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1/23 18:10:35
Name   오구
Subject   탐라에 적으려고 했으나 티타임으로 쫓겨난 이야기 1
제 기간제 베프 중 한 분인 심리상담쌤께서 박장대소하신 썰이 있어 홍차넷에 썰 풀어보읍니다.
때는 지난주 화요일 오전이었읍니다. 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과학실험준비를 끝마친 뒤 학습자료실 안에 넘쳐나는 교구, 교재들이랑 씨름하고 있었읍니다.

그런데 아뿔싸, 담임선생님 중 수업자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신 분이 계신 것 같읍니다. 당장 다음 수업시간에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가려고 학생들이 두다다다 복도런하는 소리가 들렸읍니다.

----------------------------------------------------------------------------------이하 대화--------------------------------------------------------------------------------
학생 일동 : 똑똑똑!(문 두드리는 소리)
나 : 네. 들어오세요.
학생 일동 : 준비물 선생님!!!!!!!!! 저희!!!!!!! 붓 필요해요!!!!!!! 벼루 필요해요!!!!!!! 먹물 필요해요!!!!!!!
나 : 잠깐만 기다려요!
학생 일동 : 네!!!!!!!!!!!!!!!!

저 또한 학생들처럼 다급한 마음으로 준비물을 미친듯이 찾았읍니다. 평소에 그렇게 잘 보이던 붓이 그때는 왜 그렇게 안 보이던지요. 그러나 10분여가 지나자 제 시야도 트여졌고, 학생들에게 준비물을 마련해줄 수 있었읍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학생들이 있는힘껏 복도런하느라 체력이 다 탕진된 것이었읍니다. 학생들은 자료실 한 켠에 주저앉아 버렸읍니다.........

저는 잠시 고민했읍니다.
담임선생님께 다른 학생을 보내라고 연락할까?
이 학생들에게 간식을 줘서 에너지 보충을 해준 후 교실로 보낼까?
아니면 아예 내가 다 가져갈까?

그러다 하나의 생각이 퍼뜩 스쳤고 저는 곧 실행했읍니다.

“학생들 중에 누가 제일 힘쎄?“

아아, 그렇읍니다. 저는 하지 말아야 될 말을 해버리고 만 것이읍니다.....
자료실 한켠에 주저앉아있던 학생들 일동은 곧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고 저요저요 하면서 모두가 손을 들었읍니다.
저는 또 고민했읍니다. 그리고 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실행했읍니다.....

“C, 너는 남자니까 니가 들고가고 B가 종이에 적어요. 그리고 A 너는 문 열어줘요.“
----------------------------------------------------------------------------------대화 종료--------------------------------------------------------------------------------
학생들은 언제 지쳤냐는듯이 제 지시에 착착 따라줬고 그 반은 무사히 서예수업을 할 수 있었다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였읍니다.

근데 이게 뭐가 웃겨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14 7
    15063 일상/생각탐라에 적으려고 했으나 티타임으로 쫓겨난 이야기 1 4 + 오구 24/11/23 231 0
    15062 오프모임29일 서울 점심 먹읍시다(마감) 12 + 나단 24/11/22 521 4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김치찌개 24/11/22 115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113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90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63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628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52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5 알료사 24/11/20 3470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63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702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76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512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71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52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28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904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829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17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11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70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68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97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3 dolmusa 24/11/13 771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