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Date 19/09/27 04:24:32수정됨
Name   흑마법사
File #1   40.jpg (442.9 KB), Download : 1
File #2   41.jpg (248.0 KB), Download : 2
Subject   반셀프웨딩 준비해본 이야기-2(준비한것들과 끝)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일단은 결혼 일정표를 검색했어요.
업체의 도움을 조금 받긴 하지만, 업체의 옵션이 별로여서 저희가 준비하는게 많았고, 주례없는 예식이었기 때문에 일정표가 필요했어요.
검색해서 저희의 스케줄에 맞게 조정하고 일정표대로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진행했어요.
일반적인 결혼식은 이사와 동시에 신혼여행, 결혼식까지 다 준비해야해서 일정이 지나치게 타이트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미리 같이 살고, 미리 여행 갔다오고, 미리 결혼 준비를 해서 꽤 여유로웠........지는 않고 비교적 여유로웠어요.....
되돌아보면 약간 폭풍같기도 했고, 산들바람같기도 했고........

그림부터 시작을 했어요.
전시회 컨셉의 결혼식이었으니 그림을 열심히 그렸어요.
6개월동안 10장 내외로 그렸어요. 
유화도 그리고, 컨셉그림도 그리고, 커플그림도 그리고, 이것저것 그렸어요.
결혼식 전은 지루해지기 쉬운 시간이지만, 일찍 오셨던 분들이 보시면서 좋아하셨어요. 
그림을 전시할 이젤은 일하는 곳에서 빌렸어요.

저희는 스튜디오 촬영도 안했어요.
견적을 내봤는데, 필요 이상으로 비싸고 저희가 원하는 퀄리티가 안나올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그런데 스튜디오 촬영을 안하면 업체는 포토테이블 하기가 힘들다고 그랬어요. 결혼식앨범도 구성이 빈약해진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결혼식앨범은 최소구성, 포토테이블은 제가 다 준비할테니 흰색 천과 세팅할때의 도움만 부탁했어요.
결혼식앨범은 최소구성이었지만(저희꺼,양가부모님꺼인데 장수가 몇장 없었음)
업체의 포토테이블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은식기 콜렉션 같은 느낌이 많아서 안하고, 제가 직접 하기로 했어요.
대신 저희가 연애할 때 찍었던 일상속의 커플셀카를 포토프린터기(엡손꺼)로 프린트를 했어요. 
포토프린터기는 결혼식 앨범 만들때도 잘 썼어요.
프린트해서 작은 액자에 끼워넣어서 인형,꽃장식과 함께 포토테이블을 꾸몄어요.

포토테이블과 손님테이블의 장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뜨개질을 잘하셔서 재료를 사드려서 장식제작을 부탁드렸어요. 
인형과 꽃장식을 뜨고, 테이블장식도 만들었어요. 엄청나게 만들어주셨어요.
방금 만든 꽃장식들은 뜨개질 특유의 성질 때문에 꾸불꾸불해서, 제가 받아서 한개씩 일일이 다림질을 했어요. 
스파게티 유리병을 먹은다음(이 시점에서 결혼식 다이어트 이미 실패했었어요.....) 모아서 입구에 마끈과 뜨개장식을 감아서 장식하고, 안에 인공 초를 넣어서 낮의 야외결혼식이지만 좀더 아기자기한 느끼한 느낌을 줬어요. 작은 그림들과 카드형태의 방명록을 놓아둬서 손님들이 구경하고 참여도 가능한 형태로 꾸몄어요.
동시에 책쌓인 모양의 방명록리스트 액자를 만들고, 결혼식 맨 앞에 두는 결혼안내이름표(?)도 만들었어요.
장식초를 엄청나게 샀어요. 포토테이블에도 쓰고, 손님테이블에도 써야해서요.
그림위치 배치도, 테이블 위 장식 배치도와 포토테이블 배치도도 다 준비해서 업체측에 전달해서 똑같이 되게 포토샵으로 그려서 드렸어요.
갈색 카드방명록을 별도로 만들어서 이것도 손님테이블 위에 올렸어요. 갈색 카드방명록은 크라프트지(도톰한 것으로 준비.200g이던가?)에 질문을 아래쪽에 인쇄해서 새옷에 달리는 태그처럼 잘라서 펜과 함께 올려뒀어요.

