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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1/10 01:36:03수정됨
Name   구밀복검
File #1   6a05e28f_2bad_4c5c_8cf4_019b73f1a6fe.png (176.5 KB), Download : 61
Subject   혼자 손수레 끌며 언덕길로 수백개 배송 "말도 안 되는 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3023180000231

남씨는 코스를 돌아본 뒤 "이 구역을 혼자 배송하게 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우체국의 경우 남씨와 후배 기사가 절반씩 배송한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경우 코스를 잘게 쪼개 여러 명의 택배기사가 배정돼 있다. 그러나 김씨는 하루 평균 300개 안팎의 택배를 홀로 책임졌다. 남씨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물량이 350~400개로 늘자, 평소 내색을 안 하던 김씨도 매우 힘들어했다고 한다.

과로에 기진맥진한 김씨는 자신의 구역을 다른 택배기사와 나누는 '구역떼기'를 여러 번 시도했다. 구역이 나뉘면 배송 물량이 적어져 수입이 줄어들지만 김씨에게는 노동 강도를 줄이는 게 더 절실했다. 그러나 결국 후임을 뽑지 못했다. 인수인계를 위해 구역을 돌고나면 모두 두 팔 들어 포기했기 때문이다.

한진은 이에 대해 "배송구역은 집배점(대리점)과 택배기사가 조정해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택배기사는 택배사가 아니라 업무위탁계약을 한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개인사업자) 신분이라서, 회사 책임은 없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으로 "택배기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물량이 지속 발생 땐 택배기사의 요구로 물량축소, 배송구역 조정 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이었다.

한진은 지난해 11월부터 심야배송을 중지하겠다고 밝히며 "오후 10시 이후 배송 여부에 대해 대리점을 통해 매일 점검하고, 심야배송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곳에 대해선 면담 등을 통해 장애요인을 확인해 즉시 근절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후에도 줄곧 살인적인 심야배송에 내몰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산상으론 김씨의 심야배송 기록은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진택배 기사들은 "오후 10시가 가까워지면 기사들이 배송을 안 한 물건도 스캐너로 일단 배송완료 처리한 뒤 밤새 남은 물량을 배송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산상 심야노동은 사라졌지만 실제로는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캐너로 배송완료 처리를 하면 고객에게 자동으로 배송완료 문자가 발송된다. 실제로 물건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걸 막기 위해 택배기사들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후 시간에 발송하겠다'는 문자를 개별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어 심야배송을 다 마친 뒤 또다시 '택배를 문 앞에 놓고 간다'는 문자를 추가 발송한다. 실제 쓰러진 김중연씨의 휴대폰에도 이런 흔적이 많다.

한진은 "이런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지 말라는 게 회사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앞으로 더 철저히 점검해 근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택배기사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말한다. 한국일보와 만난 경기지역 한진택배 기사는 "오후 10시 이후 배달을 안 하면 다음 날로 넘어간다. 다음 날 물량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계속 누적되니 대리점은 어떻게든 그날 배송을 하라고 독촉하고 기사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진이 공언한 분류 지원인력 투입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한진은 올해 3월까지 분류지원인력 1,000명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기사들의 '까대기'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였다. 까대기는 택배기사들이 지역별로 짐을 분류한 뒤 화물차에 실어 정리하는 업무를 뜻하는 업계 속어다. 오전 내내 까대기 업무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아 택배기사 과로의 핵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김씨의 일터인 서울 금천구 남서울종합센터물류센터(허브터미널)에는 분류인력이 투입되지 않았다. 김씨는 오전 7시 이곳으로 출근해 5~6시간 동안 까대기를 한 뒤 오후 1~2시 배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남서울센터에 분류인력이 지원됐느냐는 질문에 한진은 "상황이 열악해 긴급한 곳부터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300여명 투입했고 3월까지 1,000명을 투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택배기사들의 잇단 죽음 이후 업계와 정부가 쏟아낸 개선책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게 없었다. 김씨의 사고가 예견된 비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강민욱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사실상 택배노동자의 심야노동이 은폐된 거나 다름 없고 분류 지원인력 투입이나 배송구역 조정 대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뭐 다른 건 모르겠고 젭라 한국의 좋은 점 꼽을 때에 빠른 택배는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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