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1/27 00:47:01
Name   모선
Subject   코라진 4부 - 최종
11월 24일
잠시 코인판에 신경을 끄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업무에 집중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코인판은 또 요동쳤다.
일과가 끝나고 코X에 접속했을 때, 나는 허망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그렇게 단타를 할 때는 찔금찔끔 오르던 비트코인 캐시가...
내가 신경을 껐던 반나절 동안에 160만을 넘어 180만을 찍었던 것이다. 거품이라고 생각했던 비트코인은 이미 900을 넘었고...
정말 나는 안 되는 놈인가 싶었다.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지정가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아하! 지정가를 해야 싸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구나." 그동안 시장가로만 거래했던 나는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바보였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기초 지식도 모르는 일자무식 개미가 몇 푼 벌겠다고 발악하면서, 정신 건강만 망가졌다는 뜻이었다.

지정가에 대해서 공부를 끝내고, 이번에는 비트코인 캐시를 지정가로 매수 및 매도를 하자고 다짐하며, 차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코X 홈페이지 상단에 이상한 메뉴가 하나 생긴 것을 봤다. 비트코인 골드? 설마 또다른 코인이 생긴건가?
얼른 들어가봤다. 그랬다. 또다른 코인이 생겨 있었고, 사람들이 무서운 속도로 매수를 하고 있었다. 나도 헐레벌떡 매수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매수가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이유를 알고 보니, 아까 비트코인 캐시를 지정가 매수에 걸어놓은 것이 문제였다.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거기에 모든 여유 자금을 묶어 놨으니, 비트코인 골드를 1원도 매수할 수 없었던 것이다.
허겁지겁 비트코인 캐시의 매수를 취소하고, 비트코인 골드의 시세가 60만원일 때 매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괜히 시장가 공부한답시고 뻘짓만 안했으면, 10~20만원일 때 매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돈을 벌 기회가 허망하게 날아갔다.

참고로 시세가 순간적으로 100만원이 넘었다. 근데 웃긴건, 평소에 그렇게 단타놀이 좋아하던 내가 이번에는 단타에 지쳤었나 보다.
"에효. 단타는 너무 힘들어. 내가 보기에는 조금 폭등하다가 잠시 꺼질테고, 그냥 이건 장기 투자로 가자."
긴 관점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 인내심이 오래가지 못하여, 그냥 단타놀이를 한 것만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잠시 머리를 식히러 샤워를 했다. 길어야 10~15분의 시간...그 시간에 또 사단이 났다.
샤워를 마치고 와서, 시세를 보니 비트코인 골드의 시세가 70만원이었다. 아까 100만원 넘었던 것이 가라앉은건가? 차트를 여는 순간, 또다시 좌절했다.
그 10~15분의 시간에 비트코인 골드는 또다시 95만원까지 찍고, 내려온 것이었다. 이렇게 두번째 돈을 벌 기회가 날아갔다.

11월 25일
그렇게 절망감 속에 자정이 지났다. 비트코인 골드는 점점 시세가 내려가고 있었다. 68만원의 시세를 보일 때, 나는 더이상 손해를 보기 싫어서 매도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코라진은 그렇게 나를 구렁텅이로 몰고 있었다.
새벽 5시쯤이었을까? 이제는 자야만 했다.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 시장이 안정적이구나. 돈을 가만 놔둘 수는 없으니, 매수나 하고 자야지.
아침 9시...평소 같으면 새벽 5시에 누웠다 치면, 점심 지나서야 일어나는 것이 내 몸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꿈을 꾸고는 아침 9시에 눈을 번쩍 뜬 것이었다. 설마? 에이 아닐거야...다시 코X에 들어갔고, 절망적인 상황을 받아들였다.
잠잠하던 시세가 내가 잠들었던 시간에 뚝 떨어진 것이다. 시세 자체가 아주 폭락한 것은 아니었으나, 문제는 80만원이나 매수한 상태였다.
어떻게 복구한 마이너스 10만원인데 ㅠㅠ 돈을 벌기는 커녕 또다시 마이너스 10만원이 되었다 ㅠㅠ

이후에 벌어진 일은 짧게만 설명하겠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참으로 비참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최초 30만원으로 가볍게(?) 시작했던 코인판은 이 날 20만원을 추가로 코X 가상계좌에 입금하면서, 이제 100만원이 투입된 상태였다.
코인 종목 가리지 않고,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타를 총 8회 했다.
저녁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망정이었지, 그것 없었으면 얼마나 더 많은 단타를 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피말리는 단타 가운데, 가장 비참하면서 화가 났던 한 순간만 더 이야기하겠다.
비트코인 골드가 60만원 근처에서 시세가 잠잠했는데, 갑자기 매수의 빨간등이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66만원에 매수를 했다.
대략 75만원 정도의 최고점을 보이고, 다시 미친듯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70만원까지 내려왔을 때, 나는 지체없이 70만원 지정가 매도를 눌렀다.
그런데 나보다 매도를 더 빠르게 한 사람 때문인지, 서버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65만원에 매도가 되었고, 허망하게 손해를 봤다.
진짜 울고 싶었다. 그렇게 24일과 25일에 걸쳐서 발생한 모든 손익을 전부 계산하니, 마이너스 33,161원이었다.

