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8/31 21:16:29
Name   레이드
File #1   movie_image.jpg (55.6 KB), Download : 5
Subject   (약 스포주의) 베테랑 - 에피타이저가 너무 맛있어도


베테랑을 보고 왔습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베테랑은 참 좋은 영화입니다.
화끈하기도 하고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재밌게 보고 넘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그것이 초반 20분 정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베테랑은 철저하게 캐릭터에 기대고 있는 영화입니다.
스토리나 개연성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그것보다 내게 집중해! 라고 보여주는 서도철과, 확실한 악역을 보여주는 조태오의 매력에 빠지는 영화죠.

문제는 이러한 조태오와 서도철의 캐릭터성을 위해서 희생되야 했던 다른 캐릭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도철의 아내, 서도철의 팀, 조태오의 형,누나,사람들, 여자친구, 그리고 최상무까지요,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은 조태오와 서도철의 대립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사라집니다.

조태오 자신의 이야기도 사실 별 것 없습니다.
둘째 마누라의 자식이기 때문에, 내놓은 자식이고 권력을 잡기 위해 그렇게 악독하게 하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
...사실 그렇게 설득될만한 당위성은 없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도 애매합니다. 죄수복을 입고 티비에 찍힌 조태오의 모습이 끝입니다.
배기사님은 어떻게 되었으며 최상무는 어쩔 것이며 신진 그룹은 어떻게 되며 서도철의 팀은 어떻게 되는지.. 하나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에피타이저는 너무 맛있는데 갈수록 소화불량이 되는 기분이랄까요.

류승완의 색깔은 밋밋해졌고
그저 상업적 감독이 된 기분입니다.
용두사미의 느낌..

저는 본격적인 유아인과의 싸움보다도 러시아 마피아들과의 씬이 더 재밌었습니다.
더 유쾌하게 넘길 수 있었고 이해하기도 편했습니다. 류승완의 맛도 확실히 나고 있구요.

개인적으론 유쾌하지만 참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별점은 5점 만점에 2점!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396 일상/생각여자들이 예쁜 여자 더 좋아해! 예쁜 여자들이 왕따당한다는 건 다 헛소리야! 6 라밤바바밤바 18/04/17 9612 4
    7467 일상/생각[펌]저는 뭐랄까, '향기 없는 꽃'이라는 말이 참 싫어요 15 라밤바바밤바 18/05/02 6940 0
    7868 일상/생각소개팅이 단순히 싫은 정도를 넘어 소개팅이라는 단어에도 공황장애 증상을 느낍니다. 19 라밤바바밤바 18/07/17 8313 5
    8022 일상/생각슬픈 뉴스에 애도하지 않으면 개념이 없는 건가요? 15 라밤바바밤바 18/08/09 5337 8
    8131 일상/생각핀트 어긋난 대화를 하는 사람은 대체 왜 그런 걸까요. 46 라밤바바밤바 18/08/28 9997 3
    8168 도서/문학아담 도쿠나가 "가는 곳마다 썸타는 인기남의 비결" 5 라밤바바밤바 18/09/05 7470 3
    8256 꿀팁/강좌다른 사람 기분 나쁘지 않게 조언하는 화법 6 라밤바바밤바 18/09/21 6894 7
    12777 역사3.1 운동 직전 조선군사령관에게 밀고한 민족대표? 2 라싸 22/05/04 2897 3
    14167 도서/문학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2023) 라임오렌지나무 23/10/02 1974 6
    7228 일상/생각공부는 어느정도 레벨을 넘으면 꼭 해야하는 것같습니다. 6 란슬롯 18/03/12 3982 3
    1167 일상/생각글로 배운 연애는 어렵다. 8 랍상소우총 15/10/04 6967 0
    1172 일상/생각글로 배운 연애는 어렵다. - 2 3 랍상소우총 15/10/04 7105 0
    1173 일상/생각글로 배운 연애는 어렵다. - 3 15 랍상소우총 15/10/05 7800 1
    12602 댓글잠금 정치20대 대선 간단한 소감과 예상 16 레게노 22/03/10 4609 2
    10403 일상/생각게임중독은 질병이 맞다. 10 레게노 20/03/20 4185 0
    13633 사회일본은 한국의 미래인가? 17 레게노 23/03/11 3218 3
    639 일상/생각좋아하는 곡들 나열해보기 2 레이드 15/07/23 5312 0
    878 영화(약 스포주의) 베테랑 - 에피타이저가 너무 맛있어도 8 레이드 15/08/31 3945 0
    931 일상/생각언제쯤, 누군가에게도 4 레이드 15/09/06 3290 0
    1163 영화(약 스포주의) 인턴 - 로맨틱 코미디와 브로맨스의 표류 6 레이드 15/10/02 7295 0
    1208 영화(약 스포주의) 마션 - 리들리 스콧의 유쾌하고도 묵직한 메시지 6 레이드 15/10/08 6096 0
    1216 영화(약 스포주의) 지맞그틀 - 발칙하고 솔직한 홍상수식 미연시 2 레이드 15/10/09 10583 0
    1432 창작[조각글 2주차] 안녕,버스 7 레이드 15/11/02 7900 2
    1455 영화(약 스포주의) 더 랍스터 - 결핍과 결합의 묘한 앙상블 4 레이드 15/11/04 8536 0
    1523 창작[조각 글 3주차] 영화 속 남자 2 레이드 15/11/10 545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