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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7/26 21:10:12수정됨
Name   烏鳳
Subject   진영논리에 갇힌 모 토론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고
#0. 들어가면서

https://redtea.kr/?b=34&n=11804

오늘 뉴게에 올라온 뉴스를 읽었습니다.

선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에 경종을 울릴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저는 언론에 관하여는 잘 모르는지라.. 그 부분에 관하여는 이 정도만 언급해두겠습니다.)

다만, 전후맥락이 다 포함되지 않은 탓에 단언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마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2차 피해 토론회"에서 있었다던 발언은..  
기사 본문의 표현과 같은.. 날카로운 지적은 커녕 - 다분히 기자의 주관이 상당 부분 개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저 [진영논리에 따라 하고 싶은 말 쏟아내기 대회]... 정도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겠다 싶습니다.

왜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지...
기사화된 그 토론회 참석자들의 발언을 놓고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재판의 공개

"발제자들은 안 전 지사의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의 결정이 경솔하고 무책임하다고도 입을 모았다. 특히 안 전 지사 쪽 변호인단이 공판준비기일부터 “김지은 전 비서가 피해자일 수 없는 이유를 증명해 보이겠다”며 ‘피해자답지 않은’ 평소 행실과 평판을 공개하겠다는 변론 방향을 밝혔음에도, 피고인 쪽 증인신문 대부분을 공개재판으로 진행한 점을 비판했다. 이는 성폭력 범죄 재판에서 ‘2차 가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변론 전략인 데다, 안 전 지사와의 관계가 강압적이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심문과 검찰 쪽 증인신문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증언의 비대칭’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인을 채택할 때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피고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말할 것이 예측이 된다면, 재판부가 성폭력 사건의 특성을 이해하고 비공개 처리를 하거나 (해당) 증인을 채택하지 않는 고민이 있어야 했다. 특히 피고인의 배우자가 증인으로 왔을 때는 비공개 처리가 됐어야 한다”

------------------------------- (여기까지 기사 인용입니다.)

헌법부터 보시죠. 우리 헌법 제27조 제3항입니다.
③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네. 형사재판은 재판을 공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시 말해,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재판의 전 과정은 공개[되어야]합니다.
그렇다면 그 상당한 이유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그 '상당한 이유'를 구체화 하고 있는 것이 형사소송에서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입니다.

형사소송법입니다.
제294조의3(피해자 진술의 비공개) ①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당해 피해자·법정대리인 또는 검사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신변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결정은 이유를 붙여 고지한다.
③법원은 제1항의 결정을 한 경우에도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재정(在廷)을 허가할 수 있다.

네. 공개재판이 원칙이기는 하나, 피해자의 증언은 비공개로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자 비서 분의 증언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이 이유에서입니다.

다음은 형사소송규칙입니다.
제84조의6(심리의 비공개) ① 법원은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 또는 차폐시설을 통하여 증인을 신문하는 경우], 증인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증인으로 소환받은 증인과 그 가족은 증인보호 등의 사유로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다.]
[재판장은 제2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허가 여부 및 공개, 법정외의 장소에서의 신문 등 증인의 신문방식 및 장소에 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④ 제1항의 결정을 한 경우에도 재판장은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재정을 허가할 수 있다.

일부 증인들의 증언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이 이유에서겠지요.
검찰 측 증인 또는 그 가족이 부담감 때문에 자신의 증언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신청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위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외에는... '증언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를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몇몇 특별법에 증언의 비공개를 규정한 사례가 더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이 사건은 일반 형법이 적용되는 재판이라 적용되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재판장이 직권으로.. 증인이 증언의 비공개를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근거도 없이 비공개로 진행한 경우입니다.

다시 형사소송법을 보시죠.
제361조의5(항소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이유로 할 수 있다.  
[9. 공판의 공개에 관한 규정에 위반한 때]

네... 재판장이 명문의 근거가 없는데도 비공개 결정을 하면? 이거 [항소사유입니다. 재판이 뒤집힐 수 있어요.]
물론...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동일한 판결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문제가 되었던 증언들, 다시 말해 비공개요청이 없었는데도 재판장 직권으로 비공개로 진행한 증언들은요.
다시 공개적으로 청취해야 합니다. 소송절차의 진행이 [위법]했으니 말입니다.

