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12/07 19:25:43
Name   Azurespace
File #1   chatbot.png (28.6 KB), Download : 40
Subject   회귀신경망으로 만든 챗봇


회귀신경망 또는 재귀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 RNN)는 신경망의 한 종류인데, 이게 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를 설명하려고 하면 엄청 말이 길어질테니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보통 시계열 데이터(그러니까, 데이터에 시간 내지는 인과적 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대해서 사용하면 좋은 성능을 보입니다. 이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에 있어서 좋은 특징인데요. 때문에 이 쪽에서 많은 응용이 존재합니다.

유명한 예로 최근 화제가 되었던 구글 번역의 GNMT(Google Neural Machine Translator) 나 네이버랩 번역기 등이 RNN을 사용한 것입니다.

근데 구글의 두 연구자가 심심했나봅니다. 이 RNN 중에서도 Seq2Seq 모델로 알려진 모델을 사용해서 챗봇을 만들어본 것이죠.

챗봇은 뭐냐면 사람의 말에 반응해서 적당한 대답을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예전 도스 시절의 맥스나 심심이 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챗봇입니다. 이런 챗봇들은 보통 사람이 정해놓은 규칙 트리를 이용해서 가장 적합성이 높은 대답을 찾아서 그 중 하나를 내놓는 식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기존에 알고 있지 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을 하게 되죠.

하지만 신경망은 사람이 학습에 이용하지 않은 데이터에 대해서도 그 나름의 규칙에 따라서 동작하는 일반화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던 겁니다. 게다가 회귀신경망은 기존의 문맥(Context)도 어느 정도 기억하고 동작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대화문을 신경망에 학습시킵니다. 어떻게? 바로 영화 대사들을 이용하는 것이죠. OpenSubtitles라는 사이트의 자막을 이용해서 6천 2백만 문장을 신경망에 학습시켰습니다.

뭐, 이 챗봇이 만들어낸 대화들이 궁금하시면 논문(https://arxiv.org/abs/1506.05869 )에서 보시면 됩니다. 꽤 많이 있어요.


제가 이 글을 굳이 쓴 이유는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신경망의 대답이 그야말로 걸작이어서인데요.

Q. 삶(life)의 목적은 무엇인가
A. 보다 위대한 선(the greater good, 또는 공공선)을 섬기기 위함이다

Q. 살아가는 것(living)의 목적은 무엇인가
A. 영원히 살기 위한 것이다


Q. 존재의 목적은 무엇인가?
A. 우리가 지구상에 나타난 그 때 벌어진 일을 밝혀내는 것

Q. 너는 어디에 있지?
A. 나는 미지의 한가운데
(the middle of nowhere)에 있다
(해석하기 어려운데... 어디에도 없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Q. 죽는 것의 목적은?
A. 삶을 갖기 위해


Q. 지능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being intelligent)의 목적은?
A. 그것(지능)이 뭔지 알아내는 것.

Q. 감정의 용도는 무엇일까?
A. 몰라.


영화 시나리오 맡겨도 되겠는데요 :P 클라이막스에 명대사 마구 쏟아낼 듯.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12-19 09:33)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8
  • 유익함
  • 구글후 아크바르!
  • 언젠가 인공지능은 이 대화를 떠올리며 이불킥을 할 것이다 박제해두자 인류여
  • 접하기 힘든 분야의 내용을 이해하기 편하게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5 여행힐링이고 싶었던 제주 여행기 上 15 소라게 18/01/31 6541 23
1296 일상/생각힐러와의 만남 6 골든햄스 23/04/24 2374 18
240 문학히틀러 <나의 투쟁>을 읽고 7 DrCuddy 16/07/28 6729 13
965 일상/생각흑인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국가 미국 21 가람 20/06/05 5998 68
671 여행후지산 산행기 13 하얀 18/07/28 5971 28
252 기타후장식 드라이제 소총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7 모모스 16/08/19 9366 3
216 일상/생각회한 22 nickyo 16/06/10 6003 11
1145 문화/예술회사 식당에서 만난 박수근 12 순수한글닉 21/11/19 5297 46
319 IT/컴퓨터회귀신경망으로 만든 챗봇 11 Azurespace 16/12/07 9573 8
618 기타황구 출현 이틀차 소감 15 쉬군 18/04/19 6464 24
1353 의료/건강환자의 자기결정권(autonomy)은 어디까지 일까? 7 경계인 24/01/06 1280 21
35 과학확신이 아집이 아니라 멋있을 때... 26 Neandertal 15/06/29 8869 0
789 과학화학 전공하면서 들은 위험했던 썰 몇가지 36 Velma Kelly 19/04/05 7664 18
395 정치/사회화장실을 엿본 그는 왜 무죄판결을 받았나 13 烏鳳 17/03/24 6810 29
300 의료/건강화병과 우울증 4 모모스 16/11/12 8108 8
1041 영화홍콩의 화양연화[香港的 花樣年華](1) 4 간로 20/12/18 4717 21
1044 영화홍콩의 화양연화(2) 꿈의 시공간, 2046 간로 20/12/26 3897 15
1232 역사홍콩의 기묘한 도로명의 유래 11 아침커피 22/08/27 3693 37
389 창작홍차의 연인 (5) - 완결 29 새벽3시 17/03/16 6230 11
366 기타홍차상자 이야기 :) 54 새벽3시 17/02/15 7017 38
102 꿀팁/강좌홍차를 저렴하게 구입해보자 (딜마) 22 관대한 개장수 15/10/28 11417 7
3 문화/예술홍차넷이라길래 써보는 홍차 이야기 10 트릴비 15/06/01 9102 0
1177 정치/사회홍차넷의 정치적 분열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 뉴스게시판 정치글 '좋아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72 소요 22/03/13 5520 70
552 일상/생각홍차넷의 정체성 48 알료사 17/11/22 9022 43
726 꿀팁/강좌홍차넷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2 Cascade 18/11/04 6890 27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