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1/18 01:17:39
Name   호라타래
Subject   선물 1
오프모임을 다니다 보면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해요. 온라인으로만 볼 때는 진중해보였는데, 실제로 보면 가볍다고요. 저는 그것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온라인 스트리밍을 보다보면 팡머라는 표현이 있어요. 광대를 다르게 표현하는 다른 형태의 표현이에요. 적당하게 팡머스러울 것. 사람들을 대할 때 그 기조가 박혀있어요.

저희 어머니의 가르침은 이래도 욕 먹고, 저래도 욕 먹는다. 어차피 연인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기왕이면 괜찮게 욕먹는 쪽으로 가거라 입니다. 저는 이 말을 일종의 금과옥조처럼 마음에 두었어요. 팡머스러움은 그 결과고요.

음...  언젠가부터냐면 오랫동안 사귄 이와 헤어진 후부터? 지나간 사랑은 적당히 팡머스럽기를 원했어요. 본인이 그 모습을 욕하면서도요 ㅎㅎ

그래서 오프에서 사람을 보면 팡머처럼 굴려고 해요. 태생적으로 유쾌하다 스스로를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여러 사람들을 오래도록 만나고 지내다 보니 스스로를 무너트리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은 어색하게나마 몸에 배더라고요. 뭘해도 부족함이 있다면 최소한 재미있고자 노력하자! 이런 거지요.

앞서 말했듯이, 이는 과거에 사랑했던 이의 습관이에요. 담배를 가끔씩 피는 것도,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팡머처럼 구는 것도 지나간 감정에서 비롯되어 스스로에게 기입시킨 습관이여요. 이건 여러 사람에게서 보고 받아들인 것이고요.

사회적 삶에서 무엇을 해도 어폐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 적어도 조각이나마 내가 사랑했던 이들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소망을 해요. '진정한 자기'라는 것이 어디 있겠어요? 내가 타고난 무언가가 확고하더라도, 그대로만 가기는 짜증나는 게 사람 아니겠습니까. 청개구리처럼 가려면 무엇을 담아야할까. 이제는 회한이 없더라도 애정의 조각들을 담고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요.




16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91 일상/생각군대 친구 이야기 2 化神 20/02/15 4721 12
10283 일상/생각소개팅 14 Crimson 20/02/13 4479 2
10282 일상/생각갤럭시 폴드 구매 후 망가졌습니다. 16 copin 20/02/12 5143 1
10278 일상/생각다른 세계의 내가 준 깨달음 2 사이시옷 20/02/10 4472 10
10276 일상/생각문득 보고 싶은 친구 녀석 3 swear 20/02/09 4438 6
10267 일상/생각아들놈이 대학병원에서 ADHD 판정을 받았습니다 59 아나키 20/02/06 6230 134
10266 일상/생각사회주의 대 반사회주의 8 necessary evil 20/02/06 4585 28
10264 일상/생각잃어버린 ■■를 찾아서...! 13 카야 20/02/05 5191 7
10260 일상/생각처음 느낀 늙음 3 행복한사람 20/02/03 4587 19
10259 일상/생각40대 이후의 삶에 대해. 15 nothing 20/02/03 5475 2
10255 일상/생각동기 영양제를 뺏어먹고 있는데. 3 홍차보이 20/02/02 4741 3
10250 일상/생각씁쓸함과 다짐 4 셀레네 20/02/01 5424 4
10238 일상/생각아 정말 퇴사는 어려운거구나!! 24 그럼에도불구하고 20/01/29 5635 46
10237 일상/생각엄마 덴마크가 나 놀렸어요 ㅜㅠ 67 구밀복검 20/01/29 17077 115
10235 일상/생각[단상] 인격자의 길은 멀다. 6 세인트 20/01/29 5609 9
10233 일상/생각죽음이란 쉬운 길을 앞에 두고 나는 혐오스런 마츠코처럼 걸을 수 있을까? 2 necessary evil 20/01/29 4709 5
10226 일상/생각딸 자랑할 겁니다. 5 집에가고파요 20/01/26 5286 14
10223 일상/생각중학생때 썼던 소논문을 지금 보니 너무 웃깁니다. 15 경제학도123 20/01/26 5124 1
10220 일상/생각세무서 부가세 신고창구 이야기 2 Soul-G 20/01/25 4420 7
10218 일상/생각멘탈이 탈탈 털린 개인카페 리모델링 후기 42 swear 20/01/23 5743 24
10209 일상/생각거시적 시각이란 무엇인가 necessary evil 20/01/21 5657 8
10208 일상/생각좋아하는 사람이 연인이 있대요 7 loremipsum 20/01/21 4312 0
10205 일상/생각설 연휴, <우리술 대난투> 10 작고 둥근 좋은 날 20/01/20 5556 9
10196 일상/생각선물 1 16 호라타래 20/01/18 4171 16
10183 일상/생각라멘을 쫓는 모험 10 사조참치 20/01/15 5033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