피고인의 배우자의 증언이라고 해서... 증인(안 지사의 부인)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그 증언을 비공개하면?
이거 [위법한 재판]입니다. 헌법상의 공개재판의 원칙에 반합니다.

재판장이 경솔하고 무책임하다고요? 경솔과 무책임을 함부로 입에 담기에 앞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한 재판을 해야하는 재판부가
어떠한 이유에서 어떤 증인의 증언은 공개하고, 어떤 증인의 증언은 비공개하게 되었는지를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발언
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토론회에서의 발언은, 형사소송법이나 형사소송규칙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뇌내망상이라는 겁니다.

증언의 비대칭요? [잠시 메모장....]
전후사정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채, 자신의 프레임에 갇힌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피고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말할 것이 예측이 된다면..." 이라구요?
물론,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로 미루어봤을 때, 통상적으로 예측이 가능하기야 하겠지요.
그런데, 그걸 재판장이나 배석판사가 내심으로 예측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러한 생각에 기초해서 소송지휘를 하면 말이죠. 이거 재판장의 직권남용입니다.


증인이 나와서 어떻게 증언할지는 검찰과 변호인이 재판 준비를 얼마나 해 왔느냐에 달렸어요.
저 말고도 여기에 변호사 분들 많이 계시지만... 상대측 증인을 세심한 준비 끝에 역관광 해보신 변호사 분들 꽤 계실겁니다.
저만 해도... 검찰(피해자)측 증인으로 출석한 불리한 증인을 근거서류로 역관광 태워본 적 있습니다.
저희 쪽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게 되는데 정말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죠.

자, 만일 안 전 지사 부인이 나와서 증언을 했는데요.
검찰의 치밀한 준비끝에 피고인 측이 역관광을 당했다고 가정해보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만일 안 지사 부인의 증언이 비공개였다면? 그런데 그 역관광 소스가 다른 데서 흘러나왔다면?
그렇다면 이건 이거대로 말이 많았을 거라는데 제 엄지발가락 털 정도는 충분히 걸 용의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 그냥 생각이 모자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판이 어떤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요.
재판은 그들의 주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형사소송법,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겁니다.


차라리 이런 각종 법령과 규칙을 비판하고 개정을 요구했더라면, 그 부분은 오히려 수긍할 만 할 겁니다.
그런데 이들은 법령이나 규칙 비판은 안 하죠. 안 찾아봤거든요.
그냥 판사까는게 편하시겠죠.

여성운동 진영에 변호사들도 많을텐데... 이거 자문할 생각은 안 해봤나 봅니다?
제 생각에..... 이유는 간단해요.
게을러서 찾아보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프레이밍을 위해 몰아갔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2. 여론재판이라굽쇼?????

"언론에 주의를 요청했어야 하는 사법부가 너무 부실하게 생각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여론 재판이 이뤄지면 실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걸 막고 통제해야 할 책임은 사법부에 있다"

-----------------------(여기까지 기사 인용입니다.)


이건 대놓고 1심 판사에게 압박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맥락을 살펴보세요.
기사 맥락에서의 "여론 재판"이라고 한다면,
피해자에 대한 선정적인 기사들이 범람한 나머지,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이 나오는 경우를 지칭하는 걸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사람들... 여론 재판이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친다... 고 했거든요?
이 말을 판사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뜻이 됩니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그 판결은 [여론에 떠밀려서 판사 당신이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회피한 것이다]"고 프레임을 씌우는 겁니다.

여론이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야 있겠습니다마는,
자신들의 지향과 반대되는 판결이라고 해서 [여론 재판]이라고 프레이밍 하는게 무슨 심뽀에서 나온 건지 모를 일입니다.
하다못해... 1심 판결이 나온 다음에, 그 판결을 놓고 '여론재판'이라고 깔 수는 있어요. 그거야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이 재판... 아직 심리 중입니다.
정말 그들 주장처럼 '여론재판'이 될지, 아니면 '정당한 재판'이 될지는 아직 몰라요.
그런데 벌써부터 여론재판 운운하는게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그네들 주관에 벗어나는 판결이 나온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는 거죠.
그리고 그 잘못은 사법부에 있다는 것이겠고요.