식순서는 '주례없는 결혼식','셀프웨딩' 이런것으로 검색해서 예시를 많이 모았어요.
그런다음에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식순과 사회자 대본, 저희 대본, 업체 대본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A4사이즈의 대본은 비주얼이 회사발표처럼 보일수도있어서, 폼보드를 사서 카드사이즈로 자른 뒤, 스티커지에 대본카드를 인쇄해서 붙여서 썼습니다. 주례없는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직접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이렇게 만들어서 했더니 사진에서도 매우 깔끔하게 보여서 좋았어요.
식순은 아래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1. 안내방송
2. 개식사
3. 신랑입장
4. 신부입장
5. 신랑신부 인사(여기까지 사회자 진행)
6. 신랑 인사말(약3분)(주례 대신 준비한 순서)(감사인사+어떻게 만나고 결혼하게 되었나+왜 이 사람과 결혼하나+왜 이런 결혼식 컨셉을 준비했나 등등)
7. 신부 인사말(약3분)(주례 대신 준비한 순서)(감사인사+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했고 이렇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게임에서 만난 인생의 파티원이다+날 엄청 사랑해준다+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등등)
8. 혼인서약(서로 직접 혼인서약을 읽었습니다. 따로 혼인서약서 준비하진않고 대본카드에 적어둔 것을 읽었어요)
9. 반지교환(다시 사회자 진행. 진짜로 반지의 제왕 브금 틀었더니 알아듣는 친구들은 다 엄청웃었어요 ㅋㅋ...)
10. 축가(신부동생 피아노연주/신랑친구/신부어머니)
11. 시댁 어머니 편지낭독(주례 대신 준비한 순서)
12. 친정 어머니 편지낭독(주례 대신 준비한 순서)
13. 부모님께 인사(여기까지 사회자 진행)
14. 내빈께 인사(다시 신랑신부가 마이크잡고 인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잘살겠습니다 블라블라)
15. 신랑신부 행진
16. 폐식/피로연 안내방송

결혼식 음악은 게임음악 절반, 절반은 피아노+첼로 커버음악으로 골라서 준비했어요.(앞번호는 식순서 번호입니다)
다 게임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일반인(?)인 가족들과 일부 사람들을 위해서 몇몇곡은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은 노래로 준비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양쪽 다 듣기에 재미있고 낭만적인 결혼식 배경음악이라고 칭찬받았습니다.
1. 안내방송 : 라그나로크 온라인OST(10.streamside-soundtemp)
3. 신랑입장 : 라그나로크 온라인OST(39.theme of al de baran-soundtemp)
4. 신부입장 : 나는 당신을 좋아해(je te veux)-acoustic cafe
6. 신랑인사말 : over the rainbow/simple gifts(piano/cello colver)-the piano guys
7. 신부인사말 : the fellowship of the ring soundtrack 02 concerning hobbits
8. 혼인서약 : jason hayes-14.enchanted forest 05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음악인데...아우버다인 근처였던가...)
9. 반지교환 : lord of the rings - the hobbit(piano-cello cover) - the piano guys
11. 시댁어머님편지 :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바이준
12. 친정어머님편지 : the mission / how great thou art - the piano guys(wonder of the world 2 of 7)
14. 내빈께 인사 : 라그나로크 온라인OST(115.tale of the east-neocyon)
15. 신랑신부행진 : 테일즈위버OST(celtician)
16. 폐식/피로연안내 : jason hayes,tracy w.bush-23.tavern(월드오브워크래프트)

청첩장을 직접 그리고 제작해서, 소량인쇄 하는곳에 50장만 맡겼어요.

