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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8/27 21:52:49
Name   化神
Subject   책 읽기의 장점

대부분의 사람은 책 읽기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무엇인가를 얻어가는 독서를 원합니다. 이전에 언급한 이동진 작가는 자신의 책 '이동진 독서법'에서 이런 '목적 독서'에 대해서 다소 안타까운 시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경험해보면, 목적 독서는 지쳐요. 왜냐하면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는 쾌락을 못 느끼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얻어지는 부산물, 결과를 겨냥하고 책을 읽게 되면 독서를 '견디게' 되거든요. 힘든데, 다 읽고 나면 '한 권 읽었다'에 그치는 거죠. 책이라는 것은 우회로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자꾸 얘기하는 건데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책을 읽으면 지식이 늘고, 화술도 늘고, 글도 잘 쓸수 있고... 저는 이 모든게 부산물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 이동진 독서법 p.91
하지만 책 읽기를 그리 즐기지 않는 분들에게는 딱히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 것 입니다. 하지만 책 읽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이야기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 알고 있죠. 해서 이번에는 잘 언급되지 않는 책 읽기의 장점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1. 복잡한 것들을 들여다보기 위한 인내심을 갖춘다.

이전 글에서도 한 번 언급하였습니다만,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매체들은 점점 더 간단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크기와 내용으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긴 호흡으로 오래 바라봐야 하는 지적 생산물들은 점점 더 배척되고 있죠. 대표적인 예시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것들만을 접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그정도 분량에만 익숙해지고 느리고 신중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피하게 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기피하는건 우리가 흔하게 경험하는 현상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경향이 문제가 됩니다.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들일수록 복잡하고 본질을 들여다보기 어렵기 때문에 인내심 없이는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내심을 갖추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긴 시간 동안 집중하고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우리는 당면한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생각이 늙지 않게 된다.

정년 개념은 20세까지 공부해서 60세까지 살던 시대에 설정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생교육이라는 개념도 희박했었고 대부분의 경우 은퇴 이후에는 소일거리를 하다 이내 정해진 수명이 다하고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죠. 60세 이후로 은퇴하고 나면 우리에게는 70세, 80세, 90세가 남아 있습니다. 결국 새 인생을 준비해야만 이 시기를 보다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노인 세대가 보수적인 생각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신체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고, 듣는 능력이 떨어지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하지만 신체의 노화는 결국 사고의 노화를 불러옵니다. 넘쳐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이전보다 피곤하기 때문에 기피하게 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만으로 평가하려고 하다보니 확증편향성은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결국 생각은 시대에 뒤떨어지게 됩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세대 차이를 일으킨다고 봅니다.
물론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항상 사고의 노화를 백퍼센트 방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영양제를 먹는 것 처럼, 미용을 위해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미래에 인지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는 시점을 늦춰주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더불어 책은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새로이 출간되는 책들은 당대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책들을 섭렵하는 것은 동시대의 변화를 따라잡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듯 합니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넘어서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뒤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3. 다양한 대화 주제들을 보유하게 된다.

삶은 다양한 만남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라는 공간이 묶어주었지만 그 이후에 만나게 되는 집단에서는 같은 구성원이라도 공통점은 줄어들게 되고 집단 밖에서 만나는 인연은 애써 공통점을 찾아야만 하는 관계들이 되죠. 그러다보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마련인데 누구나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 지 고민이 많을 겁니다.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흔히 '호구조사'라고 불리는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을 하게 마련인데요, 이런 질문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개방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경계심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또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문답만 주고 받는 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자세하거나 어려운 질문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제가 전에 ~ 한 책을 읽어봤는데 거기서 ~ 라고 하더라구요, 진짜 그런가요? 어떤거 같으세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 내가 책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랬던거 같은데...?'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가 어색한 사이의 상대에게 질문해보면 상대방은 그 질문에 대답하면서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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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주변에 독서는 레저활동이니 동호인을 찾아 같이 즐기고 장비 투자도 권합니다. 장비는 독서대, 독서등, 이북리더기 등이 있지요. 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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