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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1/04 03:35:39
Name   저퀴
Subject   레드 데드 리뎀션 2 리뷰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플레이해봤습니다. 전 PS4로 플레이했고, 아쉽게도 제 PS4는 프로가 아닙니다. 그러나 PS4 노멀로도 플레이해도 엔딩까지 문제될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게임에는 약간 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버그, 일부 구간의 프레임 드랍이 있지만 심각한 문제점은 아니에요.

튜토리얼 겸 프롤로그 구간부터 비쥬얼은 환상적입니다. 이번 세대가 보여줄 수 있는 오픈 월드 비쥬얼 중에서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소 불친절한 스토리텔링에 몰입하지 못하더라도 눈보라 속 설원을 걷는 주인공의 모습만으로도 다시 집중하게 됩니다. 

메인 미션은 완성도가 부족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좋게 말하면 진지한 피카레스크고, 나쁘게 말하면 진부한 서부극에 불과합니다. 후반에 이르면 주인공 아서와 그 갱단의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롭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지루했습니다. 그만큼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인데 게임 내내 진지한 이야기로 가득 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GTA 5와 비교하면 지독한 블랙 코미디가 한가득인 게 오래 플레이하는 게임으로는 더 적합한 게 아닐까 싶고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단점은 메인 미션의 구성에 있습니다. 많이 단조롭고 반복적입니다. 무엇보다 GTA 5도 비선형적인 게임은 아니었는데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더욱 선형적이에요. 거의 대부분의 메인 미션은 임무 목표를 따르지 않으면 곧장 게임 오버 처리해버릴 정도로 답답합니다. 어떨 때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시체에서 아이템을 수거할 시간조차 주지 않을 때가 있어요.

거기다가 대부분 총격전, 말을 타고 도망치면서 또 총격전, 어디 숨어서 들키지 않는 잠입, 이 세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GTA 같은 다른 오픈 월드 게임도 그러지 않는가 반박할 수도 있지만, 시대 배경이 서부라서 가뜩이나 말을 타고 다닐 때가 가장 많은데 메인 미션마저 그러하니 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대신 총격전의 완성도가 부족하진 않습니다. 기가 막힐 정도로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총만 쏘면 졸립다까진 아니에요. 데드아이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재밌고, 몇십발을 갈겨대는 자동화기만 나오는 현대 시대와 다르게 서부 시대의 총격전은 독특한 매력도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 미션에서 벗어나서 오픈 월드의 완성도로만 평가하면 올해 가장 뛰어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렵이나 낚시 같은 소소한 일거리가 의미를 가지는 건 당연하고, 게임 내에 창조된 도심지와 그 곳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NPC가 장식도 아닙니다. 플레이어와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변화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브 미션에 한해서는 20세기를 눈 앞에 둔 미국이란 독특한 시대 배경을 잘 살려서 기술력의 과도기가 주는 다양한 요소를 잘 삽입했습니다. 또 당시의 시대상을 잘 표현한 인물의 성격이나 단체 혹은 사건의 구현에도 충실합니다. 

또 음악은 역시나 락스타 게임즈답게 훌륭하고, 특히 클라이막스에선 최고라 극찬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스토리텔링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후반부 전개는 인상적이었고요. 음악과 합쳐져서 게임의 인상을 확 바꿔버릴 정도에요. 

마지막으로 이걸 액션 게임이라 부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조작감이 별로인데, 게임의 방향이 가벼운 액션 게임이 아니란 걸 고려해도 전 단점이라고 봐요. 하나하나 현실과 똑같이 상호작용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디테일하여 감탄을 줄 수 있지만, 그게 몇시간이고 계속되면 비디오 게임으로는 충분한 단점이 된다고 봅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왜 오픈 월드 게임에서 락스타 게임즈를 따라갈 개발사가 없는지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될 겁니다. 이렇게 야심으로 가득 찬 세계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어요. 하지만 오픈 월드보단 액션과 어드벤쳐가 중요한 유저에겐 단점이 꽤 명확한 작품입니다. 완성도와 재미가 일치하지 않듯이 어떤 사람은 하다가 지루해서 포기할만해요. 그래서 전 싱글플레이보다 좀 더 느긋하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을 듯한 멀티플레이가 더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 게임을 추천한다면 난 눈이 호강하는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오픈 월드에 빠져들면 오브젝트 하나까지 다 살펴보는 분이라면, 서부극에 미쳐서 영화부터 소설까지 다 읽어보는 분이라면 꼭 살 가치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힘들거나 싫어하는 분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전 그래도 올해 해볼 가치가 충분한, 올해의 게임이란 걸 뽑아본다면 아직까진 레드 데드 리뎀션 2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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