그런데 그림파일을 cmyk로 안하고 rgb로 해서 조금 어둡게 인쇄돼서 매우 속상했던 기억이 나네요...ㅠㅠ...
청첩장을 돌리면서 참석리스트를 만들어서 업체측과 입구에서 손님맞아주는 친척분들과 사회자친구에게 전달했어요.
결혼식 입구에서 손님맞아주는 친척분들과 업체측에 별도로 손님들께 안내해드릴 사항들(카드방명록 작성, 인원수세서 뷔페조절, 주차안내, 담요+핫팩 나눠주기, 식권+다과+음료 쿠폰, 그림판매문의 거절안내 등등)을 프린트로 따로 드렸어요.
특히 저희를 도와주는 업체측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제가 준비한 게 많았기 때문에) 배치도와 지시사항을 여러부 만들어서 드렸어요.
실제로 잘 해 주셔서 하나도 문제없이 진행이 잘 되었어요.

예식 후 뷔페에서 인사하면서 입을 옷도 샀어요.
저는 생활한복에 빠지기 시작할때라서 생활한복으로 샀어요.
네이버에서 '달짝'이라는 곳에서 샀어요. 가격이 좀 나가지만 퀄리티가 좋아요.
남편은 세미정장 느낌으로 재킷,셔츠,나비넥타이,바지,신발 각각 검색해서 파스텔톤으로 맞춰줬어요.
신발은 오래 신을 걸 생각해서 수제화로 맞췄어요. 남편이 신어보고 비싼 게 확실히 예쁘고 발이 편하다고 말하더라구요.

결혼 전 다이어트도 했어요.
물론 실패했어요.
이미 스파게티병 10개 생산한거에서 글른 상태였어요........

남편은 투블럭컷을 하고, 저는 새빨갛게 염색했어요.
드레스는 하이넥+롱소매 드레스로 했어요.
제 생각에 새빨강머리를 하고, 플라워스타일 헤어를 하면 예쁠거 같았어요.
그래서 진짜 새빨갛게 하고(2회탈색+헤어메니큐어), 매우 고전적인 플라워스타일 헤어사진을 들고 결혼식 당일 샵에가서 해달라고 했어요.
결혼식은 한번뿐이니까, 그만큼 특별한 게 많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사진보면 마음에 들어요!

그외 기타등등 이런저런 준비(청첩장 발송, 동영상 만들기, 모바일청첩장 보내기, 결혼식 당일 동선 미리 알아보고 시뮬레이션 해보기 등등)를 계속했어요.

.
.
.
.
.
.
그리고.........결혼!!

3월 초인데도 정말 따뜻했고, 1시간 정도 걸린 야외결혼식이었지만 생소한 구성이어서 그런지 짧게 느껴졌다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뷔페는 남편 말로는 먹는게 남는거고 결혼식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뷔페라길래, 두번째로 비싼걸로 했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하지만 원래 170만원 정도의 뷔페 예산이 끝나고 나니 260만원이 되어서 속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원래 이런거라고 해서 넘어갔어요.
굿모닝하우스는 1일 1행사(?)가 기준이어서, 하루종일 저희 결혼식만 했어요.
1시 예식이었고 끝날때는 4시인가 그랬어요. 
바로 뒤에가 화성 산책로라서, 친척분들과 직계가족이 돌아가고, 행사장이 정리가 다 된 다음에 와준 친구들과 화성 산책을 했어요.
그리고 저녁으로 양꼬치를 먹고 집에가서 기절!

해보고 나서 느낀점은, 진짜 재미있다는 거에요. 진짜 재미있어요!!!!!!!!!!!!!!!!!!
업체가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제가 업체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근거가 쬐금 있는 자신감도 생기더라구요.
매년 결혼식 하고싶을만큼 재미있었어요.
물론 남편은 안된다고 했어요.

결혼식 후에는 경기도 지원받아서 한거라, 굿모닝하우스에 후기 겸 보고서(?)를 보내야 했어요.
매우 자세하게 써서 보냈어요. 
그랬더니 스몰웨딩 기사가 국회TV에 나가는데, 거기에 사진 써도 되냐고 해서 ㅇㅋ했어요.
근데 기사를 보진 못했어요.... 나가긴 한건가?

