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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8/08 11:37:49
Name   Fate
Subject   '폴리페서' 논란에 대한 조국 前 민정수석의 대답
조국. 문재인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서 약 2년 2개월 동안 청와대의 핵심 참모로 근무하였고, 현재는 민정수석 이후 법무부장관 지명이 유력한 정계 인사입니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 후보로도 점쳐지는 그런 인물이지요.

한편 이와 같은 신분 외에도 조국은 겸직하고 있는 자리가 하나 더 있는데, 이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형법 교수 자리입니다. 민정수석으로 떠나면서, 조국은 안식년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발언했는데, 안식년은 6학기(3년) 당 1학기, 12학기(6년) 당 2학기 정도로 배당되니 2년 2개월 간의 민정수석 업무를 하는 동안 무조건 TO를 차지한 채 휴직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무엇보다 조국 교수는 스스로 과거에 소위 교수들이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선출직, 정무직에 나간 뒤 임기가 끝나면 다시 교수로 돌아오는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던 글을 썼던 바가 있습니다.

2004년 '교수와 정치 - 지켜야 할 금도' 라는 글에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9

(전략)...그러나 근래 정치권으로 투신하는 교수 중 필자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사례가 있다. 예컨대, 특정 정당소속 출마후보자의 자격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해야 하는 공천심사위원이었던 교수가 자기 자신을 후보로 선정하고 출마하는 경우, 정치적 중립성이 철저하게 요구되는 시민운동의 중핵으로 활동하던 교수가 갑자기 시민운동을 그만 두고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연구는 방치한 채 정치권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다가 출마하는 경우 등이다. 이러하기에 사회적으로 조금만 이름이 난 교수라면 ‘정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받는 것이다.

[한편 출마하는 교수들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자신이 담당하는 강좌를 휴강하거나 대강을 맡기거나, 아니면 아예 폐강을 하는데, 자신이 정치권으로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애초에 학사행정에 차질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출마한 교수가 당선되면 국회법상 임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 30일로 교수직이 자동 휴직되고 4년 동안 대학을 떠나 있게 되는데, 해당 교수가 사직을 하지 않는다면 그 기간 동안 새로이 교수를 충원할 수는 없게 된다. 또한 낙선하여 학교로 돌아오더라도 후유증은 남게 된다.]

주권자이자 지식인으로서 교수가 정치에 무감할 수 없고, 교수의 전문적 식견과 정책능력이 정치권에 반영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권위주의 시대 하에서 상당수의 교수는 민주화를 위하여 지식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다가 해직이라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였다. 현 시대에도 교수는 이러한 ‘비판정신’을 유지하며 한국 정치의 풍토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교수가 정치권과 관계를 맺거나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경우에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을 것이다. 정치의 계절에 대학과 교수의 존재 의의를 되새겨 본다.

-조국 법대 교수

출처 : 대학신문(http://www.snunews.com)

이에 본인이 강단에 있을 때는 폴리페서를 비판했으면서, 스스로의 상황이 되자 왜 '내로남불'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79&aid=0003254427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앙가주망'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이다.*
일부 언론이 나를 ‘폴리페서’라고 공격하며, 서울대 휴직과 복직을 문제 삼기에 답한다.

1.
민정수석 부임시 휴직도 이번 서울대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이다. 서울대의 경우 ‘임명직 공무원’에 대한 휴직 불허 학칙이 없으며, 휴직 기간 제한도 없다. 다른 국내외 대학도 대부분 그러하다. 휴직이 허용되면 동료 교수들이 강의를 분담한다.
당장 기억나는 장관급 고위공직자 중 교수 휴직을 하고 직을 수행한 분은 다음과 같다. 현재 나를 비방·매도하는 일부 언론들은 왜 이하 분들이 휴직할 때는 가만있었는지 묻고 싶다. 박재완 장관은 성균관대학에서 약 13년 휴직한 것으로 안다.

류우익 이명박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윤영관 노무현 정부 외교부장관
홍용표 박근혜 정부 통일부장관
김연철 문재인 정부 통일부장관
박재완 이명박 정부 고용노동부 및 기획재정부 장관(17대 국회의원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역임)
정종섭 박근혜 정부 행정자치부장관
최양희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박능후 문재인 정부 보건복지부장관
이수훈 문재인 정부 주일대사
안경환 노무현 정부 국가인권위원장(3년 임기제)
권오승 노무현 정부 공정거래위원장(3년 임기제)
2.
‘선출직 공무원’의 휴직 허가는 대학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교육공무원법 개정 후 불허로 정리되었다.
3.
일부 언론이 문제로 삼는 나의 글은 이하 <대학신문> 발표 글이다.
(i) 2004년: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9
(ii) 2008: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480
두 글의 취지는 모두 교수들의 무분별한 '출마'에 대한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8년 나를 포함한 서울대 교수들이 문제제기한 것은, ‘육아휴직’이라는 허위신고를 내고 국회의원―‘선출직 공무원’―공천을 받으려 한 교수에 대한 것이었다(http://www.munhwa.com/news/view.html… ) 이 교수는 징계를 받았다.
일부 언론이 이상을 교묘히 편집하여 나를 언행불일치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나는 말을 바꾼 적이 없다.
4.
민정수석 업무는 나의 전공(형사법)의 연장이기도 하였다. 검찰개혁, 검경 수사권조정, 법무부 혁신, 공정한 형사사법체제 구성 등은 나의 평생 연구 작업을 실천에 옮기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앙가주망'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이다.
내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서울대학교 교수의 휴직, 파견, 겸임 제도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행정대학원 홍준형 교수, 2008.12)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표명하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수와 정치권, 행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대학 바깥과 건강한 상호관계를 맺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교수의 ‘현실참여’를 무조건 금지 또는 과도하게 억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며, 의도치 않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5.
휴직 기간 동안 나의 강의를 대신 맡아주고 계신, 존경하는 서울대 로스쿨 동료 형사법 교수님들의 양해에 항상 감사드린다. 수업 당 학생 수가 많아졌다는 학생들의 불만도 이해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도 나의 선택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훨씬 풍부해진 실무경험을 갖추고 연구와 강의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친애하는 제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출처 : 조국 교수 페이스북
*페이스북 링크가 깨져 글로 대체합니다.


