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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똥맛카레똥 17/08/18 09:47:09
아래 닥터스 얘기 보고 생각난 건데, 책을 보다 보면, 그 책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계속 읽고 싶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삼국지로 따지면 한중공방전이라든가. 아마 이건 그 이후의 곳통스러운 서사를 기억에서 지우고 영광만 기억하고 싶은 촉빠의 마음인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외에는 뉴로맨서의 가오잡는 데
바쁜 약쟁이스러운 혼란스러운 문장들이라던가, 신현림 시집에서도 검은 구두 한 켤레만 열심히 찾고(지금 다시 시집을 펴들었더니 책날개에서 첫사랑의 편지가 굴러떨어지는) 쥬라기공원, 콩고, 개미1권과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는 너무 많이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하고.

그럴싸한 책을 읽었다며 가오잡고 싶지만, 실제로 많이 손이 가는 건 내 맘에 들고 욕망을 쉽게 충족시켜주는, 그 과정을 간편하게 재생할 수 있는 그런 텍스트인가 하고 지금도 읽지 않고 쌓여있는 수십권의 책을 바라보며 어찌 나는 이리 나태한 것인가 어디 댓글에 누구 욕할 자격도 없다 이리 생각하며 차를 홀짝홀짝거립니다.

공부해야 할 책들에 우선순위가 밀려 처박혀 있는 재미있는 소설책들을 읽을 기회는 언제 찾아올 것인지, 아님 걍 현실도피하고 얘들부터 싹 읽어버리고 헤헤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알지만 모르는 척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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