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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20 12:55:11
Name   팟저
Subject   토드 헤인즈가 십년만 참았어도...


십년 전 토드 헤인즈는 I'm not there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밥 딜런에 관한 전기 영화죠. 일반적인 전기물과 달리 인물이 지닌 다층적인 면모를 일곱 개의 인격으로 나누어 표현합니다. 서로 다른 일곱 배우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서로 다른 밥 딜런의 일화들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묘사하는데요. 도리어 그래서 밥 딜런을 모르는 사람도 즐길 여지가 있지요. 밥 딜런을 아는 관객이라면 제작진이 넣은 코드들과 그것이 배치된 맥락간 함의를, 잘 모르는 이라면 누군가를 규정한다는 그 터무니없음에 대한 야망찬 연출을 음미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를 보기 전까지 밥 딜런을 비틀즈로 알고 있던 제 친구도 썩 재밌게 봤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적당적당히 김지하, 황석영, 오대수, 김민기, 정태춘, 김광석 등을 대입했다더군요.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이런저런 난리를 보...는 걸 넘어 치고 있자니 자연 이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참, 밥 딜런이란 소재로 보나 일개인의 다면성이란 주제로 보나 잔재미로 뿌린 코드들로 보나(당장 밥 딜런의 일곱 인격 중 하나의 이름이 랭보던가요) 이만치 적절할 수 없습니다. 감독이 딱 십년만 참고 영화를 만들었다면 더 재밌는 구경했을텐데요. 물론 저는 개봉 당시 보고서 '재미는 있는데 좀 빤한 얘기를 너무 가오잡고 하네'라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네, 저도 십년 후를 몰랐죠.

아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 중 Goin' to Acapulc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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