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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4/20 18:04:46
Name   烏鳳
Subject   범죄의 세계 -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
#0. 경고

이거 따라하시다가는 쇠고랑 찹니다. 인생 단단히 꼬이고요.
덧붙여, 이미 수사기관이 잘 알고 있는 범죄수법임을 밝혀 둡니다.
제가 이런 사기 대출을 했던 사람들을 변호해봤는데요. 여지없이 법의 철퇴를 맞습니다.


#1. 들어가면서 - 아마도(?) 범죄(?)

아버지의 후배 되시는 분이 사건을 하나 맡기신 게 있었습니다. 경매로 다세대주택 건물을 낙찰받으셨는데... 세입자 중 한 명이 경매대금으로 배당을 받은 것도 아니고,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배당기일 다 지나간 다음에 갑자기 들어와서는, 자기가 빌린 집이니 못 나간다면서 버티고 있다나요. 사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라서 보호를 받게 되니, 건물주 측의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때문에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떠맡게 되었는데, 이게 파고들어가다보니 좀 수상했어요.

문제의 건물은 전부 월세 없이, 보증금만 있는 방들만 있었는데요. 아마 이전 건물주가 자금사정이 별로 안 좋았었나봐요. 하긴, 그러니까 가지고 있던 건물이 경매로 나왔겠지요. 그런데... 앞방 옆방 윗방 보증금은 전부 4천만원 미만인데... 세입자가 드러누워 있는 그 방만은 보증금이 1억 5천만원이더라고요. 게다가 다른 세입자들은 모두 배당을 신청해서 보증금을 다 받아갔는데, 유독 그 방만은 배당신청도 하지 않았고요.

보통 이렇게 배당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는,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으니 세입자가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계속 살겠다는 방이죠.

그렇다면 이 케이스에서는 그 방에 사람이 살고 있어야 했는데,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전기요금도 1년 넘게 기본요금만 나오고 있었고, 그나마도 납부가 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벽지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고, 가재도구들도 없는 비어 있는 방이었어요.

어쨌든, 그 방의 인도를 구하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는데.. 세입자측 답변서가 왔어요.

내용인즉슨, 자신은 전 건물주에게 전세자금 대출로 1억 2000만원, 자신의 돈으로 3000만원을 지급한 정당한 세입자고, 그러니 자신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이미 다른 법원에 보증금을 청구하는 취지의 소송도 제기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무언가가 뇌리를 스치더라고요. 이거 혹시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가 아닌가... 하는 거요.



#2.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

시중은행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상품이 있지요. 버팀목 대출인가 아마 그럴겁니다.

대출알선 브로커가 이 상품을 타겟으로 삼아요. 그리고서는 건물주, 브로커, 세입자가 모여서 가짜로 임대차계약서를 써요. 그러면 시중은행에서는 심사를 거쳐서 그 계약서를 보고 건물주 통장으로 보증금의 일부를 입금해줍니다.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지급해야할 보증금의 일부를 은행대출로 해결하는 것이죠. 그러면 건물주, 브로커, (가짜)세입자가 '일부 보증금'을 나눠먹은 다음에,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면 건물주는 난 세입자에게 보증금 돌려줬는데? 하면서 배를 째고, 세입자는 그 돈 딴데 썼는데? 하면서 배를 째는 것이죠.

보통 이런 대출 브로커의 먹이(?)는 아직 사회경험이 없고, 범죄에 대한 자각이 없는 30대 미만의 사람들이지요. 정상적인 직업이 없으니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리죠. 대출을 알선해드립니다. 신용등급이 없어도 가능... 뭐 이런 찌라시를 보고 찾아오는 순진한(?) 사람들이 타겟입니다.