총 사용비용과 총 축의금 비용이 같았어요. 500만원 정도에요.
결과적으로는 0원에 가깝게 결혼한 셈이에요.
스몰웨딩이라고 하면 스몰웨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300을 생각했지만, 장소 무료, 업체 최소비용인데도 꽤 많이 나왔어요.
신혼부부가 직접 준비하지 않고, 업체가 대부분 해야한다면, 스몰웨딩이어도 견적이 2천은 당연한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값은 해요. 제가 견학했던 커플의 결혼식은 프로의 손길이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러면 스몰웨딩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스몰웨딩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이효리의 제주도 결혼기사가 나간 이후부터라고 생각하는데, 이효리의 지인들은 이미 프로 예술인들이고, 재능기부로 저렴하게 할 수 있던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저와 남편의 재능을 기부한 셈이죠.
그만큼 까다롭게 완성도를 추구했지만, 그만큼 잘 나왔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행복해요 ㅎㅅㅎ

-----------------------------------------

여기까지 제가 준비해본 이야기구요.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질문해주시면 댓글달아드릴께요!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10-08 14:13)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8
  • 최고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2 역사국내 최초의 이민자, '하와이 한인'들에 대해 -하- 8 메존일각 19/10/03 453 16
871 역사국내 최초의 이민자, '하와이 한인'들에 대해 -상- 메존일각 19/10/03 364 17
870 기타아이는 왜 유펜을 싫어하게 되었나. 20 o happy dagger 19/10/02 1001 44
869 일상/생각따뜻함에 대해서 19 19/09/29 755 25
868 일상/생각최근 홍차넷의 분위기를 보며 48 메존일각 19/09/27 4107 66
867 여행몽골 여행기 2부 : 숙박(게르) / 음식 / 사막 6 Noup 19/09/28 350 7
866 꿀팁/강좌반셀프웨딩 준비해본 이야기-2(준비한것들과 끝) 18 흑마법사 19/09/27 583 18
865 여행몽골 여행기 - 1부 : 여행 개요와 풍경, 별, 노을 (다소스압 + 데이터) 8 Noup 19/09/26 377 11
864 꿀팁/강좌반셀프웨딩 준비해본 이야기-1(계기,준비시작) 17 흑마법사 19/09/26 784 30
863 정치/사회'우리 학교는 진짜 크다': 인도의 한 학교와 교과서 속 학교의 괴리 2 호라타래 19/09/23 912 11
862 일상/생각서울 8 멍청똑똑이 19/09/19 1113 31
861 역사신안선에서 거북선, 그리고 원균까지. 9 메존일각 19/09/18 902 15
860 역사거북선 기록 간략 정리 21 메존일각 19/09/17 955 14
859 정치/사회능동적 인터넷 사용자 vs 수동적 인터넷 사용자 16 풀잎 19/09/15 1101 10
858 일상/생각[펌]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본 가난요인 43 멍청똑똑이 19/09/13 3854 85
857 일상/생각사소한 친절 3 아복아복 19/09/08 859 26
856 문화/예술여러 나라의 추석 4 호타루 19/09/05 954 8
855 일상/생각평일 저녁 6시의 한강 다리에는 5 에스와이에르 19/09/04 1155 12
854 역사"향복문(嚮福門) 이름을 바꿔라!" 고려 무신정권기의 웃픈 에피소드 메존일각 19/09/01 1300 13
853 일상/생각삼촌을 증오/멸시/연민/이해/용서 하게 된 이야기 24 Jace.WoM 19/08/26 1950 51
852 일상/생각강아지를 잘 기르기 위해서 4 우유홍차 19/08/26 1143 26
851 일상/생각문제를 진짜 문제로 만들지 않는 법 14 은목서 19/08/26 1961 64
850 일상/생각여자는 헬스장 웨이트 존이 왜 불편할까에 대한 이야기 48 19/08/24 3736 52
849 기타부부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5 임아란 19/08/22 2267 32
848 일상/생각Routine과 Situation으로 보는 결혼생활과 이혼 36 Jace.WoM 19/08/22 3012 38
목록 이전 다음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