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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2/24 19:16:40
Name   삼공파일
Subject   <크리스마스 기념> 알기 쉬운 종교와 사회 이야기
종교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역사적으로는 청동기 시대에 부족 문화가 발달하면서 종교가 발생했다고 본다. 부족을 이끄는 지도자는 종교 의식을 관할하는 제사장이었고, 청동기 사회의 이러한 특징을 제정일치라고 한다. 종교는 인류 문화의 정치/사회적 기반일 뿐만 아니라 과학적 탐구의 출발이기도 했다. 단순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기상 현상이나 자연 재해를 신의 분노한 결과로 생각하는 등, 종교를 통해 인과 관계를 구명하고 합리적인 설명을 하고자 했고 지식이 형성되었다.

이렇듯 종교는 문명의 출발과 함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인류를 지배해왔다. 그러나 갈릴레이와 뉴턴에 의해 과학 혁명이 일어나고 르네상스 문화가 도래한 이후에, 계몽주의자들의 운동으로 종교는 이성에 대비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연 현상은 신의 분노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었고, 정치는 신을 대행하는 일이 아니라 법과 권리라는 새로운 개념의 체계가 되었다. 중세가 끝나고 근대 사회로 넘어가면서, 종교는 더이상 정치와 과학의 영역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세계의 일부에서 퇴행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적어도 종교가 이들 영역에 간섭하는 사회를 우리는 "전근대적"이라고 칭하며 야만스럽다고 인식한다.)

한동안 현대의 여러 현상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에서 종교는 고의적으로 배척당해 왔지만, 최근 들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다시금 인정하기 시작했다. 1950년 이후 반세기 가량 이념이 세계가 돌아가는 근본 원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념의 껍데기가 벗겨지고 나자 인간의 본성에 종교적인 무엇인가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것으로 세계가 나뉘어져 있음이 드러났다. 종교는 더이상 사회학적 체계의 지배 원리는 아니지만 문화적 형태로 인간의 안과 밖을 점령하고 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는 근대적 당위성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영향력을 인정해야 좀 더 많은 것들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를 형식적인 측면에서 몰아 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문화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종교가 도덕적이며 윤리적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이라는 뜻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고, 윤리적이라 함은 행동 양식의 규율이 된다는 것이다. (선한 것은 권장되고 악한 것은 금지되기 때문에 도덕과 윤리는 상호적이다.) 종교가 형성한 도덕/윤리는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원시적이고 근본적인 원리로 시작되었지만, 의식과 무의식에 뿌리를 내리면서 문화의 기초가 되었다. 물론 도덕/윤리에서도 정치나 과학과 마찬가지로 학문적이고 형식적인 측면에서 종교의 필요성은 사실상 제거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종교를 직관적으로 도덕/윤리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도덕/윤리를 종교적으로 받아들이며 사회에 따라 독특하게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동양과 서양은 유교와 기독교 문화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양은 선악 원리를 역사로 설명했다. 나의 행동은 기록되어 역사에 의해 평가 받는다. 때문에 나는 선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기록과 평가라는 측면에서 동양에서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 해석에 더 초점을 두어 (서양 철학의 관점에서 모호한) 조화를 강조하는 사상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 서양에서는 천국과 지옥의 사후 세계가 심판의 장이 된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면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은 죄를 지었으며 심판의 날을 기다려야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모두 구원 받게 되었으므로 그를 믿어야 하는 것이다. 동서양의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각자 문화권에서도 보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주류에 대한 개괄이다. 이러한 종교적 문화권은 인간의 역사성과 서사 구조는 뼈대이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설명할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가져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독교적인) 도덕/윤리가 형성되기 이전의 인간 정신을 설명할 수 있는 서사 구조를 찾아내어 도달한 것이다.

종교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사회학을 창시한 막스 베버로부터 출발했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저작에서 서양에 자본주의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문화적 토양에서 찾고 그 문화적 토양이 기독교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했다. 베버와 다소 대척점에 놓을 수 있는, 칼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중국의 예를 들어 자본주의와 다른 "아시아적 생산 양식"이라는 모델을 제안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베버는 서구 중심주의적이며 마르크스는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이라는 비슷한 맥락에 한계를 갖는다고 비판할 수 있다. 다만, 사회학적 이론으로서 종교와 문화적 해석의 틀은 베버의 것만 살아남아서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국제 정세를 해석할 때, 긴박하게 돌아가는 힘의 논리 이면에 인간 본성에 뿌리 내려 버린 종교적 문화권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정하는 주장은 거의 없고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냉전이 끝나고 미국이 주도한 두 번의 전쟁 사이, 즉 걸프전 이후 이라크 전쟁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주목 받지 못한 논리였다. "인도주의적 제국주의"를 둘러싼 현실과 이론의 다각적 측면의 비판이 중요한 어젠다가 되었고 좌파적 역사주의가 사회학의 주류였다. 논리 실증주의와 과학주의의 계보에서도 언어학의 촘스키를 대표로 비판적인 미디어 이론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발표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국가의 완성 형태로 보고 문화권에 따라 그 발전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에서 나온 주장을 토대로 한 것이다.

특별한 위화감 없이 크리스마스를 대중적인 명절로 즐기고 있듯이, 한국 문화권의 토양과 이질적이지만 기독교 문화는 대중 문화의 서사로, 대중 종교의 교회로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동아시아 3국과 미국 간의 국제 정세와 동아시아 3국이 크리스마스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친숙하고 재미있을 것이다. 현실의 힘이 변하니 이를 설명하는 논리의 관점이 따라 변하고, 이제 다시금 크리스마스 트리가 무엇을 상징하는 토템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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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넷의 평균적인 지적 수준에 비춰봤을 때 초등학생 학습 만화 정도의 내용이지만... 시간 때울 게 없어서 혼자 끄적이다가 써봤습니다.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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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 크리스마스!
  • 크리스마스엔 추천!!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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