 의도야 알겠는데 - 로건도 이런 목가적인 가정과 안식을 갈구하던 사람이고, 그런 이들과 동화되고 싶지만, 그런 이들조차 로건 때문에 죽는다 - 자신들이 도주 중이며 추적자들이 언제 따라붙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로건이 일면식도 없는 일반인 가정에서 권유를 못 이겨 숙박한다는 것은 안일한 판단이죠. 로건이 떠나기 전이든 후든 그 가정이 개작살날 가능성이 심각하게 농후하니까요. 치과 의사와 얽히는 것조차 혹여 폐가 될까 저어해서 경계하는 이가, 전국구 치매에 시달리는 노망난 프로페서가 징징댄다고 그대로 자리 깔고 누워버리다니...그 패밀리야 액션 로드 무비 본 적 없다고 쳐도 인생이 액션 로드 무비 그 자체인 로건은 그러면 안 되죠 ㅋㅋㅋ
히어로 영화를 볼 때는 그런 합리적인 판단을 못해서 생기는 개연성의 오류에는 별 신경이 안쓰여서.. 저한텐 납득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곧 도축될 예정의 가축처럼 느껴져서 안타까움 ㅜㅜ
전 그보다 엑스맨 본가 시리즈에서는 가정은 차별의 공간이고, 오직 학교만이 안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던 교수가 뜬금없이 목가적인 농장의 집의 아름다움에 대해 논하고, 서부영화를 자기 인생영화라고 하는 게 좀 거슬리더라고요. 단순히 울버린이었다면 평범한 부성애 판타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프로페서X가 끼어들어서 주류가치에 투신하고 있는 걸 보니 묘했던
프로페서가 <셰인>이 인생 영화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 윤리고 금기고 사회성이고 없던 로라가 교수가 일장연설하는 교훈적인 내용의 영화 대사를 그대로 외워서 묘비 앞에서 추도문으로 쓰고 ㅋㅋㅋ 심지어 그 대사조차도 터무니 없을 정도로 우직하고..뭐 코미디를 의도한 건 아닐 텐데 순수하게 웃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