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1/01 00:18:00
Name   루아
Subject   고등학교 교사 체험기 (1)
타임라인에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만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난 후부터 3개월간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였습니다. 아직 앞으로 1주일은 제가 학교 소속 교사이기는 하지만 방학이 시작하였으니 사실상 더 일을 하지는 않으니...

그래서 지난 3개월간의 기록을 가볍게 남겨보고자 합니다.
매우 주관적인 기록입니다.


1.
제가 고등학생일 때에는 선생님들 끼리는 잘 알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근무해보니 다른 선생님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네요...
물론 제 행동 반경이 좁은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같은 교과목 선생님들 + 같은 부서 선생님들 외에는 그냥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는 정도?
제가 수업 들어가는 반의 담임선생님들조차 전부 만나지는 못했네요.
그래서인지 학교에서 두달 넘게 근무해도 처음 뵙는 선생님들은 언제나 계시고, 그 중 일부는 항상 저를 학생으로 착각하시기도 하더군요.
생각해보면 부서별로 교무실도 따로 쓰는데 만날 수 있을리 없겠다 싶기는 하더군요.


2.
대학 강의실 같은 구조의 멀티미디어실 같은 곳에서 교직원 회의(라고는 하지만 회의보다는 전달사항 통보에 가까운...)를 종종 하는데 보면 선생님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앞자리는 몇몇 부장 선생님들이나 저 정도만 앉고 대부분 뒤에 앉으려고 하시고... 가능하면 굳이 의견 내기 보다는 빨리 끝내고 나가고 싶다는 반응도 보이시고... 이럴 땐 누구나 비슷비슷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지만 눈치가 보여서 그냥 일찍 적당히 앞쪽에 앉는 편이었습니다..ㅋㅋ


3.
담임 선생님들은 정말 바쁘십니다. 담임으로서 학생들 면담이나 상담, 담임으로서 행정 업무, 교과 관련 업무 등등...
옆에서 별로 할 일이 없이 앉아 있으면 괜히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담임했던 학생들에게서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 기뻐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 그 힘들었던 시간이 그렇게 보상받나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4.
시험 문제 만드는 건 생각보다 많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더군요. 내용이 겹치지 않게 주의하면서 문제가 잘못 되지는 않았는지, 오해의 여지는 없는지부터 해서 보기의 순서같이 자잘한 것 까지...다른 선생님께서 검토 잘 해 주셔서 큰 문제 없이 기말고사를 마치기는 했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더군요. 서술형 문제가 너무 어려웠나 싶기도 하고...


5.
제가 있던 부서와 행정실은 관계가 그리 좋지는 못했네요. 물건을 주문하면 바로바로 안해주고 거의 직전에 가서 수도 없이 이야기해야 어찌어찌 물건을 주문해주는... 10월에 실험에 쓸 거라고 주문해뒀던 오렌지주스를 12월이 되어서도 안사주던...ㅠ 뭐 저야 직접 마주칠 일은 없어서 별 생각은 없었기는 했는데 조교 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께서 불만을 내보이시는 일이 자주 있었네요. 뭐 이런 일도 있는 거겠죠.


시간이 늦었으니 다른 이야기는 다음에...아마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쓰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4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31 6
14621 기타[불판] 민희진 기자회견 48 + 치킨마요 24/04/25 913 0
14620 음악[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김치찌개 24/04/24 96 1
14619 일상/생각나는 다마고치를 가지고 욕조로 들어갔다. 8 자몽에이슬 24/04/24 518 17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7 + kaestro 24/04/24 1066 17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780 8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660 13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절름발이이리 24/04/23 1355 8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36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07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23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207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540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76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24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83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58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42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15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54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80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94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108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16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92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