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4/13 02:54:48
Name   커피최고
Subject   내가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어제가 다크소울3라는 게임이 한국에 발매한 날입니다. 그래서 기쁘게 즐기다가 주변의 비디오게이머들께서 SNS에 이 게임에 대한 짤막한 소감을 올리시길래 저도 감성에 젖어 SNS에 작성한 글입니다. 그래서 말투가 좀 그렇습니다만... 그 점 양해 부탁드려요.
---
<내가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최근의 비디오게이머라면 프롬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다크소울 시리즈와 블러드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품성은 차치하고, 지속적인 상업적 실패작만을 개발하던 프롬소프트웨어는 이 게임들을 통해 상업적인 대성공을 거두었다.

왜?

나는 이 게임의 성공 요인은 게이머라는 인간유형이 향유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은 바로 "노력과 승리, 그리고 쾌감" , 이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스마트기기가 일상생활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안그래도 커져가던 휴대용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대폭발'하였고, 동시에 진입장벽도 낮아지면서 게임은 지극히 단순해져갔다. 왜냐하면 이제 주된 고객층은 더 이상 게임 매니아들이 아니라, '라이트 게이머'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부터 게임의 본질을 게임회사들이 망각하기 시작한다. 게이머들은 더 이상 스테이지와 보스를 클리어하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 많은 돈을 내어 아이템을 구매하면 된다. 그렇게 얻어낸 승리는 당장의 쾌감을 불러오지만, 이내 그 기쁨에도 둔감해진다. 질리는 것이다.

휴대용 게임은 물론이거니와, 메인 비디오 게임 시장도 한동안은 마찬가지여서 게임회사들은 DLC(다운로드 콘텐츠)라는 걸 팔기 시작하였다. 하나의 온전한 '작품'으로서 출시되어야 할 게임이, 분열된 개별 '상품'으로 변질된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평생 매니아만을 위한 게임을 만들던 회사가 역작 시리즈를 만들어내었다. 데몬즈소울-다크소울-블러드본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의 등장이다.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딥다크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 난이도는 게이머의 노력으로만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 극한 뒤에 오는 쾌감이 소위 말하는 '인간찬가'적인 느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게임의 본질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게이머들과 게임업계의 반향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나의 과한 평가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시리즈의 등장으로 인해 게임계의 판도가 다시금 게임의 본질을 주목하는 방향으로 뒤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가 비디오게임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속도를 보이는 것과 그 과정에서 함께 하고 있는 양질의 게임 소프트웨어들은 그 장르와 추구하는 재미가 다를지언정, 프롬소프트웨어의 정신과 함께 하고 있다.

내 플레이 영상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불'은 매우 상징적인 소재로서 여행 도중의 휴식처이자, 모험의 재시작점이기도하다. 나는 프롬소프트웨어가 바로 게임계의 '불'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세상은 덕후가 바꾸기 마련이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51 IT/컴퓨터데스크톱에서 여자친구 사진을 개선하는 신경망 5 April_fool 16/03/22 7316 1
    3005 영화정글 북(2016)을 보고 - (스포 일부) 2 2Novation 16/06/12 4784 1
    2457 정치“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수권정당으로서 정권을 지향한다고 할 것 같으면 기본적으로 국민 정체성에 당이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14 Beer Inside 16/03/23 5182 1
    2483 음악[음악소개] 잠이 안와서 소개하는 인디 뮤지션의 노래 12 *alchemist* 16/03/28 7258 1
    2485 일상/생각[조각글 20주차] 너무 위대한 먼지 1 nickyo 16/03/28 4397 1
    2490 영화9.11테러, 히어로 무비 그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16 마스터충달 16/03/29 5637 1
    5507 창작[소설] 여름이 오기 전 11 열대어 17/04/24 4620 1
    2934 정치우린 세월호 선장이 아니다 11 Toby 16/06/01 4460 1
    2539 일상/생각일기 4회차. 4 프렉 16/04/04 4550 1
    2549 정치[총선 사이트 소개] 더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3 기아트윈스 16/04/05 5484 1
    2554 창작[21주차] 4월 1일~ 4월 5일 일기 14 얼그레이 16/04/05 4285 1
    2995 일상/생각정합게임이라는 달콤한 제안 16 김덕배 16/06/11 6186 1
    2562 일상/생각일기 6회차. 4 프렉 16/04/07 5170 1
    2565 일상/생각불면증 4 nickyo 16/04/07 3900 1
    2573 철학/종교종교, 도덕적 결벽증의 저항 2 커피최고 16/04/08 6591 1
    2577 기타부동산 시리즈.jpg 2 김치찌개 16/04/08 4368 1
    2582 일상/생각장학금 매칭... 33 새의선물 16/04/09 4759 1
    2583 기타내가 선거제도를 뜯어 고친다면 5 엠피리컬 16/04/09 5232 1
    2584 기타집 없는 컴퓨터 9 성의준 16/04/09 5040 1
    2591 방송/연예k팝스타5 끝 5 헬리제의우울 16/04/11 5207 1
    2601 문화/예술내가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6 커피최고 16/04/13 8277 1
    2602 음악독일 언론 긁어오기 - 통영 국제 음악제(스압) 1. 4 표절작곡가 16/04/13 6534 1
    2603 일상/생각아침에 갔다오니 사람도 적고 좋네요. 15 에밀리 16/04/13 4892 1
    2607 육아/가정차가 생겼습니다. 12 Toby 16/04/13 6476 1
    2606 기타강원도 겉핥기 9 김덕배 16/04/13 5207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