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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타래 17/06/29 01:50:01
#1

글을 쓸 때 엉덩이가 중요한 이유는, 일정 시간 집중력을 유지한 후에야 사고가 글과 긴밀히 연결되어서 그런 듯해요. 오래달리기를 하다보면 Runner's high가 찾아오는 것을 느끼는데, 글쓰기에도 Writer's high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사흘을 지내고, 집에 갔다가 다시 사흘을 버티러 왔는데 오늘에서야 - 그것도 자정 넘어서야 -  글이 제대로 손에 붙는 느낌을 살짝 받았네요. 아쉽게도 생활 리듬 관리를 위해 이제는 연구실 소파에 몸을 던져야 해요. 내일은 이 순간이 더 빠르게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2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저녁도 언제나처럼 반공기만 챙겨서 속이 허했어요. 속도 채울 겸, 빠르게 잠들 겸 맥주를 한 캔 샀어요. 마시면서 연구실로 걸어들어오는데, 문득 7년전 생각이 났어요.

2학년 마치고 몸도, 마음도 힘들던 무렵 혼자 술을 홀짝이던 일이 많았어요. 오후에 맥주 한 캔 마시면서 혼자 상념에 잠겨 있었어요. 한 무리가 제 옆을 지나가는데 비웃는 말들이 들리더라고요. 거지 꼴로 오후에 술 마시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요. 내가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의 평가나 시선에는 신경을 안 쓰리라 생각했는데 그 날 따라 비웃음이 마음에 잔인하게 꽂히더라고요. '정상인의 관점'을 내면화 하는 순간들은 언제나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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