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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5/16 10:57:28
Name   알탈
Subject   보드게임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후기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사는 남자 알탈입니다. 마침 아침 타임라인에서도 와인 얘기가 잠깐 나왔었고, 어제 퇴근한 뒤에 비티컬쳐를 한 판 하고 잔 일도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에 대한 후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1.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소개 (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83394/viticulture-essential-edition )

보드게임긱 ( http://boardgamegeek.com ) 에서 현재 긱 레이팅 19위에 올라와 있는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입니다. 보드게임긱의 긱 레이팅에 대해서는 어제 쓴 "쓰루 디 에이지스 : 문명의 새 이야기" ( https://redtea.kr/pb/pb.php?id=free&no=7524 ) 에서 간략히 설명드렸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weight가 2.93/5 로 상당히 낮은 편인데, 제가 갖고 있는 게임들 중에서도 가장 입문 장벽이 낮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갖게 되었는데 뒤 이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2. 개봉하면서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의 한글화 및 유통은 보드라이프 ( http://boardlife.co.kr )에서 운영하는 비마켓 ( http://shopping.boardlife.co.kr )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은 비티컬쳐 본판에다가 확장팩 "투스카니 : 비티컬쳐의 세상 넓히기" (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47101/tuscany-expand-world-viticulture )에서 제공하는 일부 컨텐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쓰루 디 에이지스 : 문명의 새 이야기" 와 마찬가지로 상자 내부의 플라스틱 트레이가 상당히 활용도가 높아서, 다른 다이소 정리함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특이하게 상자가 직육면체가 아니라, 바닥이 좀 더 좁고 뚜껑 부분이 좀 더 넓은 역 사다리꼴 형 직육면체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명서는 바닥에 깔 경우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니 최상단에 놓아야 합니다.
카드는 흔히 "Euro Small Size" 라고 불리우는 45mm*70mm가 154장, "Standard Size"라고 불리우는 65mm*90mm가 114장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장 들이 프로텍터 한 뭉치씩 추가로 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부품 특이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대 6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6색의 플레이어 마커가 들어있음.
* 개인 보드 판과 플레이 보드는 하드보드지로 되어 있음.
* 포도 및 와인의 등급을 표기할 수 있는 물방울 형태의 유리 마커가 들어 있음.

여기서 가장 특기할 만한 부분은 바로 저 물방울 형태의 유리 마커입니다. 플레이 중인 사진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물방울 모양의 유리 마커가 개인 보드의 포도 (적포도, 백포도) 및 와인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등 4 종류의 와인)의 등급을 표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전에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도 있었는데, 마커의 디자인이 게임의 테마와 잘 맞물려서 정말 아름다운 영롱함을 자랑합니다.
카드의 수도 다양한데, 에센셜판에서는 확장판의 일부 카드 요소가 함께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비티컬쳐 본판에 비해 좀더 다양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카드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 부분은 뒤의 플레이 후기에서 언급할 부분이겠네요.
마지막으로 인상깊은 것은 보드판의 파스텔 혹은 유화 느낌의 유려한 일러스트와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 깊은 카드의 일러스트입니다. 비티컬쳐를 사기 전까지 가장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건 "위대한 로렌초"의 게임 상자와 개인보드 뒷면 정도였는데, 비티컬쳐는 플레이 하는 내내 일러스트로 인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충족시켜줍니다. 이정도로 컴포넌트가 만족스러웠던 제품은 "아그리콜라 개정판"이나 "카베르나 : 동굴의 농부들" 외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부품 : 5/5
볼륨 : 5/5

3. 튜토리얼 플레이

최근의 보드게임 디자이너들은 다음과 같은 부분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ㄱ. 룰은 직관적이며 게임 설명서를 간단히 익히고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한다.
ㄴ. 다른 언어의 사용자들을 위해 기호 및 비 언어적 표현을 활용하며 텍스트는 지양한다.
ㄷ. 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룰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서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한다.

