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7/29 10:18:51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롯데,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엊그제 증권가를 비롯한 경제계 전반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뉴스는 롯데가 '왕자의 난' 사태입니다.

제가 구독하는 친한 애널리스트의 분석인데, 말 그대로 3줄요약까지 돼 있네요. 함 훑어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http://managyst.com/220434154909

요새 항상 드는 생각은 우리가 사극에서 보던 수 많은 '권력투쟁'의 양상은 사실 민주주의를 도입한 정치권 보다는 독특한 왕조시스템을 경영원리이자 지배구조로 삼고 있는 한국의 재벌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입니다.

상왕과 함께 '명분'을 만들어 거의 집권한 차남을 치고자 하지만, 차남 역시 '예법'(여기에서는 법)과 자신만의 명분을 내세워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과 함께 이를 막아내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비운의 주인공이 아버지 회사를 되찾는 클리셰에서 무한 반복되지요.

삼성물산때에도 그랬지만, 이번 롯데가 왕자의 난 사건을 보면서 역시나 씁쓸한 건, 그 어디에도 주주자본주의의 원칙과 자유시장경제의 합리적 룰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위에 링크를 건 애널리스트 역시 아직 '끝날때 까진 끝난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네요. 물론 차남에게 많이 기울긴 했지만요. 지켜볼 일입니다.

덧붙여, 책을 하나 추천할까 합니다.

부에노 드 메스키타라는 미국 정치학 최고 석학 중 한 명인데, 이 양반은 단순히 의회, 행정부, 선거와 국가제도 분석, 혹은 국제정치질서 등의 분석을 넘어 '기업에서의 권력관계 분석'을 '정치학의 프레임'으로 하는 양반입니다.

몇 년전 국내에도 '독재자의 핸드북'이라는 이름의 책을 내기도 했지요.

실제로 그가 갖고 있는 국제정치 프레임에 따라 투자자문을 하기 위해, M&A과정에서의 주주간 권력충돌 문제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그를 찾아가는 기업인이 많고 그는 한 두 시간 컨설팅을 해주고 수천만원의 돈을 받는다고 하네요.(캐부럽)

저도 업무상 필요해서 보기도 하고 이메일로 인터뷰를 한 적도 있는데, 이 양반 좀 말이 강하고 후덜덜하지만 혜안은 있어보였습니다. 괜히 석학 소리 듣는 건 아니더군요.

이상 씁쓸한 마음에 롯데가 왕자의 난 소식을 전하다가 뜬금없이 책 소개로 끝나는 글을 마칩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394 기타신조어 퍼빙 12 까페레인 16/12/16 6160 0
    11875 정치문재인 지지율은 왜 이리 높을까? 44 샨르우르파 21/07/12 6160 1
    10839 오프모임목요일 연남! 양갈비 먹어요! 40 나단 20/08/05 6159 6
    10430 사회월급 30% 반납의 확산 29 안경쓴녀석 20/03/25 6159 8
    10057 게임LCK 공식 로스터 정리 (DRX, APK 1자리 남음) 2 Leeka 19/12/06 6159 1
    8627 일상/생각평범한 20대 남성이 생각하는 다른 이유 - 임금격차에 대하여 8 Hall päev 18/12/10 6159 11
    13109 일상/생각[팝니다] 내용수정 33 *alchemist* 22/08/26 6158 0
    675 경제롯데,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9 난커피가더좋아 15/07/29 6158 0
    12085 꿀팁/강좌여행유튜버 4천왕 8 copin 21/09/17 6157 1
    10164 스포츠[MLB] 에릭 테임즈 워싱턴 내츠행.jpg 김치찌개 20/01/08 6157 0
    7780 꿀팁/강좌집단상담, 무엇을 다루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3 아침 18/07/02 6157 14
    12602 댓글잠금 정치20대 대선 간단한 소감과 예상 16 레게노 22/03/10 6157 2
    2164 정치아이오와 코커스와 동전던지기 42 Moira 16/02/02 6157 0
    12984 정치이준석과 10년차 과장.. 14 Picard 22/07/09 6156 9
    10447 오프모임(벙끝남) 4월 1일 만우절! 9시 30분에 넷플릭스에서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함께봐요! 24 카야 20/04/01 6156 3
    10086 음악[팝송] 카밀라 카베요 새 앨범 "Romance" 3 김치찌개 19/12/15 6156 0
    8334 오프모임10월 7일(일) 5시 30분 봉우리 종각 식객촌점으로 변경(1자리 남음) 41 와이 18/10/06 6156 0
    3689 기타서원(書院)에서 한문 배운 썰 (2): 디제이디제이 드랍 더 비트 30 기아트윈스 16/09/12 6156 11
    3014 도서/문학좋은말씀 전하러 왔습니다............#만화책#핫딜 17 전크리넥스만써요 16/06/13 6156 1
    10960 사회티타임에 무슨 글을 써야 할지 고민되네요 14 꿈꾸던돼지 20/09/16 6155 3
    13964 게임화성남자 금성여자 in 스타교육 19 알료사 23/06/08 6154 8
    5982 일상/생각(+정보 추가) 문과/이과의 구분과 2018 문/이과 통합 30 벤젠 C6H6 17/07/20 6154 0
    10936 의료/건강우리들이 지켜야 할 것 7 세란마구리 20/09/07 6153 6
    9833 사회사랑을 쓰려면은 연필로 써야 하나요?: 폴리미디어라는 이론적 관점 2 호라타래 19/10/14 6153 9
    4294 여행교토 단풍구경 다녀왔습니다. (사진많음) 18 엘에스디 16/12/04 6153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