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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2/30 00:26:25수정됨
Name   烏鳳
File #1   KakaoTalk_20181230_000637372.jpg (84.7 KB), Download : 0
Subject   짧은 세상 구경


본가에는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름은 제가 지어주었지요. 여름에 온 녀석이라 '여름이'라고 부릅니다.

엊그제 여름이가 엄마가 되었어요.


문제는, 하필 큰외삼촌이 돌아가셔서 부모님께서 장례식 때문에 인천까지 가시는 통에
하필 그 시점에 집을 비우셨었다는 점이죠.

부모님께서 집에 돌아와보셨더니
여름이는 그 추운 겨울날에 자기가 낳은 네 마리 강아지들을 끌어안고, 핥으면서..
어떻게든 온기를 전하려고 애쓰고 있었다네요.

대경실색 하신 부모님께서는 부랴부랴 애들 춥지 않게 긴급공사(?) 하시고
난방을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셨대요.


그런데 오늘 저녁, 그예 한 녀석이 이 세상 구경을 얼마 하지도 못하고 무지개다리 건너 하늘로 갔다고 하네요.
여름이가 한 아이를 물고 아버지께 오길래 아버지께서 놀라 무슨 일인가 하고 보셨더니,
이미 움직이지 않는 아이를 아버지 앞에 두고 그 큰 눈으로 아버지를 물끄러미 보더래요.

'아빠 어떻게 해?' 하는 눈빛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버지께선 마당 소나무 아래에... 짧은 세상구경을 마치고 돌아간 그 녀석을 묻어주셨다고 하네요.


어차피 세상이치가 그런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우연과 우연이 겹쳐 그 짧았던 생을 마감한 그 녀석이나...
처음 낳은 아이 중 하나를 잃게 된 여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참 헛헛하네요.


오늘 밤에, 여름이와... 이름조차 받지 못한 그 녀석을 위해 한 잔 해야겠습니다.
우울한 연말이네요.


* 토비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1-17 17:05)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2
  • 아이고야… ㅜㅜ
  •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마음이 짠합니다. 작은 동물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도 많은 배움을 얻는듯 합니다. 여름이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함께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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