대표적인 예로 어제 소개드렸던 "쓰루 디 에이지스 : 문명의 새 이야기"에서는 4.37/5 라는 묵직한 복잡성에 비해 친절한 게임 설명과 튜토리얼 플레이 설명서, 직관성이 뛰어난 그림 및 기호와 플레이어 보드판 덕분에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안타깝게도 비티컬쳐는 그 반대였습니다.
분명 비티컬쳐의 룰은 간단합니다. 2.93/5 라는 비교적 가벼운 복잡성 덕분에 튜토리얼 플레이 시작에는 차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플레이를 해 나아갈 수록, "이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물음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룰북을 다시 복습하게 됩니다. 유려한 일러스트를 최대한 만끽 할 수 있도록 정갈하게 게임 보드를 디자인 한 건 좋은데, 문제는 그로 인해 플레이어 입장에서 꼭 필요한 설명 마저도 너무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거기다 1인부터 6인까지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보드판은 오히려 각각의 플레이 인원에 따른 시스템 차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없게 합니다.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너네 학원에서 다 배워 왔으니까 여기는 이정도로 하고 넘어가자" 라면서 진도 빼는 모습이랄까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 느낀 상대적인 난이도는 쓰루 디 에이지스 신판이랑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직관성 : 3/5

4. 플레이를 하면서

사실 저는 와인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맥주에 대한 관심이 깊어서 비티컬쳐 대신 비어컬쳐가 있었으면 엄청난 고평가를 했을 수도 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와인이 여러가지 라벨이 있다거나 하는 정도의 지식이 있기 때문에 이 게임에는 흥미를 느꼈습니다.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은 일꾼 배치 게임을 따라갑니다. 그와 동시에 카드 뭉치에서 카드를 가져와 활용하는 등의 요소도 다른 게임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포도를 규격에 맞는 밭에 배치하고,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들며 숙성을 시키고, 등급을 만족시켜 납품을 하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히 참신했습니다. 와인 농장을 운영하는 테마가 게임 시스템에 적절하게 녹아 있습니다.

테마 : 5/5

다만 성취감의 요소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적포도/백포도의 품종에 따라 다른 등급을 갖고 있고 포도를 으깬 뒤 등급이 낮은 경우는 숙성을 하거나, 혹은 그냥 저등급 와인을 만들어 납품을 하는 선택 정도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어서 결국 고등급의 포도가 있어야만 고등급의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와인을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와인의 납품은 와인 납품 계약 카드를 따라가게 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난 박리다매를 하겠어!" "난 장인정신으로 고품질 와인을 비싸게 팔거야!" 등의 선택사항이 없습니다. 또한 활용할 수 있는 손님 카드들의 밸런스가 잘 맞는 편이 아닙니다. 비슷한 예로 "아그리콜라 구판"의 직업 및 보조설비가 있는데, 그래도 아그리콜라는 시작하면서 7개의 직업 과 7개의 보조설비로 플레이어가 잘 조합을 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비티컬쳐는 개인이 소지할 수 있는 카드 수도 7장으로 타이트하게 제한이 되고 (저 7장 안에 포도 카드 / 와인 납품 계약 카드 / 손님 카드 가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유도의 폭이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성취감이 그리 압도적이지 않습니다.

성취감 : 4/5

5. 게임을 마치고

게임을 마친 뒤 지난 게임들을 복기하면서 느낀 것이, 와인 농장을 운영한다는 테마를 온전히 살리지는 못한, 용두사미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 후반 단계의 마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물론 묵직한 게임을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뿐만 아니라 보다 가벼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입문 장벽에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하겠지만,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데 쳐내달라고 하는 곳은 좀 덜 잘리고 남겨달라고 하는 부분은 좀 더 잘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와인의 종류나 등급에서 보다 플레이어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줄 수있는 요소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디테일을 희생한 대가로 낮춘 진입 장벽은 보다 이 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감정도 샘솟게 하네요.

디자인 : 4/5

6. 총점 : 9/10

개인적으로는 좀 더 묵직한 게임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히려 낮은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높은 평가를 해 줄 수 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라스푸틴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기대하고 마셨는데 프리마토 프리미엄 라거가 나온 정도의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쓰루 디 에이지스에 비해 더 유려한 일러스트와 한참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두루두루 좋아할 만한 명작이 나왔습니다. 역시 보드게임 모임을 한다면 갖고 나갈 마음이 있습니다.
에센셜 에디션은 본판에는 없는 1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드는 오토마 카드 뭉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오토마 카드를 이용한 1인 플레이가 상당히 빡빡합니다.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묵직한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1인 고득점 도전을 하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상 오늘의 보드게임,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에 대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있다가 또 업무에 집중 안되면 기습적으로 다른 작품에 대한 감상글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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