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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시즌엔 교수님께 싸인(삼각함수 sine 아님)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보증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수업정원이 차서 혹은 선수과목을 미이수했거나 엇박자복학으로 학사과정이 꼬인 등의 사정을 지닌 이들이 강의를 듣게 해주십사 요청하는 것이지요. 수강허가서라는 양식이 따로 있는데, 제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은 A4백지를 들고 가서 싸인을 해달라 하는군요. 잠깐 당황한 교수님은 이내 씨익 웃으며 새하얀 종이에 싸인을 멋지게 휘갈기곤 가보로 소중히 간직하라며 돌려줍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수강생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뭔가 잘못됐단 걸 깨달은 학생은 얼굴이 빨개져선 발을 동동 구르며 혹여 누군가 한 장 주지 않을까 애타는 눈빛으로 강의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립니다. 젠장, 너무 귀엽군요. 3학년 수업인데도 아직까지 그런 기본적인 사항을 전혀 모르는 이가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고.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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