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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4/16 00:12:00
Name   sungsik
Subject   일베하는 학생과의 세월호 관련 대화.
람라에 쓰려고 했는데 좀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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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업하다가 일베하는 중3 하나가 내일이 세월호 사건 일어난 날이다 뭐 이러더라고요. 평소에 일베한다고 제가 애들 앞에서 맨날 놀리는 아이인데...

나 : 아~~ 그래. 일베라서 세월호 사건이 언제인지도 꼬박꼬박 아는구나.

학생: 일베니까 그래도 세월호를 기억해주죠.

나 : (순간 열받아서) 그래. 일베가 참 잘 기억해주지. 어묵 먹으면서 참 정신나가게 기억해주지.

학생 : (약간 뜨금해하면서) 전 그렇겐 안하는데 일베하는 애들보면 뭐, 세월호 죽은 사람보고 삭제~삭제~ 이러면서 그러는 애들이 있어요.

나 : (진심 빡쳤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다른 아이들을 보며) 얘들아. 사이코패스가 별 게 아냐. 사람을 죽여야 사이코패스냐? 그냥 저렇게 사람이 300명이 죽었는데도 아무런 감정없이 낄낄거리며 '삭제~삭제~' 이러는 게 사이코패스지 뭐겠냐.

학생들 : 맞아요. 맞아요.

학생 : (좀 수그러들고 부끄러워하며) 제가 그런 건 아니고 친구가 그런 거에요. 전 이제 일베 안 들어간지 몇달 됐어요.

나 : (말하는 학생을 무시하고 계속 다른 아이들을 보며) 일베를 들어가야 일베인 거야?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친구가 저런 말을 하면 둘 중 하나겠지. 뭐 저런 ㅄ이 다 있어. 그러며 무시하거나, 야 그래도 그건 심했다.. 그러면서 하지 말라고 하겠지. 그런데 그걸 친구들이 한 거라며 낄낄거면서 내 앞에서 말하는 게 일베가 아니고 뭐겠냐.

학생들 : (끄덕끄덕)

나 : 너희들 학교 선생님들 꼰대 같다며 나한테 하소연 많이 하고 나도 잘 들어주잖아. 근데 그렇게 너희들 이해하고 들어준 결과물이 저따위면 진짜 힘빠지지 않겠냐?

학생 : (쭈삣거리며) 선생님은 저희가 옳바르게 됐으면 하는 거에요?

나 : 내가 뭐라고 너희한테 옳바르고 아니고를 가르쳐. 아니 막말로 옳바르게 하란다고 너희가 하겠냐? 다만 곧 태어날 내 아기가 아들이라고 했지? 내 아들이 저럴까봐 무서울 뿐이다. 수업이나 하자.


하고 넘어갔습니다.
텍스트로 보니 너무 진지한 거 같지만 말투는 그렇게 진지하진 않았어요. 수업 분위기도 좋았고..
개인적으로 일베하는 걸 혼내면 애들이 더 하는 거 같아 그걸 장난식으로 승화시키고 놀림감이 되게 하여 '일베하면 부끄러운 것.' 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했는데... 솔직히 저 날은 진심으로 화나더군요.

뭐 학생을 욕하려고 쓴 글은 절대 아니고 일베를 하지만 제가 젤 예뻐하는 학생 중 하나입니다.
평소 학업 스트레스나 학교 생활에 대한 불만이 너무 많이 쌓이니까 그걸 일베로 풀었던 거 같아요.
아이를 가지니까 제 자식이 저러면 대체 어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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