11월 25일 저녁~현재
여기까지 돌이켜 보면, 어떻게 코라진에서 헤어났는지 나 자신도 믿겨지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코라진에서 완벽히 헤어나온 것은 아니다.
결정적 이유는 아까 위에서 언급한 중요한 약속 때문이었다.
단타에서 이득보다는 손해본 경험이 많다는 점과 약속 장소에 나가서까지 코인질 하기 싫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약속 장소에 나가기 직전, 요즘 유행하는 배틀그라운드 용어로 "X버"를 결정했다.
비트코인 캐시 : 1,800,000원에 매수 / 비트코인 골드 : 640,000원에 매수
이더리움 : 522,000원에 추가 매수 (520,000원에 매수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2가 하나 더 눌린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최고점 매수가 되어버렸다.)
이더리움 클래식 : 24,850원에 매수 / 리플 : 270원에 추가 매수

오늘 비트코인이 천만원을 뚫었고, 현재 모든 자본은 여기에만 몰빵인 것 같다. 글을 쓰는 지금, 어제 매수 시점과 현재의 시세를 비교하니
이더리움과 (11월 1일에 최초 투자했던 이익 분량이 있음) 리플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해를 보는 상황이니까... ㅠㅠ
그래도 희망을 걸어본다. 비트코인이 폭등 후 잠시 주춤할 때마다, 다른 알트코인이 오르는 것을 계속 봤기 때문이다.
옆동네에도 글이 올라왔는데, X버가 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제는 정말 단타를 안할 생각이다.
영혼이 빨려가는 기분은 이미 족히 느껴봤다. 다짐 또 다짐하는 의지를 담아 여기에 이렇게 글까지 박제했다.
부디 이 코인 드라마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코인판에 들어오고 싶으세요? 이런 분들은 추천합니다.
1) 이것 다 잃어도 인생에 지장이 없다. ---> 저는 지금 투자한 금액 다 잃어도 인생에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건강을 해칩니다.
2) 은행 예금보다 조금 더 벌고 싶다. ---> 시세 오르락 내리락 하는것에 초월할 자신 있으면,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X버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3) 돈이 최고의 가치이며, 돈만 벌 수 있으면 인생이 행복하다. ---> 돈이 최고의 가치라면, 이 위험한 도박판에 오는 것을 굳이 말리지 않겠습니다.

부디 저의 경험이 코인판에 뛰어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에게 미약한 도움이라도 꼭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 으아!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09 6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9 + kogang2001 24/04/19 146 3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 kogang2001 24/04/19 163 5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3 kaestro 24/04/19 371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730 11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 닭장군 24/04/16 1096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22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39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55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077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69 0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985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476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58 0
14594 정치절반의 성공을 안고 몰락한 정의당을 바라보며 10 카르스 24/04/11 1320 18
14593 정치홍차넷 선거결과 예측시스템 후기 11 괄하이드 24/04/11 901 6
14592 정치2024 - 22대 국회의원 선거 불판. 197 코리몬테아스 24/04/10 5325 2
14591 정치선거일 직전 끄적이는 당별관련 뻘글 23 the hive 24/04/09 1258 0
14590 오프모임[5월1일 난지도 벙] 근로자 대 환영! 13 치킨마요 24/04/09 598 1
14589 일상/생각지난 3개월을 돌아보며 - 물방울이 흐르고 모여서 시냇물을 만든 이야기 6 kaestro 24/04/09 384 3
14588 일상/생각다정한 봄의 새싹들처럼 1 골든햄스 24/04/09 275 8
14587 일상/생각탕후루 기사를 읽다가, 4 풀잎 24/04/09 420 0
14586 음악VIRGINIA (퍼렐 윌리엄스) 신보 카라멜마끼아또 24/04/08 270 2
14585 오프모임4월 9일 선릉역에 족발 드시러 가실분. 29 비오는압구정 24/04/08 793 4
14583 정치총선 결과 맞추기 한번 해볼까요? 52 괄하이드 24/04/07 144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