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13 11:58:18
Name   Darwin4078
File #1   크레머_드바르그.jpg (55.9 KB), Download : 18
Subject   기돈 크레머 & 뤼카 드바르그 리사이틀 보고 왔습니다.



크레머야 이미 하이페츠 다음 세대급에서 이작 펄만과 더불어 레전드급 반열에 오른 양반이라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분이고...
드바르그는 작년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4위를 했지만, 1,2,3위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던 피아니스트였습니다. 늦은 나이인 11살때 독학으로 피아노를 시작했다가 개인사정(록밴드를 했대나 어쨌대나...)으로 쉬다가 20살때 다시 피아노를 시작해서 4년간의 연습 후에 차이코프스키 콩쿨 4위에 오른 천재 피아니스트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은...

1부 : 바이올린, 피아노 독주

바인베르그 -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3번, 작품 126
라벨 - 밤의 가스파르

-intermission-

2부 : 협연

쇼스타코비치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장조, 작품134
라벨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장조


어제 6월 12일 pm 5:00에 시작했었고, 정각에 크레머가 바이올린 들고 입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레머를 좋아하는 이유가 현대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레퍼토리에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바인베르그 소나타를 택한 것도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장의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머... 사실 몇번 삑사리가 나기도 했지만...ㅋㅋ 바이올린 연주라는게 원래 그런 거라서 크게 문제될 것도 없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바이올린 소리 하나로 장악하는 모습은 역시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천재인데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주자가 크레머인거 같습니다.

드바르그... 테크닉도 장난없고 굉장하더군요. ㅎㄷㄷ 밤의 가스파르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연주곡이고 특히 마지막 스카르보는 난해하게 느껴지던데 뭐 이게 어렵냐는 식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괴물은 괴물이구나 싶었습니다.

협연도 좋더군요. 크레머가 만 69세, 드바르그는 만 25세... 할아버지, 손자뻘 나이차이인데 서로 연주를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쇼스타코비치 소나타 연주할때 드바르그가 크레머의 연주를 유심히 살피면서 피아노 연주를 이어가는 모습이 훈훈하더군요. ㅎㅎ 라벨에서는 그냥 두사람이 계속 달리는 느낌이었고, 마지막 3악장 후반부에서에서 꽝 하면서 두사람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마무리로 레퍼토리를 끝냈습니다.

앵콜곡은 세자르 프랑크 소나타였던거 같던데... 확실하지는 않고, 레퍼토리 연주와는 좀 다르게 각자의 테크닉과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는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공연장에서는 본 레퍼토리보다 앵콜곡 호응이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연주 끝나고 30분간 사인회가 있었는데, 이미 줄이 1시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사진만 몇장 찍어봤습니다.







흔치않은 크레머의 독주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드바르그라는 신인 피아니스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아깝지 않은 연주회였습니다.


ps. 문화생활은 역시 서울 아니면 힘들다는걸 느꼈습니다. 이거 하나 보려고 일요일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다 되더군요. ;; 초등학생을 낀 4인가족이 다녀오기엔 넘나 힘든 스케줄인것...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025 생활체육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2300 31
    4014 일상/생각기관실에서 보는 풍경에 대해 생각하다 YORDLE ONE 16/10/26 4575 0
    7060 IT/컴퓨터기다리던 라이젠 모바일(레이븐릿지)가 달린 노트북이 한국 정발되었습니다~ 6 보리건빵 18/02/06 7346 0
    3120 기타기다림 4 새의선물 16/06/25 3940 1
    10477 창작기대 속에 태어나 기대 속에 살다가 기대 속에 가다 3 LemonTree 20/04/09 5073 10
    5726 영화기대가 없어도 실망이 크다. 대립군 후기 6 익금산입 17/06/01 4788 0
    13952 철학/종교기독교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8 컴퓨터청년 23/06/05 3862 0
    5570 철학/종교기독자유당 범기독교계 홍준표 지지 선언에 대한 생각 9 Toby 17/05/04 5527 6
    3012 문화/예술기돈 크레머 & 뤼카 드바르그 리사이틀 보고 왔습니다. 5 Darwin4078 16/06/13 5669 0
    7328 일상/생각기득권의 권력 유지를 저항하려면... 6 풀잎 18/04/04 5230 8
    788 IT/컴퓨터기록의 디지털화를 위해 해왔던 노력 사용기... 10 damianhwang 15/08/13 12688 0
    12939 일상/생각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욕망... (1) 22 *alchemist* 22/06/22 4852 16
    13030 일상/생각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욕망… (2) 30 *alchemist* 22/07/27 5580 11
    12282 일상/생각기면증 환자로 살아남기 - 1 4 BriskDay 21/11/18 5545 19
    3569 의료/건강기면증과 Modafinil ( 왜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까?) 3 모모스 16/08/24 6136 0
    10502 기타기부이벤트 총선 스코어 맞추기 결과 발표. 21 Schweigen 20/04/16 4613 33
    15331 일상/생각기분 좋은 하루를 기록하기 3 골든햄스 25/03/22 1803 11
    3185 의료/건강기분을 먹고 사는 어떤 장내세균 23 눈부심 16/07/04 5359 2
    1772 창작기사님, 북창동이요 1 王天君 15/12/15 6994 0
    1183 기타기생충 이야기 7 모모스 15/10/06 11063 2
    188 기타기생충 한마리에 숨겨져 있던 인류이야기 5 개평3냥 15/06/03 13596 0
    1175 과학/기술기생충에 대한 또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8 모모스 15/10/05 11991 0
    1343 기타기수열외... 현실은 픽션보다 더 끔찍하다. 67 블랙이글 15/10/26 13393 0
    2291 일상/생각기숙사령부 이야기 1 No.42 16/02/25 5275 2
    15512 경제기술이 욕망을 초과한 시대, 소비는 왜 멈추는가 11 사슴도치 25/06/11 1925 3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