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25 10:39:02
Name   새의선물
Subject   기다림
https://redtea.kr/pb/pb.php?id=fun&no=12793

유머게시판에 올라온 글인데 보면서 롤랑 바르트의 글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한글 번역본이 집에 있을텐데, 아무리 뒤져도 안보여서 결국 영어로 된걸 찾았습니다. 아래는 그의 글중 <기다림(attente / waiting)>라는 소제목아래 쓰여진 글의 일부분입니다.

5. "Am I in love? -Yes, since I'm waiting." The other never waits. Sometimes I want to play the part of the one who doesn't wait; I try to busy myself elsewhere, to arrive late; but I always lose at this game: whatever I do, I find myself there, with nothing to do, punctual, even ahead of time. The lover's fatal identity is precisely: I am the one who waits.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중에서

5. "나는 사랑하고 있는가? - 물론이지. 왜냐면 나는 기다리고 있거든." 다른 쪽은 결코 기다리지를 않아. 때때로 나는 기다리지 않는 역할을 하고 싶어해: 뭔가로 바쁘려고 해보고, 약속에 늦으려고 해보고; 그러나 항상 이 게임에서 지는것은 나야; 내가 무엇을 하던간에. 나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않으면서 약속장소에 있는것을 발견해,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고, 아니 약속 시간보다 일찍도착하기도 해. 사랑하는 사람의 치명적인 운명은 명확해: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것이야.

흥미롭게도 롤랑 바르트는 위의 저 글 다음에 위에 유머게시판 링크에 올라온 공주가 기다리는 이야기의 스토리만을 다음 문단에 간략하게 써 두었습니다.

6. A mandarin fell in love with a courtesan. "I shall be yours, " she told him, "when you have spent a hundred nights waiting for me, sitting on a stool, in my garden, beneath my window." But on the ninety-ninth night, the mandarin stood up, put his stool under his arm, and went away.

----

기다림의 끝이 사랑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025 생활체육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2300 31
    4014 일상/생각기관실에서 보는 풍경에 대해 생각하다 YORDLE ONE 16/10/26 4575 0
    7060 IT/컴퓨터기다리던 라이젠 모바일(레이븐릿지)가 달린 노트북이 한국 정발되었습니다~ 6 보리건빵 18/02/06 7346 0
    3120 기타기다림 4 새의선물 16/06/25 3940 1
    10477 창작기대 속에 태어나 기대 속에 살다가 기대 속에 가다 3 LemonTree 20/04/09 5073 10
    5726 영화기대가 없어도 실망이 크다. 대립군 후기 6 익금산입 17/06/01 4788 0
    13952 철학/종교기독교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8 컴퓨터청년 23/06/05 3862 0
    5570 철학/종교기독자유당 범기독교계 홍준표 지지 선언에 대한 생각 9 Toby 17/05/04 5527 6
    3012 문화/예술기돈 크레머 & 뤼카 드바르그 리사이틀 보고 왔습니다. 5 Darwin4078 16/06/13 5670 0
    7328 일상/생각기득권의 권력 유지를 저항하려면... 6 풀잎 18/04/04 5230 8
    788 IT/컴퓨터기록의 디지털화를 위해 해왔던 노력 사용기... 10 damianhwang 15/08/13 12688 0
    12939 일상/생각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욕망... (1) 22 *alchemist* 22/06/22 4852 16
    13030 일상/생각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욕망… (2) 30 *alchemist* 22/07/27 5581 11
    12282 일상/생각기면증 환자로 살아남기 - 1 4 BriskDay 21/11/18 5545 19
    3569 의료/건강기면증과 Modafinil ( 왜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까?) 3 모모스 16/08/24 6136 0
    10502 기타기부이벤트 총선 스코어 맞추기 결과 발표. 21 Schweigen 20/04/16 4614 33
    15331 일상/생각기분 좋은 하루를 기록하기 3 골든햄스 25/03/22 1803 11
    3185 의료/건강기분을 먹고 사는 어떤 장내세균 23 눈부심 16/07/04 5359 2
    1772 창작기사님, 북창동이요 1 王天君 15/12/15 6994 0
    1183 기타기생충 이야기 7 모모스 15/10/06 11064 2
    188 기타기생충 한마리에 숨겨져 있던 인류이야기 5 개평3냥 15/06/03 13596 0
    1175 과학/기술기생충에 대한 또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8 모모스 15/10/05 11991 0
    1343 기타기수열외... 현실은 픽션보다 더 끔찍하다. 67 블랙이글 15/10/26 13393 0
    2291 일상/생각기숙사령부 이야기 1 No.42 16/02/25 5275 2
    15512 경제기술이 욕망을 초과한 시대, 소비는 왜 멈추는가 11 사슴도치 25/06/11 1925 3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