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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2/22 23:47:23
Name   ar15Lover
Subject   (발췌)사회 문제의 근원
출처: 산업사회와 그 미래
저자: 시어도어 카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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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의 근원

45. 앞에 열거한 증상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생겨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이런 증상들이 대규모로 만연해 있다. 오늘날 세상이 점점 미쳐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인간 사회에서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원시 인류가 스트레스와 좌절로 인한 고통을 적게 겪었으며, 현대인보다 자신의 인생에 더 만족했으리라고 믿는 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물론 원시 사회라고 해서 모든 것이 편안하고 쾌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호주 원주민 부족에서는 여성학대가 흔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아메리카 인디언 부족에서는 성 전환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해서, 우리가 앞 문단에서 열거했던 것과 같은 문제들은 분명 현대 사회에서처럼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었다.

46. 현대 사회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현대 사회가 지금까지 인류가 진화해 왔던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도록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또 과거 환경에서 살면서 발전시켜 온 행동 양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미 언급했듯이 현대 사회가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온갖 비정상적인 환경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권력 과정에 제대로 참여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것만이 사회 문제의 유일한 근원은 물론 아니다. 사회 문제의 한 근원으로서의 권력 과정 붕괴를 다루기에 앞서 우리는 몇 가지 다른 근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47. 현대 산업사회가 안고 있는 비정상적 환경으로는 과도한 인구 밀도, 자연으로부터의 인간 소외, 지나치게 빠른 사회 변화, 대가족이나 마을, 부족 등과 같은 자연스러운 소규모 공동체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48. 인구 과밀이 스트레스와 공격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인구 과밀과 자연으로부터의 인간 소외는 기술 발전의 결과로 빚어진 현상이다. 산업화 이전의 대부분의 사회는 농경 사회였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으며, 도시에 사는 인구 역시 엄청나게 늘어났다. 한편 현대적 농업 기술 덕분에 지구는 이제껏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과밀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게되었다. (또한 기술로 인해 인구 과밀의 부정적 효과는 더욱 강화되었는데, 이는 기술이 사람들의 손에 더욱 더 강한 파괴력을 쥐어 주었기 때문이다. 전동 잔디깎이, 라디오, 오토바이 등등 저 수많은 종류의 소음 발생 장치들을 생각해 보라. 만일 이런 기계들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평화와 고요를 바라는 사람들은 소음으로 인해 좌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반면 기계들을 규제한다면, 이번에는 기계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규제로 인해 좌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기계들이 애초에 발명되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갈등도 좌절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49. 원시 사회에는 (아주 서서히 변화할 뿐인) 자연이 안정적인 생활기준을 제공해 주었고, 사람들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 사회가 자연을 지배하고 있으며, 기술의 변화에 따라 현대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안정적인 생활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50. 보수주의자들은 바보다. 그들은 전통적 가치들이 망가지고 있다고 불평하면서도, 기술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열광적으로 지지한다. 한 사회의 기술과 경제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의 다른 측면들의 급격한 변화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런 급격한 변화가 필연적으로 전통적 가치들을 붕괴시킨다는 자명한 사실을 보수주의자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51. 전통적 가치의 붕괴는 전통적인 소규모 사회 집단을 묶어 주고 있는 유대 관계가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마련이다. 현대의 환경이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로부터 떨어져 나와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가도록 요구하거나 유혹한다는 점도 소규모 사회 집단의 와해를 촉진한다. 그런 이유를 제쳐놓더라도, 우선 기술 사회가 효율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유대와 지역 공동체를 약화시켜야만 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체제에 최우선으로 충성해야 하며, 소규모 공동체에 대한 충성은 부차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소규모 공동체의 내부적 충성도가 체제에 대한 충성도보다 더 강력할 경우, 그 공동체는 체제를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52. 고위 공무원이나 기업 임원이 어떤 자리에 능력있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사촌이나 친구, 같은 종교의 신도를 앉힌다고 생각해 보자. 그는 체제에 대한 충성보다 사적인 충성을 우선시한 것이고, 이는 곧 `족벌주의' 또는 `차별'이 되는데, 둘 다 현대 사회에서는 끔찍한 범죄 행위다. 사적 또는 지역적 충성을 체제의 충성에 완전히 굴복시키지 못한 채 산업사회를 지향하는 사회는 대부분 몹시 비효율적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보라.) 따라서 선진 산업사회는 오로지 거세되고, 길들여진, 그리고 체제의 도구가 되어버린 소규모 공동체들만을 허용할 수 있다.(9)

53. 인구 과밀, 급격한 변화와 공동체의 붕괴는 그 동안 사회 문제의 근원으로 널리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만으로는 오늘날 볼 수 있는 광범위한 사회 문제를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믿는다.

