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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17/12/17 03:57:31
전쟁터에서의 첫해 크리스마스 아침에 나는 이상한 변화를 눈치챘습니다. 우리 진지와 적군의 진지 사이에 중공군들이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성탄 메시지로 가득한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어요. 확성기가 아주 크게 울렸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우리나라의 대중가요가 흘러나왔어요. 우리의 사기는 엉망이 되기 시작했어요. 산타클로스만 없을 뿐이었죠. 나는 슬픈 표정으로 풀이 죽어 있는 병사들을 보았어요. 먼 조국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고 있었겠죠. 가장 빌어먹을 것은 다정한 축하 메시지의 목소리가 관능적인 여자 목소리였다는 겁니다. 아무리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공격도 내 부하들을 그렇게 무너뜨리지는 못했어요. 많은 병사들이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지요. 아르벨라에스가 부른 <작별>이 나왔을 때 우리는 감동에 북받쳐 목이 메었고 각자 자기 이야기, 그러니까 어디 출신이고 입대 전 무엇을 했으며 왜 입대했고 어디서 징집되었으며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따위를 얘기했습니다.

모레노 두란 / 맘부르

이거슨.. 한국전쟁의 사면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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