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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10/09 22:49:15
Name   나단
Subject   또 하나의 "The Flu Game"
"The Flu Game"

97년 NBA 파이널 5차전을 상징하는 용어에요. 마이클 조던은 이 날 독감(이 후 식중독이였던 것으로 밝혀졌어요)으로 인해 서있기만 해도 식은 땀을 줄줄 흘리는 누가 봐도 경기를 뛸 수 없는 몸 상태로 나타나 38득점이라는 상식 밖의 활약을 펼쳤고 이 경기, 그리고 시리즈 자체를 가져오며 전설이 되었습니다. 혹은 11년 NBA 파이널 4차전에서의 덕 노비츠키의 독감 투혼을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위 두 경기의 인지도에는 비길바 못되지만 최소한 워싱턴 D.C.에서만큼은 전설로 내려오는 또 하나의 플루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17년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경기입니다. 17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무난히 점령한 내셔널스는 이번에야말로 지긋지긋한 포스트 시즌 잔혹사를 끊기 위해 잔뜩 벼른채 시리즈를 시작했어요. 상대는 바로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 컵스. 시즌 중 약간 헤매긴했어도 결국은 카디널스를 꺾고 중부지구의 대권을 휘어잡은 컵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지요. 결국 내셔널스는 1,3차전을 내주며 1승 2패, 벼랑 끝까지 몰리고 말았어요. 어떻게든 4차전을 잡아서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는 5차전까지 승부를 가져가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하지만 쌀쌀한 기온에 비까지 내리는 시카고의 변덕스런 날씨는 선수단에 독감이라는 선물을 안겨줬고 경기 전 날 4차전 선발로 내정되었던 스트라스버그 대신 태너 로악을 사용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든든했던 16년과는 달리 많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로악이기에 팬들의 불안감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찰나. 경기 직전 스트라스버그가 다시 등판하겠다는 제스쳐를 표하며 결국 4차전 선발로서 낙점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3XBCd0T0whs

대망의 4차전날. 원래도 그리 보기 좋은 인상은 아니건만 더더욱 죽어가는 표정으로(...) 등판한 스트라스버그는 컵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2볼넷 12삼진. 완벽하게 봉쇄하는데 성공합니다. 타선 역시 오늘도 일을 안하나싶다 8회에 터진 마이클 테일러의 뜬금 만루 홈런으로 5대0 승리하며 내츠 팬들의 마법의 가을을 이틀간 더 연장시켜주었지요.

이런 투혼을 보이며 끌고간 5차전은 심판의 규정 숙지 미숙으로 인한 오심과 위터스의 실책의 합작이란 기막힌 콤비네이션이 일어났고 결국 잔혹사를 더 이어나가게 된 대환장 파티를 보여줬답니다 ^오^/ 뭐...좋은 것만 기억하자구요 좋은 것만.

그리고 내일. 스트라스버그에게 또 다시 중책이 맡겨졌습니다. 다저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 선발로 뛰게 된 것인데요.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차세대 슈퍼에이스 워커 뷸러와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붙는 결코 쉽지않은 임무가 주어졌어요. 거의 대등한 상대였던 재작년의 컵스와 달리 분명 한수 이상의 전력을 자랑하는 다저스인만큼 난이도는 17년 이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또 한번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은 스트라스버그는 시즌이 끝 마친 후 옵트아웃을 실행해 FA시장에 나갈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FA로 풀릴 경우 게릿 콜 바로 다음 가는 투수 매물로서 현재 남은 4년 100M 가량의 계약보다 더 큰 계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스트라스버그 - 하퍼 - 렌던으로 이어지는 내셔널스 전성기를 연 드래프트 3인방이 내년이면 아무도 없을 수도 있는 것이죠.

스트라스버그는 저를 내셔널스란 팀에 빠져들게한 특별한 선수에요. 재계약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솔직히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어요. 그런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우리가 조금만 더 꿈을 꿀 수 있게, 결국에는 서로 부둥켜 앉고 기쁨의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GO N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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