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1/27 18:05:47
Name   바나나코우
Subject   1년만의 산책
창밖 풍경에 부쩍 가을 느낌이 나서 가을 분위기로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세상과 사람에 상처입고 1년동안 두문불출하였던 주인공이 겨우 마음먹고 좀 나와서 걸어본다는 스토리입니다. 요즘 저의 생활이 거의 두문불출 그 자체라서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그나저나 요즘 딸애가 일기를 써오면 글자와 띄어쓰기를 고쳐주는게 제 일인데(아내에게 하게 했더니 애를 좀 잡아서ㅜ) 한글의 띄어쓰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당장 스스로도 띄어쓰기는 잘 모르겠다고 하신 전 국립국어원장님의 말씀이 좀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애는 앞으로 십여년간 띄어쓰기따위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가엾네요

https://soundcloud.com/bananaco/my-first-walk-in-a-year


문을 열면 문을 열면
차가운 바람이 내 방에 스밀까 
문을 열면 차가운 바람이 내 방을 채울까
포근함이 사라진 방
내 방에서 그때서야
걸어나갈 마음이 생길까

생각보다 차가운 공기에 
놀라 서둘러 방문을 닫았지
대충 입은 뼈마디에 스미는 냉기를 느껴
이불 대신 외투에 내 몸을 감싸고

다시 여네 일 년을 닫아 둔 내 두꺼운 문을
밀어 내네 일 년을 닫아둔 내 두꺼운 문을

일 년만에 나선 거리
낯선 그 풍경에 비틀거리다가
내려다 본 길 위에 
익숙한 낙엽의 모습과
그걸 밟는 소리에 마음을 기대고

걸어봤지 일 년을 지냈던 내 조그만 방을 뒤로하고
웅크렸던 몸이 조금씩 펴지네

지치면 돌아갈 수 있을
거리와 시간을 재면서
다음 번 산책이 일 년 후가 될지
내일이 될지 몰라도

낙엽 밟는 소리에 마음을 기대고
걸어봤지 일 년을 지냈던 내 조그만 방을 뒤로하고
웅크렸던 몸이 조금씩 펴지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94 게임삼국지 14를 잠깐 해보고 6 저퀴 20/01/17 7631 4
    10191 철학/종교역사적 유물론과 행위자 연결망 이론(4) - 두 이론을 함께 생각하기 2 호라타래 20/01/17 6000 4
    10155 창작거미를 노리는 두 개의 손 13 바나나코우 20/01/07 5705 4
    10139 기타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 2020년 라인업 소개 삼성그룹 20/01/02 7058 4
    10368 오프모임[마감] 3월 13일 금요일 7시 압구정 곱떡 벙개 56 카야 20/03/11 7275 4
    10088 음악위성의 위성 11 바나나코우 19/12/16 5381 4
    10073 음악자취의 추억 4 바나나코우 19/12/12 5025 4
    10059 음악애꾸눈 키드선장의 고백 2 바나나코우 19/12/07 5534 4
    10033 음악1년만의 산책 7 바나나코우 19/11/27 5897 4
    10006 게임이틀간의 LCK 스토브리그 이야기들을 지켜보고 2 The xian 19/11/20 6067 4
    10002 경제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5 다군 19/11/19 6649 4
    9981 오프모임17(일) 부산 동남아 음식 페스티벌! 29 나단 19/11/12 6151 4
    9975 오프모임11월 17일 양재 at센터 우리술대축제 함께 가실분! 70 naru 19/11/10 6725 4
    10015 음악첫 눈에 입맞춤 8 바나나코우 19/11/23 5676 4
    9909 게임LOL 2019 월드 챔피언십 8강 2일차 간단 감상 2 The xian 19/10/28 5582 4
    9883 스포츠[NBA] Orlando Magic Chronicle - (2) 같은 걸 네 번... 4 AGuyWithGlasses 19/10/24 6118 4
    9795 스포츠최근 불거진 나이키 도핑 스캔 9 AGuyWithGlasses 19/10/07 5360 4
    9766 음악압수수색영장을 든 그녀 4 바나나코우 19/10/03 4269 4
    9745 음악돼지가 멸종했다 11 바나나코우 19/10/01 4675 4
    9726 일상/생각N은행 원래 직원 마인드가 이런건지?? 20 집에가고파요 19/09/28 5546 4
    9680 음악내 사다리 내놔라 6 바나나코우 19/09/19 4455 4
    9678 방송/연예《멜로가 체질》은 왜 실패했는가 10 Moleskin 19/09/18 7741 4
    9667 도서/문학'더 브레인: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간단 리뷰 5 개발자 19/09/15 5705 4
    9653 일상/생각노랫말. 2 Moleskin 19/09/11 4865 4
    9597 일상/생각잠재의식이 음악 선곡에 미치는 영향.. 4 프링 19/08/29 5504 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