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1/05 13:14:37
Name   tannenbaum
Subject   친구놈이 헬로윈 파티 사진을 보내왔다.
한참 수업중이던 조금 전 카톡이 미친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카톡 카톡 카카카카카카톡.

학생들은 웅성웅성 누구야 누구야 어떤 똥매너야

내폰이었다. 깜박하고 알람을 끄지 않았나보다. 재빨리 전원을 끄고 내꺼 아닌척 수업을 계속했다.

수업을 마치고 열어보니....

헬로윈 파티 때 사진들이었다. 다들 어디서 구했는지 별 희안한 가면과 분장들이었다. 보아 하니 다들 술 취해서 이태원 길거리를 폭주하고 다닌 모양....

꽤 비싸보이는 코스튬들인데 얼마나 하려나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돈이면 소고기나 한근 사먹겠구만...

다들 기운도 좋네.. 그려. 게이들이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이 동생은 왜 아가씨랑 키스를 하고 있는겨. 희안한 놈일세....

얼래? 이놈은 왜 저 외국인 처자들이랑 부비부비를 하고 있나?

야 넌 살 좀 빼라. 0.1톤 넘는 블랙위도가 말이 되냐? 양심 없는 놈.

다들 얼굴 본지 몇년 되어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다.... 낯익은 초록괴물이 보였다.

단체로 어울려 찍은 사진이었지만 한눈에 들어왔다. 초록괴물...

전 애인이었다. 여전히 근육빵빵 잘생겼네. 너도 나이를 먹기는 먹는구나... 조금 늙었네...

내가 이곳으로 이사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그 초록괴물 때문이었다.

몇년간 동거하며 사귀던 그 초록괴물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이별을 고했다.

그와 살던 집에서 있기가 싫었다. 한걸음만 걸어도 초록괴물의 흔적이 보였다. 고개만 돌려도... 숨만 쉬어도...

때마침 다른 일을 시작했기에 망설이지 않고 집을 팔고 이사를 했다...

뭐... 팔고나서 1억이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참을 머리를 쥐어 뜯기는 했지만... 다 너 때문이야 초록괴물아!!

사진들 뒤로 톡이 있었다.

아무개형이 머시기호텔 파티룸을 잡았고 거시기동생이 겁나 비싼 샴페인 한박스를 가져왔고 머시기가 출장뷔페를 쐈고.... 아주 찢어지게 재미 있었다고...그러니깐 콕 쳐박혀 있지만 말고 내년에는 나도 나오라고 했다.

참 좋은 친구다.

이렇게 챙겨주고...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거 같네...

즈어어어엉말~ 고맙다. 이 개시키야!!!





3
  • 무슨 공부하세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839 방송/연예퍼포먼스의 차이와 성적의 차이, 그 간극. 22 레지엔 17/12/28 5368 3
6787 영화스포)이번 라스트 제다이와 관련된 논쟁에 대해서 5 위즈 17/12/19 5371 3
6780 영화"체리 맛을 포기하고 싶어요?" 3 그리부예 17/12/18 5776 3
6775 스포츠잘생긴 축구 선수들을 알아보자. 8 Bergy10 17/12/17 13117 3
6773 일상/생각벌교댁과 말똥이. 7 tannenbaum 17/12/17 4342 3
6770 도서/문학<나쁜 친구>에 대한 좋은 얘기 3 mmOmm 17/12/15 5608 3
6753 음악[번외] Jazz For Christmas Time -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중심으로 (3) 4 Erzenico 17/12/11 4850 3
6685 오프모임수원오프: 12월 5일 화요일 오후 7시 수원터미널 45 T.Robin 17/11/30 4866 3
6677 창작퇴근길에, 5 열대어 17/11/29 5389 3
6665 정치청탁금지법 개정안 반대 청원에 참여합시다. 1 ArcanumToss 17/11/28 5639 3
6662 기타데스 스타 만들어 주세요! 6 키스도사 17/11/27 5539 3
6648 음악[번외] Paul Desmond & Dave Brubeck - Take Five 4 Erzenico 17/11/25 5171 3
6645 일상/생각꼬꼬마 시절의 살빼기 8 알료사 17/11/24 4571 3
6609 여행상해(상하이) 여행기 1 pinetree 17/11/17 5596 3
7920 오프모임(모집마감) 7/26 목요일 저녁 오프의 건 31 la fleur 18/07/23 5898 3
6599 일상/생각Polaris 8 Sifting 17/11/16 4389 3
6596 게임FPS에서 핵을 막는 방법 이야기 7 Leeka 17/11/15 7792 3
6568 방송/연예택뱅리쌍 슬레이어 10 니생각내생각b 17/11/10 4747 3
6537 문화/예술친구놈이 헬로윈 파티 사진을 보내왔다. 4 tannenbaum 17/11/05 4941 3
6514 영화공주와 도둑 26 구밀복검 17/11/03 5891 3
6506 IT/컴퓨터아이폰 X 사전예약 및 여러가지 잡설들 7 Leeka 17/11/01 4126 3
6499 일상/생각할로윈이라 생각난 사탕 이야기 6 다시갑시다 17/10/31 4546 3
6501 일상/생각문득 떠오른 고등학교 시절의 단상 13 쉬군 17/11/01 4353 3
6490 음악줄리언 베이커, "Turn Out the Lights" 그리부예 17/10/30 4273 3
7919 영화[펌] 슈퍼히어로 영화에 반감을 표한 배우와 감독들 8 보내라 18/07/23 5302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