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2 18:28:07
Name   바나나코우
Subject   마중가는 5월
안녕하세요? 오늘 노래의 이야기는, 이마트 회원님께서 올려주신 풋풋한 사연입니다. 너무 풋풋해서 우중충한 저로서는 만들기가 참 어려웠지만, 풋풋한 사람으로 빙의해서 어찌어찌 스토리를 짜 보았습니다. 물론 이마트 님의 실제 사연은 엄청나게 더 풋풋하겠지만요..

"새내기 때 대외활동 같이하면서 친해지게된 엄청 착하고 예쁜 누나가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가 그 누나가 교환학생을 1년 가버리면서 그대로 빠이빠이 해버렸네요ㅠㅠ
이제 올해 5월이면 돌아오는데, 그때 다시 관계를 이어나가보고 싶어서 다른 소개팅이나 썸도 피하는 중이에요. 그 누나랑 다시 만나도 잘 해볼 수 있을까요? 자주 생각나요! " 라고 하셨네요!^^ 아우우우....

* 사실 이런 멋진 사연들을 그에 걸맞는 멋진 목소리로 불러드릴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워낙 노래솜씨가 개판이라 ..

https://soundcloud.com/bananacoplus/5the-may-you-come

1.
5월이 다가오면 그댄, 날씨가 더워지면 그댄
가방을 챙기고 다가올 1년의 계획을 세우죠
5월이 다가오면 나는, 벚꽃이 지고나면 나는
망가질 1년의 계획을 세우죠

날 완전히 망칠 아주 자세한 계획을

다가올 1년이 흔적 없이 지워지게
기억할 것 없는 공백이 되도록

2.
떠나간 다음날에 나의
계획은 시작되죠 바로
수염을 기르고 수업을 빠지고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레벨을 올리면서
나는 그대를잊어요
며칠을 그랬죠

이렇게 한 주 한 달이 1년이 갈까요

혼자서 누구도 사랑하지 않은 채로
누구의 사랑도 받지 않은 채로
그렇게 1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다시 그댈 만날 5월이 오겠죠

3.
바람이 서늘해진 9월, 어느날 깨달았죠 문득
수염을 깎았죠 아이디를 지웠죠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그댄 변해갈텐데 매일
5월의 그대는 내 기억관 다를텐데

대체 난 어떤 모습으로 만나면 좋을까

쌓아둔 추억과 그리움따위 없이도
사랑할 수 있는 우리가 되도록
그렇게 1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다시 그댈 만날 5월이 되도록

뭔가 좀 알 만한 그 4월
뭔가 좀 할 만한 그 5월 바로 그 때가
그대를 보내야 할 때

연락이 뜸해진 그 7월
침묵이 길어진 그 8월 바로 그 때가
레벨이 올라가는 때

선물을 사지 않는 크리스마스 바로 그 때가
잔고가 올라가는 때

만남을 준비하는 4월
그대를 마중가는 5월 바로 그 때가
그대가 내게 오는 때

쌓아둔 추억과 그리움따위 없이도
사랑할 수 있는 우리가 되도록
바로 어젯밤 우리 헤어진 것처럼
그리움도 없이 만날 수 있도록
그럴 수 있도록



3
  • 정말 오랜만에 다시 노래를 들어보네요. 그 누나와는 잘 되지 않고 어느새 저도 연애가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가난해졌지만, 이 곡만은 너무 좋아서 가끔 간직하면서 듣는 중입니다. 제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니, 아직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28 6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 + kaestro 24/04/24 143 4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 과학상자 24/04/23 245 4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504 13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1 절름발이이리 24/04/23 1130 5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285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92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03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164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474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47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09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60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39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24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06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35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73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86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94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09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88 1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1035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581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81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