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11/30 23:43:41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뚜벅이투자 이야기
뚜벅이투자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2009년에 설립된 곳이고 올해로 제 17기 결산까지 마쳤습니다. 제 15기(2022.06~2023.06)부터는 DART에 결산공시가 올라오고 있으므로 세상 사람들 누구나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dart.fss.or.kr/

뚜벅이투자는 올해 6월 결산 기준으로 자산 1716억, 부채 686억, 자본총계 1030억짜리 회사입니다. 이번 회기에 무려 7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어지간한 상장사 뺨치는 실적이죠. 그런데 이 법인의 임직원은 1인입니다. 대주주 강영만씨가 이 회사를 100% 소유한 유일한 주주이자 회사의 유일한 직원입니다.

강영만씨는 2009년에 9.9억원의 자본금으로 뚜벅이투자를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자본금이 9.9억인 것으로 보아 그간 증자 한 번 없이 그대로 쭉 굴려온 모양입니다.

투자전략? 아마도 분명히 금융업종 우선주 등에 집중 투자한 후, 해당 주식을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내어주고 빌린 돈으로 다시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를 썼을 겁니다. 15기부터 17기까지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윗 짤은 2024년 6월 기준 해당 법인이 보유중인 주식의 내역입니다. 25년 6월 기준 포트폴리오는 비공개처리되어있어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작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백억어치 부채는 거의 모두 주식담보대출금액입니다.



주식담보대출 이자는 수취하는 배당금으로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법인이 배당금을 받을 때는 배당세 15.4%를 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적극 활용한 것입니다. 1년간 69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고 22억을 담보대출 이자로 지출했네요.


아울러 법인세 역시 이연함으로써 재투자 재원으로 사용한 듯합니다. 139억원의 이연법인세가 부채로 잡혀있습니다. 작년엔 21억밖에 안 됐는데 올해 금융주 떡상으로 순이익이 크게 잡히면서 이연법인세도 크게 늘어난 모양입니다.



이렇게 매우 재미없는 금융주, 그것도 우선주들만 가지고 16년을 굴린 결과 9.9억원짜리 회사가 1천억짜리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게 올 6월 기준인데, 지금은 아마 자본총계 1200억~1300억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인을 세웠으니 아마도 자기 생활비 일부를 법인의 비용으로 처리했겠지요? 법인 소유로 자동차도 뽑고? 1천억 부자가 되었으니 선상마약파티를 벌이고 람보르기니 에르메스 대잔치를 벌이지 않았을까요?



건물관리비 863만원은 아마도 해당 법인의 본점인 해운대구 모 아파트의 관리비인 것으로 보입니다. 매달 관리비로 70만원쯤 낼 만한 아파트에 사시는 모양입니다. 도서인쇄비 200만원은 책값일 거고, 차량유지비 126만원은... 기름값쯤 되겠네요. 통신비 61만원인 걸 보니 매달 5만원정도 핸드폰 요금으로 나가나봅니다. 사치스럽군요. 복리후생비 1800만원은 아마 식비 등 생활비인 듯합니다. 탕비실(=자기집 냉장고) 채워넣는데 매달 150만원쯤 사용하신 듯.

접대비 724만원은 외식하고 법카 긁으신 모양인데, 외식하고 카페가는데만 매달 60만원이나 쓰다니... 역시 천억부자. 사치스러운 듯. 여비교통비 374만원도 호사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5박6일 해외여행 한 번 정도 갔다오신 듯.

급여는 1.2억을 받으셨습니다. 유일한 직원이 혼자 영업이익 789억을 찍은 건 대견하지만 그렇다고 연봉을 1.2억이나 주다니, 사장님 아주 대범하시네요.

지급수수료 1억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감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회계법인에게 지급한 돈인 것 같습니다.

참... ㅋㅋㅋㅋㅋ 검소합니다. 할 말이 없네요.




요약하겠습니다.

1. 비과세 배당 & 법인세 이연은 신임. 스노우볼이 이렇게 무서움.

2. 큰 돈 버는 사람은 돈 버는 거에 관심 있지 쓰는 거에는 관심이 없음. 버는 게 이렇게 재밌는데 아깝게 왜 씀? 아껴서 더 굴리면 더 재밌는데?

3. 비트코인 엔비디아 팔란티어 이런 게 아님. 그냥 지독하게 재미없고 지루한 우선주 배당금 재투자 전략만으로도 100배거 치고도 남음.

-끗-



1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151 역사똥과 군인과의 가깝고도 먼 관계 4 트린 20/11/19 4833 2
    15692 일상/생각똥글 14 kaestro 25/08/28 1491 12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22 기아트윈스 25/11/30 1679 14
    12017 문화/예술뜨개질을 시작해보자! 8 고기찐빵 21/08/26 6631 6
    11435 음악뜨거운 노래(M/V) 6 바나나코우 21/02/20 4489 3
    690 기타뜨거운 여름을 잊게 해줄 장기 묘수풀이 (댓글에 해답있음) 33 위솝 15/07/31 6498 0
    10113 음악뜨끈한 목욕물, 집을 향해 ('반지의 제왕'에서) 8 바나나코우 19/12/24 6215 7
    3769 음악뜨또가 노래는 참 잘해요 31 elanor 16/09/24 7054 0
    3419 일상/생각뜬금없는 예전 이야기. 25 세인트 16/08/01 5044 1
    13575 정치뜬금없이 떠오르는 코로나 사태 당시 느낀 불편함 7 OneV 23/02/16 3541 1
    14863 일상/생각뜬금없이 떠오른 결혼에 대한 멘트입니다. 3 큐리스 24/08/23 2547 0
    3047 게임뜻밖의 포르투갈 6 기아트윈스 16/06/16 4442 4
    12352 일상/생각뜻하지 않게 다가온 자가검열시대 6 sisyphus 21/12/15 5661 1
    4537 영화라 라 랜드, 꿈과 사랑의 대립 (스포) 18 Lionel Messi 17/01/04 5894 4
    4183 음악라디오에서 들으면 반가운 노래 7 민달팽이 16/11/18 4441 4
    4623 일상/생각라라랜드와 내 연애 8 하얀 17/01/15 4595 3
    10183 일상/생각라멘을 쫓는 모험 10 사조참치 20/01/15 6480 11
    11878 요리/음식라멘이 사실은 일본에서 온 음식이거든요 41 철든 피터팬 21/07/13 7335 31
    1376 요리/음식라면 41 헬리제의우울 15/10/29 12099 25
    7476 일상/생각라면만 먹으면 건강에 얼마나 나쁠까요? 21 덕후나이트 18/05/03 13705 0
    10181 일상/생각라스베가스 월마트에서 건진 대박템 12 집에가고파요 20/01/14 6802 1
    4663 영화라스트 나잇 크리스마스 (1978) 8 은머리 17/01/20 5001 1
    12274 영화라스트 듀얼- 영감님, 요새 그런 거 볼만큼 다 봤어요(스포O) 1 당근매니아 21/11/14 5158 2
    11192 게임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되었네요. 13 치리아 20/12/03 5239 0
    10701 게임라오어2 얘기 해보죠(하드 스포) 37 Messi 20/06/20 7434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