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0/06/12 22:11:07수정됨
Name   다시갑시다
Link #1   https://www.juneteenth.com/history.htm
Link #2   https://www.tulsahistory.org/exhibit/1921-tulsa-race-massacre/
Subject   미국 제2의 독립기념일과 트럼프 - saying the quiet part out loud
요즘 정신이 없을 트럼프가 현지시각 6월 19일, 즉 다음주 금요일에 오클라호마 주의 털사시에서 재선 랠리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별로 뉴스 거리가 되지 않은것 같지만, 6월 19일과 털사시가 지니는 상징성은 어마어마합니다
둘다 대외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흑인의 역사, 곧 미국의 역사에서 거대한 상징성을 지니고있습니다

미국의 흑인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절대로 빠질수 없는 것은 바로 노예제도입니다.
노예제도 중에서도 단순히 인신매매한 사람들의 숫자, 기간의 규모는 물론이요
이를 정당화 하기 위한 문화, 사회, 경제, 과학적 방법이 아직까지도 이어져 올 정도로 악랄하기 그지 없는 제도입니다

위에 "아직까지도"라는 말을 쓴 만큼
실제 노에제도의 법적 철회는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1863년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을 그 종결로 인식하고있죠

그렇지만 다수의 흑인들이 정말로 노예제도의 종결로 기념하는 날은 1863년 1월 1일이 아니라 바로 1865년 6월 19일입니다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은 남북전쟁 도중에 발표되었고, 북부지역에서의 효력은 있었다 쳐도, 통제권이 없었던 (절대다수의 노예가 있었던) 남부지역에서는 실제 효력이 없는 선언문이였으니까요

그렇기에 링컨의 선언으로부터 2년 반이 지난 1865년 6월 19일.
남북전쟁 마지막까지 버티던 텍사스에 북부의 고든 그레인저 장군이 입성하며 전쟁의 종결을 알리자
그제서야 미국전역에서 노예 제도가 드디어 종결 되었음을 선언할수 있었죠

6월 19일은 이후 Juneteenth라고 명명되며 미국이 처음으로 모든 사람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시작한 시점
제2의 (혹은 진(眞)) 독립기념일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는 흑인 커뮤니티 중심에서 발전된 아이디어지만, 근래에 들어 미국에서 좌파들 중심으로 인종을 막론하고 점점 힘을 얻고있는 주장입니다
제2의 독립기념일일지는 몰라도, 분명히 국가차원에서 크게 기념해야할 기념비적인 날이라고요

근래 미국의 상황을 보셔도 알수있지만
많은 역사가들과 운동가들이 노에제도는 그저 변형되었을 뿐 없어지지 않았다라는 주장을 괜히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종차별 역시 미국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았고요

미국의 역사내에서 가장 인명피해가 큰 인종차별 폭행은 Juneteenth로부터 약 70년 이후 1921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 주말새에
오클라호마 털사시에서 벌어진 Tulsa Race Massacre입니다 (시가지 이름을 따서 Greenwood Massacre이라고도 불립니다)
최근 HBO의 히트작 와치맨 시리즈의 1화에서 이 사건을 심도있게 다뤄서 큰 호평을 받기도했지만 미국내에서도 가르키지 않는 내용입니다 (전 HBO가 없어서 보지 못했습니다)

털사시는 당시 Black Wall Street라 불리며 흑인 중산층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고있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흑인 경제권의 상징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 하룻밤새에 초토화 되어버립니다

사건의 발단은 한 흑인 소년이 백인 소녀를 겁탈했다고 법정에 서게 되고
법정에 백인들이 모이자, 소년이 린치를 당했다는 소문이 역으로 퍼지면서
백인과 흑인들간의 충돌로 인해 12명 (백10, 흑2)의 사상자가 발생하게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다수의 백인 폭도들이 털사시를 공격하여 다음날 낮까지 도시를 초토화 시켜버립니다
미국역사상 가장 흉악한 단일 인종차별 사건으로 기록된 털사 학살은
공식집계가 된 사망자수가 36명에 불과하지만, 비공식 사망자는 하룻밤새에 300명이 넘는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당시 이 사건으로 병원에만 800여명의 환자가 들어오고
6000여명의 흑인들이 집을 떠나 컨벤션 센터에서 일주일 가량 피신해야했습니다