'당신 신용등급으로는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거 알죠? 그러니까 이렇게 가짜로 임대차계약서를 쓰고, 보증금 명목으로 나오는 돈으로 대출을 받으면 됩니다. 건물주는 우리(브로커)들이 수배해둔 사람이라서, 당신에게는 은행에서 대출해준 보증금에서 곧바로 건물주의 수수료를 뺀 나머지 대출금을 줄 겁니다. 그러면 다시 그 일부를 우리(브로커)에게 수수료로 주시고, 나머지 돈을 잘 굴리셔서 임대차계약 만료되는 2년 후에 은행에 갚으시면 됩니다. 데헷'

물론 버팀목 대출의 정상적인 이자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건물주에게 나가는 수수료(?), 알선 브로커에게 나가는 수수료(?)까지 제하여지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질적으로는 연 이율 30%~40%에 달하는 판타스틱한 이율이 되지요. 덧붙여 이런 임대차계약은 보통 기간이 2년이잖아요? 상환할 때에는 가짜 세입자가 손에 쥐었던 돈의 두배 가까이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대부분 정상적으로 변제하지 못하게 됩니다.(혹은, 아예 처음부터 갚을생각이 없었거나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건물주 통장에서 은행으로 다시 보증금이 회수되어야 하는데, 가짜 세입자가 이 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 결말요? 건물주, 브로커, 세입자가 모두 쇠고랑을 차게 되는 결말이죠. 뭐. 딴게 있을리가...



#3. 우연찮게도...

즉, 이런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는 보통 임대차계약이 만료되어, 은행이 보증금을 회수하게 되는 시점에 뽀록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브로커들은 보통 멋모르는 어린 애들을 내세우고, 자신의 본명은 철저하게 숨기죠. 수사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한 것이지요. 핸드폰도 대포폰을 씁니다.

그런데... 가끔 로또(?)가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서처럼... 건물주의 건물이 경매대상으로 올라와서 낙찰이 되는 경우죠.

물론, 가짜 세입자가 대출받은 대출금은 건물주, 브로커, 가짜 세입자가 나눠먹은 상태입니다만.... 임대차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가짜 임대차계약서 상의 건물이 경매에 부쳐질 때, 세입자는 배당요구(채권신고)를 합니다. 즉, 나 이 건물주에게 보증금으로 얼마얼마를 주었으니, 경락대금에서 내 보증금 돌려주세요... 하는 신청이지요. 그러면서 임대차계약서를 제시합니다. 그러면 보통 경매로 인한 매각대금에서, 보증금을 우선변제받게 됩니다.

이번 사안에서도... 실제 이 건물이 경매에 부쳐져서 곧 낙찰이 될 거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완전범죄(?)가 성립했을지 모릅니다. 가짜 세입자이지만 어쨌든 서류상으로는 엄연히 보증금 1억 5천만원을 건물주에게 주고 임차한 세입자거든요. 정상적으로 배당요구만 했더라면 배당절차를 거쳐 세입자의 통장에는 보증금 1억 5천이 꽂혔을테고... 세입자는 앗싸 도다리~~~~를 외치면서 은행에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겠지요?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테고요.

그런데 법원에서 배당요구 안내신청을 보냈는데... 가짜 세입자는 당연히 모르지요. 거기 안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드러누워서는, 경매로 낙찰받은 건물주 앞에서 드러누운 거죠. '내 보증금(물론 가짜지만) 줄 때까진 못 나간다아~~~' 하면서요. 그러다가 걸린 것이고요.


#4. 맺으며

아마 문제가 된 보증금이 앞방, 윗방, 옆방 시세와 같았더라면... 제가 이 사건을 하긴 했어도 임대차보증금 대출사기라는 생각까진 못했을 겁니다. 우연하게도 제가 이런 수법의 범죄자들을 변호한 적이 있었다는 점에다가, 같은 건물 다른 방들에 비해 유독 높은 임대차보증금이라는 점 때문에 제가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다...는 걸 알아두시고요.
대출 브로커들의 달콤한 사탕발림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잘못하시다가는 쇠고랑 찹니다? 인생에 스크래치 제대로 꽂히고요. 처벌도 무겁습니다.

그래도 행여나 노파심에 덧붙입니다만.. 이 글은 제가 의도적으로 허술하게 썼습니다.
이 글을 읽고 따라하려는 범죄 꿈나무(?)가 있더라도, 이대로 따라했다가는 바로 뽀록이 나도록 말입죠. Don`t try this.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4-30 13:4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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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이 꼭 하지말라는고 하면..
  • 이런글이 배움이죠
  • 이번 사건은 서민들을 위한 제도를 악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찰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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