이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내가 비판했던 것은 교수가 선출직에 도전하는 행위이지, 임명직까지 겨냥한 것은 아니다.
-임명직의 경우, 사회와 정치 참여는 지식인의 도덕적 의무이다. ('앙가주망')
-이미 나 이외에 많은 인물들이 교수 휴직을 한 상태로 임명직을 수행한 바 있다.

한편 조국 교수의 이 같은 항변은 과연 상호 모순되지 않는 말일까요. 물론, 실제로 법적으로 문제되는 행동은 아닙니다. 선출직의 경우 이제는 복직이 제한되어 있지만 임명직의 경우 교육공무원법에 의해 복직이 가능하니까요. 문제는 조국 교수가 '폴리페서'가 문제가 되는 이유로 손꼽은 사유에서 임명직은 해당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2008년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김연수 교수가 18대 총선에 도전하자 동료 교수 47명과 함께 '폴리페서 윤리규정' 등을 건의하며 “교수의 지역구 출마와 정무직 진출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008년 당시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0804072327345

[조 교수는 “교수 1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4명의 교수가 1년간의 안식년을 반납해야 한다. 대학원생은 갑자기 논문 지도 교수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대학 입장에선 김 교수처럼 유일전공자(스포츠의학)가 나가버리면 전공분야 하나가 죽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출처 : “폴리페서 1명에 전공 하나 사라져”…서울대 ‘윤리규정’ 건의 주도 조국 교수, 경향신문

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교수 1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해서 생기는 4년간의 피해와, 본인이 2년 2개월(민정수석)+알파(법무부장관) 동안 교수직을 비워서 생기는 학생들의 피해가, 과연 선출직/임명직이라는 차이 때문에 본질적으로 바뀌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 동료 교수들 입장에서는 마찬가지니까요.

또한 법적으로 임명직의 교수 복직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선배 교수들이 임명직 지명을 받고 교수직을 내려놓은 바 있는데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3&aid=0003465378

...하지만 규정과 선례를 앞세운 조 교수가 한 가지 빠뜨린 것이 있다. 규정상 휴직할 수 있었음에도 사표를 내고 떠난 선배들의 전통이다. 서울대에서 가장 많은 교수를 임명직으로 배출한 학과가 경제학부다. 노태우 정부의 이현재 국무총리, 한승수 상공부 장관, 조순 부총리 등이 교수직을 버리고 공직으로 옮겼다. 김영삼 정부 첫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박재윤 교수도 사표를 냈다. 이런 전통이 있었기에 배무기 교수의 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 교수도 지난 2009년 총리로 지명되자, 정년이 2년 남은 상태에서 사표를 냈다.

조 교수는 같은 법대 교수였던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과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휴직자 선례의 방패로 썼지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대법관으로 임명돼 사표를 낸 법대 박세일·양창수 교수는 거론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엔 지난 2016년 그의 1년 후배인 김재형 법대 교수가 사표를 내고 대법관이 됐다.

휴직이 가능한데도 사표를 냈던 한 교수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대 교수라는 지위를 자신의 입신양명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교육자의 양심과, 내 휴직으로 피해를 보는 다른 교수·학생들에 대한 예의였다." 교육자의 품격과 무게가 느껴진다. "(임명직을 마치고 복귀하면) 훨씬 풍부해진 실무 경험을 갖추고 연구와 강의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친애하는 제자들의 양해를 구한다"고 강변하는 조 교수는 선배들이 애써 수립해놓은 전통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출처 : [동서남북] 조국이 훼손한 선배들의 전통, 조선일보

이외에도 최도성 現 가천대학장도 한은 금통위 위원으로 가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직을 내려놓았고, 이창용 현 IMF 아태국장은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가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직을 내려놓은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준식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교육부장관으로 가면서 교수 자리를 내놓은 바 있구요.  

그리고 조국 교수가 사용한 용어인 '앙가주망'은 단순히 지식인의 사회 참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드레퓌스 사건의 불합리함을 고발했던 에밀 졸라처럼, 기존 질서나 인습, 부당한 권력에 대해 지식으로서 항거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인데, 과연 민정수석을 하다가 법무부장관을 하는 행위가 권력에 영합하는 것이지 어떻게 '앙가주망'에 부합하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2/2019080202912.html

한편, 조국 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답청(踏靑) 이라는 시를 올리며,
뭐라고 하든 내 갈길 간다는 메세지를 전했습니다.

풀을 밟아라
들녘엔 매맞은 풀
맞을수록 시퍼런
봄이 온다
봄이 와도 우리가 이룰 수 없어
봄은 스스로 풀밭을 이루었다
이 나라의 어두운 아희들아
풀을 밟아라
밟으면 밟을수록 푸른
풀을 밟아라





7
  • 양심도, 자격도, 소양도 없는 이시대의 잘생긴 강남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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