54. 산업화 이전의 도시들 중 몇몇 도시는 매우 큰 규모와 높은 인구 밀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도시의 주민들이 현대인들처럼 심리적 문제들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것 같지는 않다. 오늘날에도 미국에는 여전히 인구 밀도가 낮은 농촌들이 남아 있으며, 우리는 그런 농촌들에서도 도시에서 일어나는 것과 동일한 문제들을 발견한다. 물론 농촌 지역에서는 문제들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차이는 있다.(10) 따라서 인구 과밀이 사회 문제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55. 미국 개척자들이 서부로 나아가던 19세기, 당시에도 인구의 이동으로 말미암아 대가족과 소규모 사회 집단은 붕괴되었다. 그 붕괴의 정도는 오늘날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았다. 사실, 수 마일에 걸쳐 이웃이 전혀 없으니 도저히 공동체에 소속될 방법이 없는 고립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핵가족을 선택했다.(11) 하지만 그렇다고 개척민들이 공동체의 붕괴 때문에 사회 문제들을 겪었던 것 같지는 않다.

56. 아울러 미국 개척자 사회에서의 사회 변화는 매우 빠르고 심오하게 이루어졌다. 법률과 질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 통나무집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야생 동물의 고기를 주식으로 먹으며 성장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다가 노인이 되어서야 그는 제대로 된 직장에서 일하게 되고, 법률적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는 질서 잡힌 공동체에서 살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식의 사회 변화는 전형적인 현대인의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오한 변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회 변화가 사람들에게 심리적 문제들을 일으켰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19세기 미국 사회에는 오늘날과는 달리 낙관적이고 자신만만한 분위기가 펴져 있었다.(12)

57. 우리가 볼 때 두 사회가 다른 점은, 19세기의 개척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냈다고 느낀 반면(이는 상당히 정당한 논리다.), 현대인은 변화가 자신에게 강요되었다고 느낀다는(이 역시 상당히 정당한 논리다.)점이다. 개척자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땅에 정착해 자신의 노력을 통해 그 땅을 농장으로 만들어냈다. 그 시절의 어느 군(County)에는 군을 통틀어 고작 수백 명의 거주자만이 있었고, 현대의 군보다 훨씬 더 고립되고 자율적인 집단을 이룰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개척자는 비교적 작은 집단의 일원으로서 질서 잡힌 새로운 공동체를 창조하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공동체의 창조를 과연 진보로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개척자는 그런 공동체 창조 작업을 통해서 권력 과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58. 급격한 사회 변화와 공동체의 친밀한 유대 관계의 상실을 겪으면서도, 현대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이상 행동을 보이지 않는 사회는 그 밖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권력 과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통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현대 사회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에서만 권력 과정이 붕괴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문명 사회에서 권력 과정은 심하게든 약하게든 항상 방해를 받아 왔다. 그런데 유독 현대 사회에서는 권력 과정의 붕괴라는 문제가 특히 극심하게 벌어지는 것이다. 좌파, 적어도 최근(20세기 중반부터 후기까지)의 좌파는 권력 과정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박탈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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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문단 52)(2016년 수정) 외부 사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아미시(Amish) 같은 일부 수동적이고, 비밀스러운 집단 같은 부분적인 예외가 있을 수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몇몇 순수한 작은 규모의 공동체가 현재 미국에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 조직폭력배와 사교(邪敎)들이다. 모두들 그들을 위험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실제로 위험하다. 이 집단들의 구성원들은 체제가 아니라, 서로에게 충성하므로, 체제가 그들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집시들을 예로 들자면, 집시들은 절도나 사기를 잘 치는데, 그들은 언제든지 다른 집시의 결백을 위해 "증언"할 만큼 의리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Maas, 페이지 78~79를 참고할 것. 만약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집단들에 속한다면, 명백히 체제는 아주 심각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다. 관련 있는 사례들에 대해서는, 부록 7을 참고할 것. Carrillo, 페이지 46~47을 참고할 것.

10. (문단 54)(2016년 추가) 사실, 농촌 지역에서 문제가 덜 심각한지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우월한 작은 마을이라는 신화(The myth of small-town superiority)"(The Week, 10월 17일 2008년, 페이지 14)와 "뉴욕 주의 마인드(A New York state of mind)"(The Economist, 6월 25일 2011년, 페이지 94)를 비교해보라. 요점은 인구 과밀은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11. (문단 55)(2016년 추가) 예시: "20세기의 남녀들은 (1830년대, 1840년대의) 미시시피 계곡과 대평원 주들의 농부들이 ‘사람이 너무 많다’고 느꼈음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농부는 자신이 일리노이 주 서부를 떠난 이유가 ‘사람들이 바로 자기 코 아래에서 살기 시작해서’라고 말했다. 그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 12마일 떨어져 있었는데도 말이다." Schlissel, 페이지 20 참고. Dick, 페이지 25 또한 참고할 것.

12. (문단 56) 그렇다. 우리는 19세기 미국이 심각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간략함을 위해 우리는 단순화된 용어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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