[잠시 메모장...] 여론재판 운운하면서 벌써부터 1심 재판부를 압박하고 있는 게 누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3.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을 왜 그네들이 판단합니까?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일관된다. 실체적 진실과 정황상 맥락에 대해 정교하게 진술했기 때문에 증거로서 충분하다. 오히려 피고인 쪽 증언이 대부분 다 감정에 기반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원고 쪽은 직접 본 것과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 반면 피고 쪽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후자는 증언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주장이다. 배 상임대표는 “(비공개 증언 중)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증언들이 있었다.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 진술의 힘을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여기까지 기사 인용입니다.)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은 증언의 진위를 가리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판단은 판사가, 재판부가 하는 것입니다. 재판부의 판단이 어떠할지는 재판부만 알겠지요.
공판조서를 보고 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닐텐데..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지 저는 매우 궁금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힘을 믿겠다고 말합니다만... 글쎄요. 그들 주장대로라면 무고 사건은 아예 발생하지 않겠네요.



#4. 유죄의 증거는 검사가 제출하는 것이고, 그 증거가 모자라면 무죄입니다.

"재판을 방청하면서 안 전 지사 쪽은 이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든 정파적인 사건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을 봤다.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니까 피해자 주변 정황을 이용해 (피해자 개인을) ‘믿을만한 사람’이 아닌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대엔 ‘위력에 의한 간음’과 같은 판결에서 많은 경우 무죄가 나왔다. 하지만 (‘미투’ 운동을 통해) 사회는 큰 변화를 요구받은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법정에서 이에 대한 응답이 있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권력의 남용’이란 관점에서 안 전 지사에게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기까지 기사 인용입니다.)


형사재판은 기본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피고인 측 변호인은 직접적인 무죄증거를 제출하는게 가장 바람직하긴 합니다만..
아닌 말로 검찰 측 증거의 신빙성만 탄핵하더라도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무죄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유죄라고 하는 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정녕 네가 억울하다면 네가 무고하다는 증좌를 가져오너라.""
네. 막말로 조선시대 원님재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는 검찰이 제출하는 겁니다.
위력에 의한 간음에서 무죄판결이 나오는 것은, 검찰 측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제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안 전지사 측에서 피해자를 '믿을만한 사람'이 아닌 것으로 몰아가려는 이유는 - 피고인 입장에서는 - 아주 당연하고 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유죄의 증거가 피해자의 진술일텐데, 그 신빙성을 뒤흔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법정의 사회적인 책임, 나아가 사법부의 사회적인 책임은 법률과 규칙에 따라 재판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요구에 따르지 못한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요.
[(‘미투’ 운동을 통해) 사회는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을수는 있겠습니다.
그런데, 사회에 그러한 요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법정이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반복합니다만, 사법부는 법률과 규칙에 따라 재판해야 합니다.
피고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받아야만] 하고,
재판부의 소송진행과 판결은 모두 법률과 규칙에 [따라야만] 합니다.

그들이 논하는, [사회적인 변화의 요구는 '법률'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이고,
법령과 규칙에 사회적인 요구가 반영되었을 때, 비로소 사법부 또한 그에 맞추어 재판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들의 주관을 '사회적인 요구'로 포장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는데,
그걸 함부로 법정에 들이대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맺으며

안 전지사의 재판이 어떻게 굴러갈지,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글쎄요... 재판을 실제 진행하고 있는 재판부조차도 아직 잘 모를 겁니다.

이런 와중에, 재판부를 근거없이 비판하고 있는, 이런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사람들은 제발 좀 가만히 있었으면 싶습니다.
자신들의 주관을 [사회적인 요구]라고 포장해가면서 재판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나아가... 법령조차 찾아보지 않았으면서.. 생각없는 발언을 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페미니스트들이고,
그들의 얼척없는 주장들이 당당히 기사화되는 현실이 참 한심합니다.


홍차클러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수박이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8-06 08:39)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8
  • ㅊㅊ
  • 이해가 쏙쏙 되는 명강의를 들은 기분입니다
  • 놀랍게도 진영논리를 정당이 아닌 언론이 행하고 있네요.
  •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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