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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1/17 23:46:02
Name   매뉴물있뉴
Link #1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905133
Subject   선조의 역설과 양자역학
[펌글입니다]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905133





다들 유명한 역설 중에 선조의 역설 한번 쯤 들어봤을 거임.

왜병이 100리를 진군할 때 10리를 파천하는 선조가 있다.
선조가 부산포에서 100리 떨어진 한양에서 출발하면 왜병은 절대 선조를 따라잡을 수 없다.
왜병이 100리를 건너 한양에 진군하면 선조는 10리를 건너 궁궐을 버리고 도주한다.
다시 왜병이 10리를 건너 쫓아가면 선조는 다시 1리를 건너 도망친다.
왜병이 1리를 쫓아가면 선조는 다시 10분지 1리를 도주한다.

이렇게 외적은 절대 조선왕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뭔가 말이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논리가 정교해서 17세기 초반까지 동아시아에는 이 역설을 해결할 이론이 없었음.
이건 데이터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음.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는 프라하 연속투척실험 같이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데이터를 쌓아나갔는데.
동아시아에서는 그런 꾸준한 기록 축적이 부족했던 것 같음.

그래서 소지 마립간의 양자 거문고 갑 실험부터 시작해서, 원효대사 양자해골물, 마지막에는 비교적 잘 알려진 양자세자 실험까지.
다들 아이디어도 훌륭하고 어떻게 보면 시대를 초월한 통찰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거든? 근데 이게 이어지지를 않아.
그러니까 실험 기구와 실험체 측면에서 양자역학은 이미 신라 상대에 완성되었음. (최신 학설에 따르면 거문고 갑은 뒤주를 대체할 수 있음)
그리고 이론적인 측면은 원효대사가 불법은 물리적 한계(불경)를 초월해서 당나라와 인도와 한반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밝혀냄.

영조가 이 이론들을 집대성해서 양자역학을 하나의 학문으로 만들어낸 건 분명 큰 업적이지만, 결국 술이부작에 너무 매몰되었던 것 같음
고려때만 해도 융성하던 이론물리학이 조선에 와서 기술과학이랑 분자화학으로 대체된 것 보면 참 안타깝지.

아 잡설이 너무 길었는데.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17세기는 분명 동아시아에 기회의 세기였단 거임.
이건 청나라가 선조의 역설을 파훼하려고 들인 노력을 보면 알 수 있음.

우선 조선 출신 물리학자인 이괄의 논문을 주의 깊게 분석함.
여기서 청나라의 과학군주 홍타이지는 절대불변할 것 같은 조선왕의 속도가 같은 조선 입자인 이괄에게도 적용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림.
이괄은 한양임계점에 지나치게 집중해서 역설을 푸는데 실패했지만, 분명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한 것은 맞음

두 번째는 정묘호란임.
여기서 청군은 조선왕이 고립되면 물리적인 한계와 상관없이 계속 파천하려는 성질 때문에 조선군과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림.
이괄이 가능성을 열어준 고립해법이 만들어지기 시작함.

마침내 병자호란에 이르렀을때 홍타이지는 도망치는 인조를 먼저 사로잡지 않고 내버려두었다가.
그 인조를 따라가는 조선군이 왕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허둥대는 틈을 노림.
여기서 그의 천재성이 드러나는데.
자꾸 미시적인 관점에서 왕을 사로잡으려고 하니까 양자영역을 헤매야 하는 걸, 거시영역과 닿아있는 모든 근왕군을 파괴함으로써 한계를 설정한 거임.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이냐면 조선왕의 움직임+조선군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경우의 수를 '남한산성'이라는 상수로 묶은 다음에 극한으로 보내버린 거임.
0.999999 = 1 처럼 (남한산성)*47=삼전도로 만들어버린 거임.

*남한산성이 거대한 뒤주로 기능했다는 설도 있음

과연 옛날 중국 사람들이 여진인 대학원생 1만이 있으면 풀지 못할 난제가 없다고 했는데, 진짜 그 말이 맞더라.
결국 인조는 양자영역에서 기어 나와 왕의 진동수를 3.9hz(삼궤구고두 수라고도 함)에 고정하면서 선조의 역설이 풀리게 됨.
아마 실학자들이 청나라에서 배우자고 했던 게 이런 이론적인 빌드업이 아닌가 싶음.

문제는 이 모든 기반이 마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거지.
아편전쟁 보면 알 수 있듯이 청나라의 고도로 발달한 기계공학은 결국 영국의 마법에 닿지 못했음.
이건 인도에서 무한한 마력을 얻은 탓이긴 한데... 아무튼 그렇게 따지자면 끝이 없고.

마법혁명이라는 게 20세기 이전에도 위협적이었다.
전마법 시대와 마법시대는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17세가 동아시아에는 잠재력이 있었다.
정도로 요약하고 싶네.

그럼 다들 더운 여름에 영혼포식자 조심하고. 기피제 챙겨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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