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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1/11 09:26:24수정됨
Name   레지엔
Subject   대체 파업을 해도 되는 직업은 무엇일까?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2&aid=0003332758&date=20190111&type=1&rankingSeq=3&rankingSectionId=101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역으로 보수반동적인 면모를 보여줄 때가 있는데, 한국의 파업에 대한 시각이 그러할 겁니다. 딱 이 기사가 그런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고 보는데, '너 돈 많이 받으니까 파업할 자격 없어 행복한 줄 알고 입닫고 살아' '니들 파업은 파업이고 난 불편하면 안되지'가 그대로 배어나오거든요. 파업에 동조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데 자격을 왜 남이 운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이런 얘기를 꺼내면 '그건 저 직업이 원래 나쁜 놈들뿐이라서 그런 것. 사회적으로 도움되는 "착한 직업"이면 우리도 지지한다'와 같은 반론이 나옵니다. 그럼 가장 논란없는 착한 직업 소방관을 볼까요? 현실적으로 노조 가입도 막혀있고 쟁의행위는 위법이라고 이미 못박혀있지요. 더군다나 파업은 특정 직종 종사자가, 더 많은 재화를 내놓으라고 시위하는 겁니다. 네 소위 말하는 '밥그릇 싸움' 그 자체지요. 정의구현을 위한 순교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모든 파업 기사에는 '저것들이 다른 사람 불편하게 하면서 지들꺼만 챙겨먹으려 드네'가 달립니다. 요새는 사짜 아니 4차 산업이 유행어라서 '응 니들 AI로 다 대체'가 추가적으로 달리고요.

개별적으로 들어가면 꽤 웃긴 양상도 보입니다. 4차 산업 발달로 인한 실직자 증가를 우려하고 기초소득제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저런 리플을 다는 경우도 꽤 보이거든요. 포털에서도 종종 보이고 커뮤니티에서도 보이고. 다같이 못 받아먹는건 사회문제지만 니들만 챙겨먹는 꼬라지는 못 봐주겠다는 심보처럼 보이는데, 사실 이런 것도 양병거 논란 등에서도 자주 보이는 행태입니다.

예전에 홍차넷에서도 썼고 다른 곳에서도 자주 했던 말이, 중국은 가장 자본주의적인 민족이 공산주의 국가를 만들었고 한국은 가장 공산주의적인 민족이 자본주의 국가를 만들었다였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평등이라는 건 결국 기계적으로 결과가 동등한 평등에 가까울 겁니다. 좀 더 들어가자면, '내'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놈은 아예 위나 아예 아래로 보내서 섞일 일이 없도록 하고, 나머지들은 오차없이 내 근처에 다 묶여 있으면 좋겠다는게 한국인의 솔직한 욕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는 걸 죄악시하는 선비 정신과 잘 결합해서, 참 많은 사회 문제에서 논의가 겉돌게 만들지요. 교육이 대표적일 것이고, 사실 노동자 처우 문제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리 길지 않은 삶을 살긴 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방향성은 참 자주 변하는데, 위선적이고도 유치한 평등 사상은 언제쯤 깨질지 회의감이 듭니다. 걍 사기 잘쳐서 자산이나 왕창 땡기고 속세의 번잡한 논의를 천하고 절박한 것들의 쓰잘데기 없는 남얘기로 치부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갈수록 커집니다. 좋게 말하면 어른이 되는 것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인간 쓰레기가 되고 있는 것이고.

남들 일어날 시간에 졸려서 새벽에나 할 넋두리 함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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