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9/04 12:56:55
Name   싸펑피펑
Subject   젠지 팬에게 가을 젠지는 없었다.
젠지 팬은 심심한 가을입니다.
롤 챔 자체를 재밌게 보기보다, 젠지 경기만 챙겨보는 편이라 선발전도, 롤드컵도 볼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발전은 갔으면 했지만, 사실상 올 해는 그 마저도 힘들다고 생각했으나 아쉽기는 매한가지네요.

저는 올 해 젠지의 부진을 보면서, 특정 선수 하나가 욕 먹을 일은 아니지않나 싶더라구요.
팀 안에서 범인을 찾는건 팀 게임 특성상 건강치 못 하다고 생각했고, 팀 시너지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엠비션과 크라운, 그리고 코어장전이 나간 이후로 스토브 리그를 보낸 젠지의 리빌딩은 뚜렷한 색깔이 없어 보였어요. 선수 구성 자체가 너무 중구난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팬으로서 저의 개인적 시선으로는 과거 엠비션이 합류한 시점 이후의 삼성 갤럭시와 젠지 이스포츠의 성격은 엠비션 으로 대표되었다고 봅니다. 저는 룰러의 캐리력도, 큐베의 나홀로 버티는 라인전도, 크라운이라는 걸출한 미드라이너도 엠비션이라는 정글러의 존재가 영향을 끼친 측면이 많다고 봐요.
엠비션이 삼성에 입단했던 그 때 엠비션의 역할과 영향력은 보기보다 더 크지않았을까 짐작합니다.
당시, 승강전을 오가던 삼성은 피지컬 등 개인기량에서는 이미 보여준 것들이 많았고, 누가봐도 운영이라는 경험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팀이었습니다.
거기에 엠비션이 수혈되며 LCK식 운영이라 불리우는 퍼즐이 점점 맞춰져 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후에 룰러가 원딜로 발탁되고, 코어장전이 서폿으로 전향하며 그림이 완성되어갔지요.
각 선수들의 특징을 살펴보더라도 전성기 기준으로 꽤 괜찮은 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탑, 운영에 특출난 정글, 완성된 미드, 캐리력의 원딜, 그냥 잘하는 서포터.
저는 결과가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롤드컵 준우승, 2017년 우승.

전 과거의 삼성이, 면면을 살펴보면 슈퍼팀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 이름값들이 사실 상당히 무거운 선수들이거든요.
큐베, 엠비션, 크라운, 룰러, 코어장전.

그래서 우승 후, 무너져 내린 크라운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전 그들이 적어도, 최소 1년, 길게는 2년 정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 했으니까요.
삼성의 팬들은 대체로 다 알고 있었을 겁니다.
크라운의 슬럼프가 내부요인으로 비롯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요.
사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비난이나 비아냥들 앞에서 멘탈을 챙기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라고 한다면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2017년 가을, 왕관을 쓰고도 인정을 못 받은 미드가 받았을 심리적 타격은 생각보다 컷을 것 같아요.
그래서 라이엇에서 크라운과 코어장전을 출현 시킨 다큐를 보았을 때 같은 인간으로서 안타까웠습니다.
LCK에서 무너진 크라운의 모습이 결승 무대에서 완패 후 눈물을 보인 페이커 때문이라곤 볼 수 없습니다.
그냥, 그가 유럽에서 행복 했으면 좋겠어요.

과거와는 달리 지금에 와서 젠지하면 어느새인가 룰러 중심의 원딜캐리 팀이라는 인상이 짙어졌고, 과거의 색깔은 이제 많이 옅어졌다고 봅니다.
저는 2019년을 준비하는 젠지의 스토브 리그가 성공하지는 못 했어도, 실패라고는 생각하지않습니다. 피넛의 영입은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그가 LCK 최고 연봉의 정글러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게 잘 못 된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보여준 것도 많았고, 그보다 눈부신 커리어를 가진 정글러는 몇 안되잖아요.
다만, 피넛이 지금 현재 젠지의 미드라이너들과 시너지가 날리 만무했다. 그리 생각합니다.
강력한 라인전, 그것은 이제 미드라이너들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고 봅니다.
전 정규시즌 순위가 말해준다고 생각해요.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 팀들의 미드라이너 중, 그 어느 라이너도
라인전이 약하지않습니다. 플라이 라는 선수가 뚜렷한 색채,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분명한 장점이 존재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라인전은 쉽게 보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고, 오히려 원딜캐리에 기대는 팀의 색깔에 피넛이 스스로를 맞추는게 더 빨라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시즌 막바지에 오히려 악수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롤알못입니다만, 젠지에게 필요한건 라인전이 강력한 미드라이너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팬심으로, 비디디 와주시면 안 됩니까 하고 바랍니다.
결국 뭐든지간에 까봐야 알겠지만, 탑 큐베, 정글 피넛, 미드 비디디, 원딜 룰러, 서폿 라이프는
제게 있어서 참으로 이쁜 그림으로 보입니다(개인적으로 큐베를 좀 사랑합니다).
비디디가....와주시기나 할까요....

2020년 젠지의 선전을 소망합니다.

가을이 너무 심심하네요..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24 6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18 + *alchemist* 24/04/23 326 9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18 + 절름발이이리 24/04/23 904 3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244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76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291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147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448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36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06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51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32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15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02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22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64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75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90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03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85 1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1031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568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78 0
    14594 정치절반의 성공을 안고 몰락한 정의당을 바라보며 10 카르스 24/04/11 1371 18
    14593 정치홍차넷 선거결과 예측시스템 후기 11 괄하이드 24/04/11 926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