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4/15 17:28:16
Name   tannenbaum
Subject   체포된 육군 동성애자 대위 어머니의 호소문과 장준규 개신교장로

http://www.huffingtonpost.kr/2017/04/15/story_n_16022310.html?utm_id=daum


[ A대위 어머니의 탄원 호소문 ]

지난 4월 13일 아침에 제 아들이 군인들에게 체포당했습니다.

점심 쯤 이었을까요. 일을 보러 나가던 중에 TV 뉴스 자막에 군대에서 동성애자들을 잡아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 걸 봤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일도 다 벌어지고 별 걸 다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러던 중에 아들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아들은 서울에 출장을 와있었어요. 무슨 일이 생겼나 싶었는데 목소리가 많이 떨렸습니다.

아들은 자기가 헌병들에게 체포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아까 봤던 뉴스가 생각났어요. 그 땐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이 뉴스의 주인공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으니까요. 정신이 없어 무슨 말을 나눴는지는 잘 기억이 나진 않네요. 변호사가 와있다고, 수사 받을 거라는 이야기 정도를 들었습니다.

저녁쯤에 변호사님께 연락을 받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문 기사도 자세히 봤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이란 분이 동성애자 군인들을 다 찾아내서 벌주라는 명령을 내리셨다더군요. 뉴스를 보면 세상이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은데 굳이 왜 이 시기에 이런 일을 벌일까 싶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처럼 잡혀가진 않았지만 수사를 받은 군인들이 많다는 사실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누굴 때린 것도 아니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거나 성폭행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오늘은 심지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합니다. 나쁜 짓을 한 높은 사람들이나 받는 줄 알았던 구속영장을 받았다니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 납니다. 정작 나쁜 짓 한 사람들은 구속이 잘 되지도 않는데, 대체 우리 아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감옥에까지 가둬서 수사를 한단 말입니까?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저는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문제가 문제다보니 친척들에게도 이야기를 못하겠고, 아들은 잡혀갔다는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한참 속앓이를 했어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혼자 자라 외로웠던 건 아닌지,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지 지나간 날들이 다 생각이 나고 마음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아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가 많이 배우지 못해 잘 모르고, 갑자기 알게 된 사실에 혼란스럽긴 하지만 아들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죄가 아니라는 거, 그게 부끄러운 일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 아들은 언제나 우리 부부의 자랑이었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남들처럼 많은 걸 해주진 못했지만 정말 멋지게 잘 자라주었어요. 군복무도 정말 착실하게 해왔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와중에 상관들께서 여러모로 많이 위로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도 잘 살았구나 싶은 생각에 자랑스럽고, 또 한편으론 혼자 마음고생 했을 아이 생각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디 말 할 곳도 마땅치 않았을텐데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려주시고 아들을 도와주시는 군인권센터가 정말 고맙습니다. 군인권센터 분들께서 하시는 피해자 지원 모금에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셨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무슨 말로 이 감사한 마음을 다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뭐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에요. 자랑스런 군인으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 아들을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만든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꼭 책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들 말고도 어딘가에서 같은 고초를 겪고 있을 우리 아들들에게 제 몇 마디 말이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염치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 저희 아들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 드립니다. 부디 저 뿐 아니라 상식 있는 모든 분들께서 이 어이없는 구속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판부에 보여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수신자부담전화도 제대로 못 받고, 세 번째 전화가 걸려 올 때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리고 속 깊은 녀석이 엄마 걱정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요. 변호사님께 전해 들으니 엄마가 놀랐을까봐 걱정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꼭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들, 엄마 걱정 안 해도 돼.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많이 사랑해. 힘내 아들.

2017년 4월 14일,
A대위 어머니 드림



전 일곱살에 친모와 헤어져 어머니란 단어가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호소문에서 그것이 어떤 존재이며 의미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것 같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70413150302178
육군 "동성애자 군인 색출 지시, 사실 아니다"

당초 육군은 장준규 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 색출 처벌하라'는 지시가 없었으며 SNS상에 게시된 성관계유포자를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A대위의 구속영장 청구 사유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2조(음란물유포죄)'가 아니라 [육군 중앙수사단은 동성과 성관계해 군형법 92조의6를 위반한 혐의]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A대위가 군형법 92조의 6위반으로 체포 및 구속영장청구된 1호이지만 현재 15명의 현역 장교 및 부사관이 같은 법 위반으로 조사 받고 있습니다. 특이한 사항은 일반 사병보다 부사관 이상 간부들에 수사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병사들이야 어차피 군복무만 끝나면 사회로 돌아가겠지만 간부들은 그렇지가 않기에 군대에서 동성애자 간부들을 퇴출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보입니다.

과연 '음란물유포'를 수사하는것일까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믿나 봅니다. 장준규는 이전에도 자신의 발언을 부인하다 들통난 경력이 있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50206202710002
[취재파일] 못 믿을 육군..없다던 녹취록, 이틀 만에 등장

2015년 여군성폭행 사건 당시 1군 사령관이던 장군규는 피해 여군에게 "여군들도 싫으면 명확하게 의사표현을 하지, 왜 안하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사건이 커지자 국방부는 왜곡 조작된 기사라며 군인권센터에 사과와 기사정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뒤 그 발언은 사실로 밝혀졌었죠.

과연 이번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동성애자 사냥'이 오해일까요? 음란물유포자를 찾는다는 군수사대가 왜 수십명을 군형법 92조 6 위반으로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을까요? 저는 이번 동성애자 색출작전의 목적을 육군의 해당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육군본부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군 기강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현역 군인의 동성 성관계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위반한 추행죄로 처벌한다. 앞으로도 엄정한 군기를 유지하기 위해 군 기강 문란행위를 관련 법령에 의거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www.christiandaily.co.kr/news/kmcf-%EC%A0%9C30%EB%8C%80-%ED%9A%8C%EC%9E%A5-%EC%9E%A5%EC%A4%80%EA%B7%9C-%EC%9E%A5%EB%A1%9C-%EC%B7%A8%EC%9E%84-65344.html
장준규는 극 보수적인 개신교단체의 회장입니다. 장준규의 종교적 신념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 생각하는 건 합리적 추론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참모총장이 직접 '동성애자들 색출해 처벌하라' 지시한 사람은 장준규가 유일합니다. 이전에 육군 전부대 대상으로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하는 수사는 없었습니다. 그릇된 종교적 신념을 가진이가 권력의 정점에 섰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이 게시물은 [개신교인]장준규를 향하는 것이 절대 아니며 그래서도 안된다 생각합니다. 차별적인 군형법 92조 6, 국방부, 그릇된 신념과 인성의 개신교인[장준규]를 향한 것입니다.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24 6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19 + *alchemist* 24/04/23 363 11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1 + 절름발이이리 24/04/23 960 5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250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79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295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150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452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38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06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54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35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16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02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23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68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78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91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04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85 1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1032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571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78 0
    14594 정치절반의 성공을 안고 몰락한 정의당을 바라보며 10 카르스 24/04/11 1373 18
    14593 정치홍차넷 선거결과 예측시스템 후기 11 괄하이드 24/04/11 929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