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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18 16:06:54
Name   사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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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사진]레닌그라드 광학기기 조합의 카메라(feat.홀가)





레닌그라드 광학기기 조합은 러시아의 카메라 회사입니다. Ленинградское Оптико-Механическое Объединение.라고 쓰고, 리닌그랃쓰꼬예 압찌까 메하니취스꼬에 압예지네니에라고 읽으며(저는 러시아어를 못합니다) 줄여서 .ЛОМО [로모]라고 읽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로모그라필로 알려진 '로모'입니다. 

로모 카메라가 뭔지는 다들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비싼 토이카메라죠. 로모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써있죠.

"로모그래피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로모그래피의 바다에 빠지는 일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등을 기대고 편하게 앉아서 즐기세요. 아니면 로모그래피한 눈으로 본 어지러운 당신 주변을 저희에게도 보여주세요. 운 좋게 잡은 순간들, 이상한 사람들, 흔들려 찍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 형상들, 로모그래피는 이런 모든 것을 모으고, 아끼고, 보여줍니다. 로모그래피 웹사이트는 당신의 사진들을 소화해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자, 축제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결코 잊지 마세요. 당신의 삶은 로모그래피, 그 자체입니다." 

로모는 1984년 최초로 생산되어 1990년대부터 소위 '힙스터'문화의 아이템이 되어 여기저기 퍼지게 됩니다. 사실 렌즈의 성능이 극히 나쁘고, 광량에 대한 고려 없이 설계된 구조로 인하여 사진이 구석 부분이 검게 나오는 소위 '비네팅'현상이 나타나는 결함품이지만, 조악한 렌즈와, 조악한 설계가 구현해내는 독특한 느낌의 사진이 오히려 소구포인트가 되었던 것이죠.

로모의 [스펙]을 보면

노출: 자동노출식
크기: 10.5cm x 6cm x 4cm
무게: 250g
필름 포맷: 35mm (컬러 네가티브, 슬라이드, 흑백)
렌즈: Minitar1 32/2.8 (중국LomoLC-A+공장제작, 멀티코팅)
촛점거리:32mm (광곽버전의 17mm LC-Wide도 출시)
조리개: 오토(f2.8∼16사이)
셔터 스피드: 1/500초∼무제한(자동 노출)
노출: 프로그램 오토매틱, * 다중노출 스위치(MX) 내장

뭐 다른건 다 차치하더라도, '자동'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나올 정도로 로모에서는 딱히 콘트롤해주어야 하는 지점이 별로 없습니다. 32mm라는 광각에 속하는 촛점거리와(물론 요즘엔 30mm 전후가 '신표준'이 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알아서 조여주는 조리개, 넓은 포커스영역 등으로 아웃포커싱에 구애받지 않는, 팬포커스의 사진을 찍기 좋은 카메라가 되었죠. 조리개는 f2.8까지 지원하지만 셔터스피드가 1/500초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아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조리개가 어느정도 조여진, 깊은 심도의 사진을 찍는 카메라죠.

로모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듯이 독특한 감각을 구현해내는 카메라라서 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앞서 설명한 팬포커스와 조악한 설계로 인하여 사실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 굉장히 힘든 카메라기도 합니다. 거기다 디지털도 아닌 필름카메라다보니 아무생각없이 쓰기엔 또 어려운 카메라기도 하죠.

거기다 더하여 그 품질에 비해 비싼 가격(물론 '감성가격'이라고 생각하면 할 말이 없지만)을 받고 있는 것도 있구요.

다만 그래도 완전자동카메라에 비해서는 어느정도 조작도 해주어야 하고, 특유의 경쾌함으로 인하여 무시못할 팬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거기다 다양한 종류의 로모가 출시되기도 해서, 선택의 폭도 아주 넓구요. 귀여운 다이아나라던가, 혹은 폴라로이드 필름을 쓰는 로모 인스탁스라던가.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봤던 모델은 KONSTRUKTOR라는 이름의 프라모델[조립식] [SLR] 카메라입니다. 3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살 수 있고, 데칼을 붙여서 나만의 카메라도 만들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로모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모델입니다. 오히려 누구나 다 쓰는 로모에 비해서 더 눈길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구요. (다만 사용해본 바로는 뷰파인더가 카메라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직하형식이라 그다지 편하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은 로모의 대표 모델인 LC-A는 사실 코시나 CX-1/CX-2의 카피입니다. 코시나 CX는 로모가 3개의 광학유리로 렌즈를 구성한 것에 비해 5개의 광학유리로 구성을 했고, 만듦새도 훨씬 좋은, 표현력 좋은 카메라지만,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로모보다 비쌉니다. 잠깐 제 손을 거쳐간 카메라긴 했는데, 사용빈도가 너무 낮아서 방출한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조금 후회중입니다.

여튼 뭐 이런저런 관계로, 로모는 분명 재밌는 카메라지만 어렵고 비쌉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holga라는 중국산 카메라인데요. 성능은 로모보다 조금 더 떨어지지만, 어차피 토이카메라에서 성능을 따지는 것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로모의 대안으로 많이 거론됩니다.

가격은 5만원 미만에서 거의 살 수 있고, 기본으로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하며, 유리를 사용하는 G모델, 비네팅이 강화된 BC(Black corner)모델, 오토포커스가 가능한(!) AFX모델, 롤라이플렉스같은 뷰파인더용 렌즈가 하나 더 붙어있는 TLR(Twin Lens Reflex)모델까지 별별 해괴한 배리에이션이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120이라고 써있는 모델은 중형 필름까지 사용할 수 있죠. (그래서 구매할 때 135(35mm필름)모델인지 120모델인지 잘 구별해야 합니다.)

요즘 세상에 사실 필름카메라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내 사진을 확인도 못하고, 인화하기도 귀찮고, 비용도 많이 들죠. 
그래도 필름카메라는 '조금 느리게', 그리고 한 컷에 나의 최선을 담아 찍는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카메라이기도 하죠.

특히 토이카메라의 경우에는 실내에서 찍기에는 매우 열악한 카메라라서 강제로 사진사로 하여금 집밖으로 나가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카테고리의 카메라기도 합니다(물론 그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컨스트럭터를 빼고 저는 전부 방출했습니다).

필름카메라에 관심이 있고, 이제 막 사진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비용이 부담되시는 분들은 토이카메라로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에 사진찍던 분들도 한번 구하셔서 사용해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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