결국에는 주 정부군의 개입으로 진압이 되었지만 이미 35개 블럭의 시가지가 불타 없어진 이후였고
심지어 이후 보험 소송 과정에서 이 사건이 학살이 (massacre) 아니라 폭동 (riot)으로 분류되며 털사의 흑인시민들에게 보험금도 하나도 지급되지 않으며
스스로 경제적 자립성과 안정성을 구축했던 털사의 흑인 커뮤니티는 완전히 전소되었고 아직도 다시 재건되지 않고있습니다


트럼프는 다음 주 금요일 6월 19일에 오클로호마 털사에서 자신의 재선을 위한 랠리를 엽니다
미국의 근래 역사상 가장 인종차별적인 대통령이
미국의 근래 역사상 가장 인종갈등이 수면으로 떠오른 이 시점에 말이죠
제가 아는 그 어떤 말로도 이 사람의 악함을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06-23 16:5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83 정치/사회의대 증원과 사회보험, 지대에 대하여...(펌) 43 cummings 24/04/04 6630 37
    1382 기타우리는 아이를 욕망할 수 있을까 22 하마소 24/04/03 1282 19
    1381 일상/생각육아의 어려움 8 풀잎 24/04/03 836 12
    1380 정치/사회UN 세계행복보고서 2024가 말하는, 한국과 동북아에 대한 의외의 이야기 16 카르스 24/03/26 1730 8
    1379 일상/생각인지행동치료와 느린 자살 8 골든햄스 24/03/24 1425 8
    1378 일상/생각아들이 안경을 부러뜨렸다. 8 whenyouinRome... 24/03/23 1186 28
    1377 꿀팁/강좌그거 조금 해주는거 어렵나? 10 바이엘 24/03/20 1503 13
    1376 일상/생각삶의 의미를 찾는 단계를 어떻게 벗어났냐면 8 골든햄스 24/03/14 1354 19
    1375 창작소수 사막은 얼마나 넓을까? 5 Jargon 24/03/06 1151 4
    1374 기타민자사업의 진행에 관해 6 서포트벡터(서포트벡터) 24/03/06 1013 8
    1373 정치/사회노무사 잡론 13 당근매니아 24/03/04 1801 16
    1372 기타2024 걸그룹 1/6 2 헬리제의우울 24/03/03 786 13
    1371 일상/생각소회와 계획 9 김비버 24/03/03 1011 20
    1370 기타터널을 나올 땐 터널을 잊어야 한다 20 골든햄스 24/02/27 1723 56
    1369 정치/사회업무개시명령의 효력 및 수사대응전략 8 김비버 24/02/21 1519 16
    1368 체육/스포츠(데이터 주의)'자율 축구'는 없다. 요르단 전으로 돌아보는 문제점들. 11 joel 24/02/19 1072 8
    1367 역사 AI를 따라가다 보면 해리 포터를 만나게 된다. 4 코리몬테아스 24/02/18 1201 11
    1366 체육/스포츠(데이터 주의)'빌드업 축구'는 없다. 우루과이전으로 돌아보는 벤투호의 빌드업. 13 joel 24/02/12 1458 30
    1365 기타자율주행차와 트롤리 딜레마 9 서포트벡터(서포트벡터) 24/02/06 1315 7
    1364 영화영화 A.I.(2001) 18 기아트윈스 24/02/06 1240 23
    1363 정치/사회10년차 외신 구독자로서 느끼는 한국 언론 32 카르스 24/02/05 2701 12
    1362 기타자폐아이의 부모로 살아간다는건... 11 쉬군 24/02/01 2286 69
    1361 일상/생각전세보증금 분쟁부터 임차권 등기명령 해제까지 (4, 完) 6 양라곱 24/01/31 2963 37
    1360 기타텃밭을 가꿉시다 20 바이엘 24/01/31 1105 10
    1359 일상/생각한국사회에서의 예의바름이란 18 커피를줄이자 24/01/27 6658 3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