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30 09:41:15
Name   트린
File #1   unnamed.jpg (52.8 KB), Download : 23
Subject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 / 라이오넬 슈라이버 / 알에이치코리아 간 / 5점 만점에 4.5점


사이코패스 아들을 둔 엄마의 얘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영화화도 마쳐서 넷플릭스 쓰시는 분들은 같은 제목으로 찾아보실 수 있어요. 전면의 사진도 책 표지가 아니라 영화 포스터입니다.
내용에 일부 줄거리 노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내인 주인공은 본인이 일군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도중 어느 정도 충동적으로 케빈을 갖게 됩니다. 케빈은 신생아 때부터 반항적이고 보통과는 다른 아기였습니다. 주인공은 케빈의 문제점을 직감하고 정을 붙여보려 애쓰지만 실패합니다. 그에 비해 남편은 케빈을 일반적인 아이로 굳게 믿고 미국의 가정에서 할 법한 좋은 것들, 좋은 놀이들, 행동방식 등을 제공하며 사랑하죠.
케빈은 주인공에게는 진실되게 다가가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아버지에게는 연기력으로 꾸며낸 행동을 보입니다.
가족 주변에서는 불길한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보모는 일을 관둡니다. 케빈의 놀이 상대는 자전거 바퀴가 느슨해서 크게 다칠 뻔하고요. 엄마의 중요한 사업 관련 자료를 모두 망칩니다. 여동생은 애완동물을 잃어버리고, 강력한 세제를 “본인의 실수”로 한쪽 눈에 쏟아 실명합니다. 일관된 학업 부진과 배변 장애, 기묘한 옷차림 등 케빈은 갈수록 이상증세를 보이죠. 케빈이 열심히 집중해서 하는 일은 양궁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1980년대 후반 FBI 프로파일러들이 사이코패스의 존재를 사례연구를 통해 확인하고 강력범죄 방지에 활용한 뒤 벌써 40년이 흘렀습니다. 소설 비소설 할 것 없이 엄청난 도서들이 서점에 나와 있고 인기작들은 대부분 영화화가 되었죠. 해서 어느 정도 책을 읽은 독자들은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담은 작품을 살짝 진부하게 여기는 시대입니다.
“케빈에 대하여”는 현재 이혼하고, 혼자 살면서 회사는 피해자들 보상을 위해 매각한 주인공을 통해 케빈의 탄생부터 사건을 훑어봅니다. 사건은 이미 일어난 상태이며, 주인공은 전 남편에게 편지를 써서 그리움과 분노, 고마움 등 당시 자신이 느꼈던 진솔한 상황을 토로합니다. 시점을 인물 따라 옮길 수 있는 일반적인 소설이 아닌, 서간문의 특징상 독자들은 제한된 정보를 받으면서 편지로 소통하는 두 사람의 내밀한 삶과 정신세계를 접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자칫 흔한 사이코패스 물로 치달을 뻔한 본 작품에 순문학적인 향기를 불어넣었습니다.  
한편 미국 쪽 소설이라면 기본으로 갖추는 스릴러 풍 후반부 반전도 기대할 만해 읽는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아들의 문제를 혼자 껴안고 있는 엄마의 먹먹한 심정을 견딜 수 있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 드립니다.
...원래 저는 그게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안 읽으려고 했거든요. 요샌 주인공이 괴롭힘을 당하는 물건을 잡고 있질 못하겠어요. ㅋㅋㅋㅋ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465 6
    14564 사회UN 세계행복보고서 2024가 말하는, 한국과 동북아에 대한 의외의 이야기 12 카르스 24/03/26 903 6
    14563 음악[팝송] 맥스 새 앨범 "LOVE IN STEREO" 2 김치찌개 24/03/26 138 1
    14560 일상/생각2년차 사원입니다 9 공대왜간공대 24/03/25 923 10
    14559 음악[팝송] 피더 엘리아스 새 앨범 "Youth & Family" 김치찌개 24/03/24 98 0
    14558 오프모임이승탈출 넘버원 3회차 12 치킨마요 24/03/24 613 0
    14557 일상/생각인지행동치료와 느린 자살 7 골든햄스 24/03/24 936 8
    14556 요리/음식까눌레 만드는 이야기 10 나루 24/03/23 440 5
    14555 오프모임[아주급한벙]신촌 홍곱창or정통집 오늘 19:00 34 24/03/23 909 2
    14554 일상/생각아들이 안경을 부러뜨렸다. 8 whenyouinRome... 24/03/23 666 26
    14553 정치지금 판세가 어떨까요 를 가늠할수 있는 지표 32 매뉴물있뉴 24/03/22 1869 0
    14552 음악[팝송] 저스틴 팀버레이크 새 앨범 "Everything I Thought It Was" 김치찌개 24/03/22 144 1
    14551 스포츠태국 전 관람 후 집빈남 24/03/21 471 0
    14550 일상/생각와이프랑 덕담 중입니다. 3 큐리스 24/03/21 662 4
    14549 게임최근 해본 스팀 게임들 플레이 후기 12 손금불산입 24/03/21 469 4
    14548 음악[팝송] 리암 갤러거,존 스콰이어 새 앨범 "Liam Gallagher & John Squire" 6 김치찌개 24/03/20 184 1
    14547 꿀팁/강좌그거 조금 해주는거 어렵나? 8 바이엘(바이엘) 24/03/20 1096 13
    14546 스포츠[MLB] 블레이크 스넬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M 계약 김치찌개 24/03/20 191 0
    14544 의료/건강불면증 개선에 도움되는 멜라토닌 효능 11 후랑키 24/03/19 807 1
    14542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9. 나가며 2 meson 24/03/17 220 3
    14541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8. 태산봉선(泰山封禪) meson 24/03/16 210 1
    14540 음악[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 24/03/16 235 1
    14539 일상/생각22살. 정신병 수급자 고졸. 9 경주촌박이 24/03/15 1162 1
    14538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7. 선택과 집중 1 meson 24/03/15 180 3
    14537 일상/생각건망증,그리고 와이프 1 큐리스 24/03/15 558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